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깊은 밤
눈이 오겠다는 예보는 비가 오고 있다는 현재로 변했다.
날이 짓궂기만 하던 어지러운 꿈에서 깨어나야 했던 잠이
아직 오려면 먼 새벽을 향한 깊은 밤 속으로 달아났다.
바람이 차가울 거라는 예보는 믿을만했다.
유리창이 부들부들 떨고 있는 베란다에 서서
잠을 포기한 가로등 빛을 사선으로 비껴 내리며 어둠에도
주눅 들지 않는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는 밤을 지켰다.
누군가는 겨울밤을 새우고 있는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어떤 이는 찬기에 몸을 사리고 있을 어떤 이를 원망을 하며
자기 앞에 주어진 오늘을 맞이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움이냐, 미움이냐를 결정하는 기준은 사람이 가진 심성이
제 각기 달라서 삶을 대하는 태도가 품고 있는 기본의 차이다.
잦은 강풍주의보가 내리고 있는 강원도의 겨울 깊은 밤을
혼자 맞이하고 보내는 일상이 쉽지만은 않다.
마음의 흔들림을 진정시키고 싶어서 창문을 열고
손바닥을 내밀자마자 털어내야 할 그리움은 다 내보내고
잡아들이지 못해 아쉬웠던 그리움이 있다면
이제 그만 소환하라고 비가 진눈깨비로 변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