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딤돌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디딤돌


손톱과 머리카락이 자라는 속도가 다른 사람보다 빠른 편이다.

손톱은 일주일에 한 번, 미용실은 2주에 한 번씩 다녀와야 한다.

손톱이 길면 자판기를 두드리는데 걸리적거려서 글을 쓰는데 애로사항이 발생한다.

덥수북하게 자란 머리는 단정하지 못하게 인상을 헝클어뜨린다.

요즘 누적된 스크레스가 길게 마음에 자라 있다.

손톱과 머리카락은 잘라내면 개운해지지만 스트레스는 벗어나려고 할수록

더 무겁게 다른 상황들을 불러와 마음을 갉아댄다.

급기야 발가락 끝부터 머리카락 끝까지 탈이 나고 말았다.

모세 신경까지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통증이 정서적 고역을 추월한 것이다.

사소한 걱정거리들이 삶을 긴장시키고 잘 살아가도록 하는 디딤돌임을 안다.

하지만 오래 지속되다 보면 무기력증을 발생시킨다.

손톱을 자르고 단정하게 손질을 하듯, 머리를 다듬고 말끔하게 거울을 보며 웃듯

무게를 덜어내고 걱정이 새로운 시간을 위한 디딤돌이 되어 주기를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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