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용서하는 용기
용서하는 마음을 가진 것으로는
용서가 이뤄지지 않습니다.
용서를 하고자 하는 사람과
용서를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이
같은 자세에 있어야 합니다.
용서를 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먼저 다가가야 하고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마음이 준비가 된 것만으로는 용서가 성공되지 않습니다.
해마다 십이월의 끝에 다다르면 품고 있던
미움과 오해들을 풀어내고 싶어 집니다.
1월 1일의 새 마음에 흠을 이어 주기
꺼림칙하기 때문입니다.
뜨거운 김이 올라오는 찌개국물에 주고받은 이슬병이
식탁 모서리 한쪽에 줄을 섰습니다.
은근하게 올라오는 기분에 마취가 되어
용서받고 싶은 사람과 용서할 이름들을 불러냈습니다.
늦었지만 미안하다고 미안해했으면 좋겠다고
진동마저도 없는 전화기를 들고 중얼거렸습니다.
전화를 받거나 받지 않거나 상관이 없어졌습니다.
용서하는 용기를 낸 나를 대견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