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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레 Sep 17. 2024

현재를 살아야만 하는 이유

'현재를 살아라' '순금보다 더 귀한 것이 지금이다' '현재(present)는 선물이다' 등 현재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표현들이 많다. 삶의 경험이 쌓일수록 깨닫는 것이 있다. 무엇이든 내가 실행할 수 있는 시간은 '현재'뿐이라는 사실이다. 과거에 얽매인다고 오늘이 달라지지 않는다. 내일에 대한 염려를 한가득 쌓아둔다 한들 세상사가 어디 예상한 대로 흘러가던가. 더 중요한 이유는 과거의 후회를 만회할 수 있는 시간도, 내일을 보다 만족스럽게 맞이할 수 있는 시간도 결국 현재뿐이라는 사실이다.


가만 보면 지난 3년을 돌아보는 게 습관이 되었다. 아무래도 글을 쓰는데 영감을 주는 재료들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솔직히 이제야 눈에 띄는 후회되는 시간들이 더 큰 이유다. 가잔 후회로 남는 건 어디에도 온전히 몰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글쓰기면 글쓰기, 독서면 독서, 퍼스널 브랜딩이나 하다못해 체력 관리라도. 정신은 늘 분산되어 있었다. 나 보다 남을 더 신경 쓰느라 늘 겉돌기만 했다.


그래도 그 시간 덕분에 ‘오늘’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던 건 크나큰 소득이라고 할 수 있다.


고등학생시절부터 대학 그리고 직장생활을 거쳐오며 유독 부러웠던 사람들이 있었다. 이유는 몰라도 항상 차분해 보였고 남들의 말에 크게 휘둘리지 않고 평온하게 자기 길을 가는 사람들이었다. 이런 유의 사람들은 불편한 상황들도 묘하게 피해 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았다. 물론 그 속내야 내가 알 방법은 없다. 철저히 내 관점에서의 느낌이고 해석일 뿐이겠지만 적어도 지금에야 내려보는 결론은 그들은 철저하게 자기중심적인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상대적으로 메타인지가 높았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또는 진즉 실행의 중요성을 깨달아 남들보다 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의도했든 우연이었든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기민하게 느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들의 공통점은 오늘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고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막판에 급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오늘 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으면 치고 들어오는 다른 일들을 잘 쳐낸다. 그만큼 현재 중요한 일에 대한 인식이 강하다는 뜻이다.


돌아보면 나의 불안은 늘 같은 이유였다. 겪어보지 않은 내일에 대한 스트레스. 해야 할 일을 미루고 미루다 몰아쳐 끝내야만 할 때 강하게 밀려오는 짜증. 소소하게는 말 한마디도 생각 없이 툭 건네었다가 무안해질까 봐 지레 걱정하며 할 말을 삼키는 일까지. 남을 지나치게 배려해서 내가 손해 보는 사람. 그게 나였다. 그게 몸에 배어버리니 언젠가부터 손해 볼 것 같은 행동은 시작을 하지 않거나 먼저 포기해버리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결과적으로는 ‘오늘’을 낭비하는 행동이었음을 뒤늦게 깨닫는다.


때론 누군가 나를 바라보며, 마치 내가 지난날 부러워했던 사람들에게서 느꼈던 감정을 느끼길 바랐던 적도 있다. 그러면 마치 내가 그 연약한 마음 상태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 같은 기분이 들 것 같았다. 참 헛된 생각이었다.


책에서 만난 표현이지만, 과거와 미래 때문에 잔뜩 긴장하고 산다 한들 내가 어찌할 수 있는 시간은 오늘뿐이라는 것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감정도 선택이라는 말도 뇌리에 박혔다. 두려움과 게으름에 오늘을 낭비하는 것도 내 선택이다.


그러니까 결론은 선택하면 된다. 오늘에 충실하기로. 오늘 내 감정을 충만함으로 채울 수 있는 것들을 선택하기로 마음먹으면 된다. 더 이상 남들과 나를 비교하며 과거의 후회로, 내일의 염려로 오늘을 낭비하지 않기로 선택하는 것. 그게 전부다.


오늘을 살자. 아니, 오늘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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