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다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닮다


마음이 붙으면 닮아가나 봅니다.

모르던 사람에게 끌려 알게 되면서

닫혀있던 마음에 균열이 가게 됩니다.

그가 나에게 보여주는 눈짓, 몸짓, 마음짓이

갈라진 틈을 비집고 의미를 담아 들어옵니다.

어느 순간부터 말을 따라 하게 되고

손짓에 저절로 반응을 시작합니다.

모름이 앎이 되는 시간을 넘어서

마음의 간격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의 표정이 좋아져 같은 얼굴을 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의 어투가 사랑스러워 애교를 부리고 있습니다.

틈이 트임이 되면서 이어진 마음끈이 헐거워질까

두려워하는 겁보가 되고 말았습니다.

나의 세계에 그를 품은 이후부터

살아있는 내내 그가 내민 마음을

닮고 싶어지는 것은 순식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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