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스커피처럼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믹스커피처럼


이른 봄은 믹스커피처럼

감정들이 살아서 섞여있다.

기다림이 달성되었다는 달달함과

꽃대가 올라오기까지 견뎌낸

고난을 말하고 싶은 쓴내,

그리고 받아들일 것을 안아야

비로소 조화로움에 이를 수 있다는

중재의 마음이 어울려있다.

설탕과 커피와 프림이 이뤄낸 맛같이

봄은 물러가는 북서풍의 끝과

완만하게 다가오는 남동풍의 처음을

불안하게 끌어와서 이어 버무리고 있다.

그래서 봄은 믹스커피처럼

마시면 마실수록 겨우내 텁텁했던

입안을 헹구어내듯 단박에 입맛을 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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