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혹성 Apr 16. 2023

동상이몽

직장에서

동상이몽 ‘겉으로는 같이 행동하면서도 속으로는 각각 딴생각을 하고 있음을 이르는 말’

나는 최근 일을 하면서 동상이몽을 느꼈다.    

 

오늘로써 근무한 지 두 달째가 되었다. 

근무 시간은 월, 수, 목, 금은 10시에 출근해서 5시에 퇴근, 화요일만 8시까지 야간 근무 중이다.     

처음 면접을 보았을 때 야간 근무가 필수는 아니지만 하루 정도는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원장이 말을 했다.

구인 모집 조건에는 없었던 상황이라서 당황스러웠지만 선뜻 ‘한번 해보겠다’라고 대답을 해버렸다. 솔직히 나의 대답 속에는 ‘한번 해 보고 힘들면 야간 근무를 안 할 수도 있겠지’라는 혼자만의 생각이 있었다.    

 

‘3개월 수습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일을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더 야간 근무는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체력을 키우면 괜찮아지려나 싶었지만 그다지 나아지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다음과 같이 생각을 정리해서 적어 보았다.

- 남은 수습 기간 동안 더 열심히 일한다.

- 나의 필요성을 확실히 인지시킨다.

- 재계약 때 야간 근무를 빼 달라고 조건을 내민다. 


이렇게 하기로 마음먹고 여느 날과 다를 바 없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는데, 실장이 할 말이 있다면서 조용한 곳으로 불렀다.  순간 내가 뭐 실수를 했나 싶어서 긴장을 하고 있었는데 실장이 말을 했다.

“혹시 근무 시간을 다른 직원들처럼 똑같이 바꾸어 주실 수 있으세요? 일을 잘하셔서 직원들도 좋아하고 

원장님도 만족스러워하고 계셔서요.”라고 순간 ‘허걱!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일찍 출근해서 더 늦게 퇴근해야 하며 야간 근무도 이틀이나 해야 하는 조건으로 바꾸어 달라니...


나는 잠시 망설이다 대답을 했다. 

“좋게 봐주신 건 감사하지만, 근무 시간을 바꾸는 건 힘들 것 같아요”라고...

실장은 알았다면서 원장님께도 그렇게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한 공간에서 함께 일하고 있었지만 서로의 마음속에는 동상이몽이었구나’ 싶었다.     

다시 고민이 시작되었다. ‘어떻게 해야 야간 근무를 하지 않을 수 있을까’라는...


작가의 이전글 바람에 대하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