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만약


만약에라는 말은 마약과도 같다.

그때로 돌아갈 수 없다는 한계가 만약에라고 처방전을 준다.

만약, 그때로 돌아가도 달라질 것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 시간의 최선이 잘못된 결정이라 단정할 수 없다.

지금과는 가진 마음도, 처한 조건도 같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 상태에서 아쉬움이 남아 돌이켜 보는 것이다.

만약을 투입할 때마다 후회의 병이 깊어진다.

후회를 하면서 후회를 하는 감정의 상충이

그때 그럴 수도 있었더라면이라고 만약에 중독되어 있다.

하고 싶은 데도 머뭇거리고 있는 말이 있다면,

기회가 오지 않는다고 숨긴 말이 있다면

지금 만약이란 약을 제조 중인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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