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섬에서 속도조절을 배우다
앞서 나가려는 마음에 자물쇠를 걸어두어야겠습니다.
하고 싶다는 생각이 일어나면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서두르며 살아왔습니다.
되겠지 하는 무조건이 불러오는 믿음의 오류가 싫지 않았습니다.
머물러만 있는 정지의 시간 소모가 두려웠을 겁니다.
그러나 생각했던 만큼 이뤄지는 일은 별로 없었습니다.
만만한 것은 어디에도 없었다는 생의 일정한 법칙에서
비껴서지 못했다는 것을 담담하게 고백해야겠습니다.
급하지 않게 시간과 타협을 하며 살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물비늘의 호위를 받으며 섬과 섬들이 밀물에 잠겨있습니다.
안좌도와 반월도 사이에서 여유로운 흔들림을 즐기고 있는
조각배를 부러워하면서 바닷가를 서성였습니다.
때가 되어야 들어오고 나감을 지키며 시간을 소환하는 물결처럼
순순히 속도조절을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