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번째 몬순

제22장 The Wet Finger(젖은 손가락)

by 만달

2008년 9월 19일

파키스탄, ICT(Islamabad Capital Territory), 이슬라마바드(Islamabad)



파키스탄 북부 길깃-볼티스탄(Gilgit-Baltistan) 지역에 있는 산골 마을 훈자(Hunza Valley)는 일본 작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1984년 작품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의 실제 배경이 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슬라마바드에서의 ‘일’을 마친 후 가서 쉴 곳으로 미리 점찍어 둔 곳이다. 어쨌든 그곳을 가기 위해서는 먼저 이슬라마바드를 거쳐야 했다.

페샤와르를 벗어남과 동시에 블랙마켓에서 구매한 위조지폐의 첫 사용 장소에 관해 많은 생각이 있었던 나는 파키스탄의 수도이며 가장 큰 규모의 도시로써 익명성이 좋은 이슬라마바드를 미리 염두하고 있었다. 또한 훈자가 속한 주의 수도이며 교통의 허브인 카리마바드(Karimabad)로 향하는 버스에 제시간에 오를 수만 있다면 그곳을 금방 벗어날 수 있었기에 벌써부터 주머니 속에서 부담스럽기 시작했던 위조지폐를 실제 현금으로 교환하기 위한 도시로서 이슬라마바드만큼 알맞은 곳은 없다는 결론이었다. 환전소, 금은방, 은행, 쇼핑몰, 호텔, 호화 레스토랑, 전자제품 상가 등 내가 가진 가짜 고액권을 사용하기 쉬운 장소들을 조심스럽게 살펴보기도 했지만 막상 그런 장소들에 들어서는 순간 터져버릴 듯 가파르게 뛰기 시작하는 심장과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을 태워버릴 듯 피어오르는 뜨거운 열기 덕분에, 난 실제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물 마시는 것도 허락되지 않는 라마단(Ramadan) 기간 중. 대낮에 한산했던 거리는 일몰이 되자마자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특별히 맛있는 음식을 찾아 헤매는 인파로 북적인다. 거리는 어딜 가나 사람들로 넘쳐났고 유치하고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된 건물들과 차들은 이미 가느다란 초승달이 뜬 이슬라마바드의 초저녁을 낮보다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너무나 밝은 그 도시는 전체가 마치 대형 엑스레이라도 되는 듯 곧 탄생할 미래의 위조지폐범이 안전하게 숨을 수 있는 아주 작은 코너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넷, 여섯, 열, 여덟… 나만 빼고 모두 서로 아는 듯한 사람들. 축제 속 그들은 그런 나의 정체를 알기라도 하듯 눈이 마주치기라도 하면 안타까운 연민의 미소를 보여주었고, 나의 정체를 모르는 듯, 혼자 있는 낯선 외국인에게 “Happy Eid!”(해피 이드!) 소리치며 순진하게 어깨동무해 주었다. 그러한 그들에게 둘러싸인 나의 뒷주머니 속 구찌 지갑에는 수만 루피의 위조지폐가 초조하게 대기 중이었고 그 부담감을 난, 단 한순간도 모른 척할 수 없었다.

높은 탑을 뽐내는 모스크 앞 큰 광장에는 새하얀 옷을 입은 수십 수백 명의 남자가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추었고 그 중앙에는 서로 같은 크기와 무게를 가진 듯한 두 명의 거인이 그들만큼 거대한 북을 목에 맨 채 거칠게 두드리며 역시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추었다. 크기뿐 아니라 생긴 것도 꼭 같은 그 쌍둥이 형제가 ‘아무렇게나’ 두드리는 우렁찬 두 개의 북소리는 조금만 주의해서 들어보면, 신비롭게도 단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완벽한 규칙 속 야생의 날것을 뿜는 그들의 북소리는 그것이 도달한 모든 귀를 전지적인 파워로 지배하였고, 그 귀를 소유한 영혼은 곧 미쳐서 한 방향으로 빙글빙글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단 그렇게 춤을 추기 시작한 영혼들은 스스로를 제어하는 것이 불가능한 듯 처참했다.

