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에세이시
칼국수 해장
뜨거운 김이 올라오는 칼국수 국물을
보약이나 되는 듯이 마시며 속은 시원합니다.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내면서도 속을 달래주는
칼칼한 국물의 뜨거움을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얼얼하게 취기가 돌도록 전날 마신 소주 기운이
속도를 내며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듯합니다.
어젯밤에는 열어놓은 창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소름이 돋아 얇은 홑이불을 걷어내고
두께가 있는 모포를 덮어야 했습니다.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와 조금은 달라지고 있는 것처럼
오늘의 바람은 어제의 바람과 또 달라질 것입니다.
같을 것 같지만 시간의 흐름을 타고 있는 모든 것들은
알아채지 못할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체외로 술기운을 밀어내며 뜨끈한 국물이
변신의 술법에 걸린 것처럼
일상에 지쳐있던 마음을 해장시켜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