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무사히, 나답게
가끔은 내 삶이 한 장의 종이처럼
쉽게 쓰이고, 쉽게 버려지는 건 아닐까
두려워질 때가 있다.
세상의 소음 속에서 내 존재가 잊힐까 봐,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도
가볍게 흘러가 버리는 존재가 될까 봐
조용히 떨리는 마음이 스며든다.
아무리 애써 하루를 살아도
혹시 그것이 그냥 흘러가 버리진 않을까
불안한 생각이 내 안을 맴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바란다.
언젠가 걸어온 길을 천천히 되짚어 볼 때,
작은 주름진 손으로 쓴 편지처럼
내 삶의 순간들이 하나하나 떠오르고
“정말 잘 살아냈구나” 하고
스스로에게 조용히 미소 지을 수 있기를.
누구보다 치열하게 사랑했고,
때로는 넘어지면서도 다시 일어섰으며,
조용히, 그러나 끝까지 나답게 살아내려 애썼다고
담담히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나는 알고 있다.
내 삶이 거대한 성취나 극적인 사건으로만 평가되지 않는다는 것을.
작은 선택과 순간,
누군가를 향한 마음과
스스로에게 솔직했던 시간들이
조금씩 쌓여
결국 나만의 빛이 된다는 것을.
내 삶은 결코 소비되지 않는다.
하루하루 조금씩 쌓이며
조용히 빛을 내는 것.
바람에 흔들리기도 하고,
때로는 구름 속에 가려 희미해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는 사람의 이야기는
조금씩, 그러나 분명하게 완성되어 가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
그 완성된 이야기 속에서 나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스스로를 안아주며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참, 잘 살아냈구나”
그 담담한 말 한마디가
내 삶 전체를 포근히 감싸주기를,
나는 오늘도 조용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