“The best drum players in the country, ‘The Holy Twins’ from Lahore.”(국내 최고의 드러머들이죠. ‘라홀의 성스러운 쌍둥이’라고 합니다.) 마치 넋 나간 사람처럼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나를 향해 누군가 친절하게 속삭였다.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넋’을 잃은 사람은 비단 나 혼자가 아니었다. 하늘을 향해 얼굴을 들고 쉴 새 없이 기도문을 외는 그들의 벌린 입에서는 침이 줄줄 흘렀고 두 팔은 허리 아래로 축 늘어진 채 쉬지 않고 흔들렸다. 눈동자는 뒤집힌 채 흰자위밖에 보이지 않았고 특정한 기술이나 규칙 없이 빠른 속도로 회전했기에 가끔은 혼자 발을 헛디디고 서로의 다리에 엉키며 아슬아슬하게, 하지만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서 여전히 격하게 춤을 추었다. 물론 어떤 이들은 결국 균형을 잃고 픽픽 쓰러지거나 의도치 않게 상대방의 얼굴을 늘어진 팔로 가격하기도 했지만 그들은 항상 마침 옆에 있던 그들의 형제, 친구, 가족 또는 신의 사랑으로 충만한 친절한 낯선 이들에게 곧 도움을 받고 일어나 다시 빙글빙글 힘차게 힘차게 돌기 시작했다. 지옥의 깊이, 천국의 높이, 그리고 그사이 무한대의 음역을 모두 빌려온 듯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북소리는 이 세상의 소리가 아니었고 그것을 만들어내는 두 거인처럼 영원히 지치지 않을 듯했다. 그냥 웅얼거리는 듯하지만 도시의 공기를 충실하게 메운 ‘미친’ 군중들의 낮고 묵직한 기도문 그리고 그 모든 이들이 쉴 새 없이 피워대는 하시시와 아편의 독하고 향긋한 아로마. 언제부터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난 울고 있었나 보다. 흐르지 못하고 눈에 고여 있던 눈물을 닦아내자 다시 보이기 시작한 수백수천의 남자들, 신에게 영혼을 맡긴 그들. 그들의 얼굴도 나처럼 눈물로 흠뻑 젖어 매끄럽게 반짝이고 있었다. 나도 그들의 시선을 좇아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봤다. 수 시간 전보다 한참 더 높이 솟은 날카로운 초승달 옆에 차갑게 빛나는 별이 하나 있었다. 이드(Eid)가 있던 그날의 검고 적막한 우주에는 하나의 초승달과 하나의 별, 그 둘 뿐이었다.


택시를 탔다. 새로운 각오를 할 수 있기를 바랐다. 밝은 이드의 밤은 어두운 나를 지치게 했다. 그런 난 쉴 필요가 있었다. 선글라스가 어색하지 않을 내일 낮이 되면 그제야 다시 이 거리로 나올 수 있을 것이었다. 내일 저녁 즈음 ‘일’을 마치고 마침내 카리마바드로 가는 버스에 오를 것이다. “Do you mind if I stop by a petrol pump sir?”(주유소 좀 들렀다 가도 괜찮으시겠습니까?) 정신을 차리고 그 목소리를 따라 시선을 돌렸더니 룸미러에 비친 택시기사와 눈이 마주쳤다. “A sure thing. Go ahead.”(물론 전 괜찮습니다.) 그렇게 진입한 주유소 역시 바닥 위를 빠르게 스쳐 지나는 바퀴벌레 한 마리까지 보일 정도로 환한 조명으로 밝았다. 눈이 시렸고 뒷좌석에 앉아있던 나는 몸을 조금 움직여 그림자 속으로 숨으면 조명의 빛을 피할 수 있었다. 6개의 주유기 모두 이미 다른 차들이 사용 중이었기에 내가 탄 택시를 비롯한 약 십여 대의 차들은 주유원들의 안내에 따라 줄을 선 채 순서를 기다려야 했다. 그늘진 뒷좌석에서는 그 모든 것을 볼 수 있었지만 줄곧 선 채로 늘어선 차들을 관리하는 주유원들은 차의 어두운 실내를 관찰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나의 시선에서 일방적으로 바라본 그들의 손에 들려있었던 것은 현금 뭉치들이다. 나도 가지고 있는 것과 꼭 같은 1,000루피짜리 파란색 지폐들이 너무나 많아서 그들의 손에서는 별다른 가치가 없어 보였다. 그만큼 희귀성이 떨어져 보인 또 다른 것들은 주유소 안에 늘어선 택시들이다. 검은색 몸체에 노란색 지붕, 내가 앉아있는 택시와 정확히 같은 모양 같은 크기의 택시들이 줄 서 대기 중이던 차들 중 두 대 중 한 대의 비율로 있었다. “I’m sorry sir but the line up is unusually long tonight due to the Eid rush. Everyone wants to stay out of their homes, it seems.”(선생님 죄송합니다. 이드 때문에 대기줄이 평소와 다르게 많이 깁니다. 모두들 이제는 좀 집에서 벗어나 있길 원하는 것 같네요.) 택시기사는 그늘진 뒷좌석에 앉은 나와 눈을 마주치기 위해 룸미러를 이리저리 살피며 그렇게 말했지만 결국 그가 바라보는 방향은 내 눈이 아니다. “Don't ever be. I’m not in a rush either, at least not yet. Thank you though.”(아니에요. 죄송할 것 하나도 없어요. 저 아직까지는 뭐 별 바쁜 일도 없고요. 어쨌든 고맙습니다.) 그리고 몇 분이 지나자 내가 탄 택시는 마침 비워진 주유기로 안내되었다. 우리를 안내한 주유원의 손에도 어김없이 파란색 1,000루피 지폐가 한 움큼 쥐어져 있는 것이 보인다. 주유기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휘발유를 채우는 동안 나의 심장은 점점 더 빨리 뛰기 시작했고 간사한 두뇌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Should I pay for the petrol if you don’t mind? I just happen to have too much big bills inconveniently. I need to break them. You might deduct it from the fair accordingly.”(괜찮으시면 주유비를 제가 먼저 계산해도 될까요? 어쩌다 보니 지갑 속에 고액권들밖에 안 남았네요. 이걸 깨고 잔돈이 좀 필요해요. 그리고 택시비에서 그만큼 차감해 주시면 됩니다.) 택시기사에게 재빨리 제안했다.

