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찬양

새글 에세이시

by 새글

나태찬양


글을 짓는 일이 밥 짓는 일보다 잦을 때가 있었다.

신간이 편하지 않을 때였다.

기대고 싶은 곳이 고작 글이나 끄적거리는 것이었다.

마음이 편해지고 몸이 나른해지다 보니

글쓰기와 거리를 두게 생겼다.

이대로 조금은 더 나태를 즐거워하고 싶다.

마음을 다 쓰면서 표정을 일그러뜨리는

고된 시간이 만만치 않았었다.

지금은 오늘인지 내일인지 지나가는

시간의 흐름이 실감 나지 않는다.

밥 짓는 일이 글 짓는 횟수를 넘어서고 있다.

글이야 가끔 손가락 관절이 굳을까 염려될 때에나

가슴과 머리를 굴려 쓰면 될 일이다.

일상의 식탁에 나태의 반찬이 권태롭게

쉬어가고 있는 지금을 찬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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