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비하
그럴 거다. 하늘은 정의의 편을 일방적으로 들지 않는다. 하늘은 그냥 그곳에 있는 부동시일 뿐이다. 좌우 균형이 맞지 않음이 당연한 비뚤어진 눈을 가지고 있다. 기울어져 있거나 흐리거나 간혹 맑다. 믿음에서 철수하기를 일삼고 부당을 눈 찔끔거리며 가리고 정당하지 않은 해석이 언제든 왜곡되게 새겨질 수 있다는 것을 간과시킨다. 진실을 가리고 있다. 언젠가는 맑음을 항상 드러내 줄 거라는 기대는 사실 막연한 억측이다. 공적이나 사적이나 거짓을 품고 있다. 하늘을 향해 부끄럼이 없다는 헛소리를 당당하게 들리도록 이용하기에 딱 좋은 가짜다. 정당하다고 우기는 편에 선다. 하늘에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희망을 빗대어 말하지 말라. 하늘은 받아줄 여력도 이유도 가지고 있지 않다. 쓰면 쓴 대로 가리면 가리는 대로 묵인하는 비겁함이 본래 기질이다. 정의롭고 약한 자여, 그대를 위한 하늘은 존재하지 않는다. 만들고 부수고 가림의 하늘은 스스로 깨어나야 한다. 무지한 것이 하늘이다. 더럽힘 당하길 주저하지 않는 것이 하늘이다. 믿지 말라. 의지 말라. 추악의 근원이 하늘이다. 만악의 기본이 하늘이다. 양심을 지켜주는 하늘은 오직 양심스러움을 지키고 있는 이의 마음에 있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