곧 게이지의 바늘은 휘발유가 가득 채워졌음을 보여주었고 주유원은 차에서 주유기를 제거했다. “Please move your car this side sir.”(잠깐만 차를 이쪽으로 이동 부탁드립니다.) 주유원은 택시기사를 향해 그렇게 말했지만 우리 뒤로 여전히 길게 늘어서 있는 차량들도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렇게 우리가 떠난 주유기에는 이미 다른 차가 진입하고 있었다. 주유소를 빠져나가기 위해 택시는 천천히 계속 출구를 향해 움직여야만 했고 그러한 것이 이곳의 질서인 듯했다. “슈크리아 sir, happy Eid!”(감사합니다. 선생님. 행복한 이드 되세요!) 그러는 사이 내가 건넨 5,000루피를 받아 든 주유원은 재빠른 계산과 익숙한 손놀림으로 정확하게 거스름돈을 돌려주었다. 아무런 의심 없이 내가 건넨 지폐를 건네받았던 주유원과 같은 매너로 나 역시 대수롭지 않다는 듯 그가 건넨 넉 장의 1,000루피 지폐가 포함된 거스름돈을 구찌 지갑에 아무렇게나 구겨 넣었다. “슈크리아 Happy Eid!”(고맙습니다. 해피 이드!) 뒷좌석 깊이 어두운 그늘 속에 앉아있던 나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길 바라며 건넨 그 인사는 너무나 작고 가늘었기에 마치 다른 사람의 목소리처럼 들렸다.

택시는 느릿느릿 주유소의 출구를 향해 미끄러졌고 난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금과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검고 화려한 히잡을 썼기에 커다란 눈밖에 볼 수 없었지만 매력적인 그 여자는 나를 향해 환하게 웃고 있었다. 어두(Urdu)를 알아볼 리 만무한, 내게는 외계의 암호와도 같은 글씨의 의미는 ‘코카콜라’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었다. 히잡을 쓴 그녀의 한 손에는 차가운 이슬이 서린 코카콜라가 들려 있었다. 주유소 한쪽 벽면에 서 있던 빌보드는 이웃하고 있는 이 층 건물을 완전히 가릴 정도로 높았고 그것을 비추는 조명은 너무 밝았다. ‘Happy?’(어때? 행복해?) 사진 속의 그녀가 나에게 그렇게 묻고 있었다.


