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
퇴근길에 울린 재난문자 소리를 무심히 스쳐보고 닫다가 낯익은 편의점 이름과 위치가 눈에 들어왔다. 설마, 아니겠지. 웬걸 사무실 맞은편 편의점이다. 날자와 시간을 보니 내가 잠시 들렸던 것과 겹친다. "오늘 20시까지 보건소 선별 진료소에서 코로나 검사받으세요." 나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긴 하는구나. 나 혼자 조심한다고 코로나가 나를 비껴가지 않는구나. 한 끼의 밥을 해결하기 위해서 들어서는 음식점에서도 밥이 나오기까지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커피를 마시고 싶으면 무조건 테이크 아웃을 했다. 목욕탕도 발길을 끊었다. 몸이 찌뿌둥하면 찾아가던 안마시술소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선별 진료소를 향해 차를 움직여 가면서 별별 걱정거리들에 마취가 되었다. 확진이 된다면, 음성이라도 밀접접촉자로 분리되어 자가 격리자가 된다면. 똥 밟게 되는 것이다. 일회용 면도기가 필요해 잠깐 들려서 두 개에 단 돈 천 원을 현금으로 지불하고 나온 것이 전부의 전말일 뿐이다. 계산을 해주던 편의점주가 확진자였단다. 당연히 서로 마스크를 하고 있었다. 마스크, 마스크. 위로의 단어를 중얼거리며 도착한 선별 진료소. 줄이 죽 서있다. 편의점 방문자가 많기도 했다. 큐알코드로 문진표를 작성하고 검사 키트를 받아 들었다. 검사원의 안내에 따라 마스크를 내리고 입과 코에 시료봉의 진입을 허락했다. 심란한 마음과는 너무나 다르게 검사는 단순하고 짧게 끝이 났다. 집으로 돌아가서 두려운 기다림을 시작해야 한다. 자다가 벌떡 일어나고 다시 눈을 감기를 반복하며 밤을 새웠다. 퇴근하던 순간까지 없던 열이 나는 것만 같았다. 식은땀이 이마에 흥건하다. 목도 까끌거린다. 사지의 근육이 저린다. 코로나 증상들이 한꺼번에 몸을 지배하는 밤은 잠을 편히 잘 수가 없었다. 양성이 아니기만을 그렇다면 기꺼이 2주의 격리를 받아들이겠다는 최악에 대한 양보를 하면서 새벽을 맞았다. 아침 9시 문자가 왔다. 질끈 눈을 감고 메시지를 터치했다. <음성> 글자가 너무나 감격스럽다. 맥이 탁 풀린다. 보건소에 확인 결과 밀접접촉자가 아니어서 격리를 안 해도 된단다. 하룻밤에 지옥과 천당을 왕래했다. 누구나 예외일 수 없으나 누구든 조바심 속에서 지내야 하는 낯선 일상이 지속되고 있다. 일상의 회복만이 코로나 블루를 격멸할 것이다. 치료제와 백신보다 일상 회복을 위한 단단한 마음들이 뭉치게 하는 것이 코로나를 퇴치하는 기본 처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