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마법
그때 간절했던 장소의 지명을 누군가와의 이야기 속에서 들어도,
그때 절망했던 바닷가 높은 파고를 지나가다 언뜻 스쳐봐도
이제는 그저 그런 곳, 그냥 그런 장면으로 무심해져 간다.
몇 번의 해가 지나가고, 몇 번의 마주섬과 이별을 반복하고서야
시간의 마법이 걸어놓은 주문이 결국 마음을 무뎌지게 이끌었다.
한번만 숨을 크게 쉬고 참았더라면, 마지막 숨인 듯 내쉬지 않았더라면
하며 만약이란 후회의 병이 깊어졌던 그때로부터
회복이 되어가고 있어서 날이 바뀔 때마다 안도의 호흡을 하게 된다.
지나간 시간을 돌리려 애를 태우는 어릿광대춤을 멈추고
이별은 이별답게 보내주어야 한다는 시간의 명령에
마음을 조아리고 복종을 하는 십이월 마지막 어느 날의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