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동안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기다리는 동안


지치지 않기 위해 호흡을 길게 합니다.

서늘한 기운을 두른 바람에 밀리지 않기 위하여

두툼한 옷을 입었습니다.

손 시리지 말라고, 귓불이 얼지 말라고

당신을 기다리는 동안에는 마음난로가 저절로 지펴집니다.

만나야 할 시간이 훌쩍 지난 채로 비어있는 자리에

우리가 나누었던 말들을 깔아놓았습니다.

나뭇잎같이 붉어진 얼굴로 올 당신에게

내가 품고 있는 기억들을 끌어모아 온기를 내놓았습니다.

늦어도 탓할 생각은 없습니다.

언제나 내가 맡아놓은 옆자리를 향해서

오고 있는 마음걸음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조급해지지 않으려고 먼 하늘을 자주 쳐다봅니다.

내가 앉아있는 의자를 향해 알림판을 세우듯

조각구름들을 공간에서 빌려 징검다리로 놓아두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그리움은

들끓고 있다는 것을 들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