- 마흔 살 일기 - 인생 현타 극복 도전기 ep.07
두려움과 불안을 마주할 용기가 없었더라면
이 길은 여전히 불이 꺼진 채로 있는 터널과 같았을 것이다.
당연한 소리지만 지나온 과거를 생각하며 불안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의 불안한 마음은 여전히 나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 생겨난다. 호기롭게 퇴사를 마음먹었지만 순간순간 밀려오는 '쭈구리'들 때문에 에너지가 소진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마음의 방점을 '희망찬' 내일에 두고 살아갈 땐 설렘이 가득함을 느끼지만 희망찬 '내일'에 방점을 두게 되면 순간 아직 낮은 레벨로 퀘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게임의 캐릭터처럼 수많은 두려운 상황에 긴장하게 된다.
예전의 나였으면 불안한 마음이 밀려올 때 수면 아래로 깊이 들어가 버리듯 혼자 굳은 표정으로 불편한 하루를 보내곤 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괜히 예민함을 내뿜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지금의 난 불안한 마음이 올라올 때면 최대한 정면으로 마주하려고 노력한다.
지금 불안을 느끼는 당신이 기록을 시작해야만 하는 이유
불안한 마음의 근거를 찾아보면 결국 불확실성이다. 다시 말하면 지금 당장 내가 어떻게 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최대한 그 감정이 고여있지 않도록 흘려보내려고 노력한다. 글을 쓰기도 하고, 음악을 듣기도 하고, 맘이 잘 맞는 친구들과 수다를 떨기도 하고, 책을 보기도 하고, 긍정의 메시지를 전하는 콘텐츠를 소비하기도 하고, 또 선언하듯 적어놓은 나의 지난 글을 다시 읽어보기도 한다.
이 중에서도 특별히 글쓰기는 꽤나 도움이 된다. 어차피 내가 선택한 삶의 여정이 단기 코스는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 시작한 것이기에 불안에 잠식당할 시간조차 너무 아깝다. 앞서 기록으로 남겨놓은 내가 살고자 하는 삶의 모습과 내가 일하고 싶은 방식을 꺼내 보며 지금의 나를 다시 다독여 준다. 그럼 확실히 어딘가 환기가 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 마음을 다시 기록에 남겨둔다. 정말 여러 번 경험하지만 기록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인 것 같다.
생각해 보면 불안한 마음이 꼭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우선 하루의 스케줄에 대해서도 더 자주 점검해보게 된다. 능력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온라인 강의를 통해 채워나가려고 애쓰게 된다.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기회가 닿을 때면 시간을 내어 만남을 청하고 질문하며 지혜를 구한다. 확실히 앞서간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많은 힘이 되고 동기부여가 된다.
이뿐만 아니라 불안함은 글을 쓰는 좋은 원동력이 되어준다. 대학생 시절 문학을 가르치셨던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다. "자고로 좋은 문학 작품은 전쟁 이후에 나오기 마련이며, 일기는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 나면 쓰게 되지"라고 말이다. 활자로 표현된 불안은 더 이상 상상의 날개를 펼치지 못한 채 그냥 그대로 머물러 있다가 힘을 잃어버리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불안한 마음은 종국에는 생산성으로 연결되는 좋은 재료가 될 것이라 생각하기에 나는 오늘도 슬며시 올라오는 두려운 마음을 감사하게 된다.
그래서 오늘도 난 나의 불안을 있는 그대로 기록 속에 남겨두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