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관 블루스
물을 때마다 횟갈리는 태어난 시까지
대고 나면 사주를 풀어준다.
트이지 않는 날들에 메여 불길함에 굴복한
생활을 멈추고 싶어 찾은 철학관.
손가락을 집어보고 펜을 끄적이며
눈을 맞추는 목소리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언제쯤 좋은 일들이 생기겠다는 점괘에
흥겨운 마음이 장단을 맞춘다.
이런 사람을 조심하고 어떤 사람을 만나면
운빨이 닿아 좋겠다는 말엔
그동안 나를 힘들게 했던 사람을 머릿속에서 지워가고
소원하게 대했던 사람을 가슴으로 소환하기도 한다.
몸을 낮추며 살아가라는 말보다
마음 조심을 더 하라는 말이 실감 난다.
마음 편히 잘 살고 싶어서, 쪼들림을 피해 보고 싶어서.
거창하게 운명을 바꿔 보려는 건 아니다.
싫음을 피할 수 있다면 좋고
맞닥칠 구설수를 수월하게 넘길 수 있다면 다행이다.
구속력 없는 조언으로 새겨듣기 위해
오고 있는 날을 미리 마중해 본다.
올해 모월 모일 이후에는 대운이 트일 거라는
운세를 껴안고 황홀하게 블루스 한판 춰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