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상으로의 복귀

by 알레

아뿔싸! 동네에 자주 가던 단골 스타벅스가 영업을 종료했다. 집에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어 작업하러 가기엔 딱이었는데. 오피스 건물 1층에 위치한 매장이라 영업을 종료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 문을 닫아 무척 아쉽다. '이제 어디로 가서 작업을 해야 할까?'


도처에 카페는 많지만 소위 궁합이 맞는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애용하던 스벅에 자리가 없을 때 종종 갔던 다른 브랜드의 매장이 있긴 하지만 거기는 영 내키지 않는다. 아메리카노 기준 맛으로는 두 브랜드 중 어디가 월등히 낫다고 할 만한 건 아니라서 아무래도 공간에 대한 익숙함이 선택의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오늘은 평소보다 10분 정도 더 걸어서 새로 오픈한 스타벅스에 갔다. 식물원 건너편에 위치한 매장이다 보니 창 너머로 온실이 보이는 게 마음에 든다. 건물도 아직 완전히 입주가 끝난 상태가 아니라 평일 낮에도 매장은 한가한 편이다. 오후 4시가 넘으면 '애데렐라' 모드로 전환되기에 도보 20분 거리는 살짝 망설여지는 부분이긴 하지만 그래도 '산책'이라고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거리다.


오늘은 오후 2시가 넘어 집을 나섰다. 오전 내내 피로가 풀리지 않아 아이 등원 후 가볍게 식사를 마치고 30분 정도 더 잤다. 피곤하면 여지없이 비염이 재채기를 유발하기에 잠깐 눈이라도 붙이고 나면 좀 나아질까 싶었는데, 오늘따라 영 개운하지 않다. 마냥 잘 수는 없어서 일어나 가볍게 샤워를 한 뒤 카페에 갔다.


오랜만이다. 카페에 앉아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 전에는 일주일에 두세 번은 출근하듯 카페에 갔는데 근래에는 집에서 주로 작업을 했다. 아니, 사실은 아침이 좀 게을러진 탓에 밖에 나가는 게 좀 애매했다. 게다가 더위가 가신 덕분에 집에 있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그럼에도 집을 나선건 다분히 늘어지지 않기 위해서다.


걸어가는 길에 유튜브로 영상하나를 들었다.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었는데 뇌과학적으로 '감정'은 몸의 상태가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잘 먹고, 잘 자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지키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돌보고, 나누고, 베풀며 살아가는 삶을 살아갈 때 좋은 감정상태로 살아갈 수 있다는 말이 이해가 갔다. 최근 몇 달간 정확히 반대에 해당하는 경험들이 누적되었고 감정상태는 늘 '흐리거나 비'였기 때문이다.


지난 몇 달간 속을 썩이는 문제로 인해 웃는 날보단 무표정이거나 찡그리는 날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아이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큰 건 함께 있는 시간에도 관련된 연락을 주고받거나 아내와 대화를 나누다 보니 아이와의 시간에 집중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제 이 문제는 손을 떠났고, '카페라이팅' 시간을 통해 다시 일상으로의 전환을 나 자신에게 알리는 중이다. 이제 그만 털어내자. 내 일이 아닌 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아부었다. 다시 내 삶에 집중하고 나다운 삶의 여정을 이어가기 위해 몰입하자.


오랜만에 평소와 같은 하루를 보낸 것 같다. 카페에 앉아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이렇게 좋은 것인 줄 새삼 느끼는 하루다.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