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기 좋은 날씨입니다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퇴근하기 좋은 날씨입니다


봄이라고 사람들의 입에서 계절을 알려옵니다.

그러나 여전히 겨울의 잔해들이 남아서

아침, 저녁으로는 두꺼운 옷을 입어야 합니다.

봄이라고 확정해도 될만한 꽃들의 소식은 더딥니다.

예년에 비해 일주일 혹은 열흘 이상

개화 소식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만개했다가 지기 시작해야 하는 매화가

엊그제부터 활짝 피었다 합니다.

벚나무는 이제야 꽃봉에 분홍빛을 머금습니다.

그래도 하루 한나절이 다르게

살갗에 머무는 바람이 따스워지고 있습니다.

실내로 들어오는 햇살이 눈꺼풀을 무겁게 누릅니다.

산만하게 널려있는 일거리들이

봄기운에 취하는 것을 방해합니다.

하지만 초록 초록해지고 있는 나무들에게

빼앗긴 시선을 거둬들일 수가 없습니다.

퇴근하기 좋은 날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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