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쑥부쟁이를 사랑한 시인
낮은 곳을 바라보지 않는 삶은 번거로워진다.
지켜야 할 것이 많아지고 거짓의 가면을 쓰기 일수다.
보여주기 위한 시간의 굴레를 돌리는 노역을 자초한다.
시선을 아래로 내리면 마음이 편해진다.
세심히 지켜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던 작은 것들의 소중함이 모여든다.
낮은 풀잎들이 스치는 소리, 작은 땅개미가 기어가는 길의 흔적.
옅은 바람에도 온통 몸통을 흔들어대며
쑥부쟁이가 가을 한 자락을 품고 있다.
무릎걸음으로 다가가 손을 내밀어 본다.
진하지 않지만 존재를 품어내는 소심한 향기를 나에게 내어준다.
내줄 게 없는 나는 그저 가만가만 손을 뿌리에 내려놓고
꽃잎에 살짝 입맞춤을 한다.
첫사랑처럼 부끄러워진 가슴을 진탕 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