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기다리는 동안 2
바람의 방향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남풍은 동쪽으로 비껴가고
북풍이 서쪽을 밀고 들어와 남으로 길을 뚫어냅니다.
십일월이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의자에 앉아 있기만 할 수가 없어졌습니다.
물을 끓이고 온풍기를 켭니다.
코끝이 맑아져 들어올 당신을 맞을 차비를 하는 겁니다.
여태까지는 누구에게도 이토록 마음이 서둘러지지 않았습니다.
움직임을 멈추고 바람의 흐름을 따라
상념에 빠지는 것이 익숙한 날들을 살았습니다.
당신에 대한 나의 간절함을 깨달으면서
마음가짐이 서툴러져 안달이 나고 말았습니다.
바람이 나와 당신 사이의 공기를 얼려
만남을 더 오래 지체시키더라도
나의 기다림은 바빠질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