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처음 당신과 나란히 앉아
어색하게 인사를 건네던 그 날이
여직 생생하기만 합니다.
아닌 줄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기대를 품었고
그 마음이 흩날리는 재가 되는 순간
나도 함께 바람에 이끌려 날아가는 기분
낯설기만 합니다.
나를 바라볼 때에 자그맣게 올라가는 입꼬리
그대의 발그레한 두 뺨이 보이는 수줍음은
누구를 향해 있나요
가을 햇살은 따사롭고 청량하기만한데
내 마음을 말할 곳이 없어
작은 손으로 적어 내려가보는
커다란 나의 마음입니다
아닌 줄 알면서도 말해보는
어리석은 줄 알면서도 한 번 더
바보가 되어보기로 작정하는
나의 진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