“Hellow sir!! Hello!!! Stop there please~! Stop! Stop!!”(저기요 선생님! 저기요! 서요! 거기 멈춰요! 멈춰!) 주유소를 채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던 택시는 즉시 멈춰 섰고 우리를 안내했던 그 주유원은 어느새 창밖에 있다. “What’s going on?”(무슨 일인가요?) 택시기사보다 내가 먼저 말을 건네야 했던 건 긴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 바로 후회했다. 나의 범죄사실을 너무 빨리 자백해 버린 것만 같았고 그런 생각이 들자 목이 타들어 가고 얼굴이 화끈거리기 시작했다. ‘코카콜라…’. “Sir excuse me but I found an issue with the bill you just handed to me.”(선생님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방금 선생님께서 건네주신 지폐에 문제가 있습니다.) 그의 얼굴을 똑바로 응시한 건 그게 처음이었다. 땀으로 얼룩진 싸구려 천이 터번처럼 그의 작은 머리를 감싸고 있었다. 희끗희끗한 눈썹은 자기 멋대로 자란 상태였고 흰자가 유난히 하얀 눈가에는 잔주름이 자글자글했다. 홀쭉하고 야윈 볼 덕분에 그의 코는 더욱더 높고 뾰족했고 얇은 입술 주위로 눈썹과 같이 희끗한 수염이 듬성듬성 나 있다. 목젖이 유난히 도드라져 보이는 것도 그가 야위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바라본 그의 모습은 그의 목소리에 비해 많이 늙어 있었다. 그 늙은 주유원의 피부색은 어두웠지만 표정은 그렇지 않은 것을 발견한 난 조금 안도했다. “What do you mean? What’s the matter?”(무슨 얘긴가요? 어떤 문제죠?) 용기를 내어 시치미를 뗐다. “Please look what I found.”(여기 제가 뭘 찾았는지 좀 봐주세요.) 나이보다 젊은 그의 목소리에는 의심보다는 걱정과 자부심이 더욱더 짙다. 그가 내게 내보인 것은 자신의 엄지이다. “I don’t understand. What do you mean?”(전 잘 모르겠는데 뭘 보라는 거죠?) 어리숙하게, 순진하게, 그렇게 들렸길 바라며 내가 물었다. “The color. Do you see the finger is now red?”(색깔이요. 보이세요? 빨갛게 물든 손가락?) 그의 말대로 손가락의 끝이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그의 다른 손에는 내가 건넨 붉은색 지폐가 들려있다. “It’s the bill that painted my finger. It wouldn’t be noticed if my finger wasn’t too sweaty. I’m convinced the bill is fraud, sir!”(그 지폐에서 묻어 나온 색입니다. 제 손이 그토록 땀에 젖어있지 않았더라면 아마 발견할 수 없었을 거예요. 분명합니다! 그 지폐는 가짭니다. 선생님!) 내가 그의 보스(Boss)라도 되는 듯, 그는 자기의 업적을 자랑스럽게 보고했다. “Ah bummer. Is there anything I can do about it? I’m so sorry by the way. I must report the bill to the police myself. Where have I got them from? I don’t know.”(아 이런 어쩌다가, 그럼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본의 아니게 정말 죄송합니다. 그 지폐는 제가 경찰에 직접 신고해서 알아봐야겠네요. 도대체 어디서 그게 내 손에 들어왔는지… 아, 모르겠네요.) 그렇게 말하는 내 목소리의 떨림이 그뿐 아니라 이 모든 것을 목격하고 있는 택시기사에게도 느껴지지 않길 바랐다. 그가 당장에 경찰이라도 부른다면 그들은 분명히 나의 지갑을 열어보고 싶어 할 것이었다. 뒷주머니 속의 명백한 증거물인 구찌 지갑이 더욱 무겁게 느껴졌다.


“I am so sorry sir. But, do you have another bill?”(죄송합니다, 선생님. 하지만 혹시 다른 지폐 있나요?) 나에게 받았던 지폐를 돌려주며, 미안한 듯 그는 쑥스럽게 물었다. 예상치 못했던 너그러운 제안을 들은 나의 표정에서는 긴장감이 사라졌을 테고 그것을 본 그는 모든 것이 다 잘 되었다는 듯 비로소 활짝 웃었다. 눈가의 잔주름들이 더욱 선명하게 피어올랐고 뾰족한 그의 코끝과 광대뼈가 부끄럽게 빨개졌다. 그에게는 앞니가 없었다. 그때 내가 본 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였다. “Yes I do. I have another bill, of course. Take this one and this one too. And may I have three cokes? Make it sure them icy cold just like the one in the picture. Would you please?”(있어요. 물론 있죠. 이것하고 그리고 이것도 받아요. 그리고 오실 때 콜라 3개만 부탁해요. 저 광고 속의 여자가 가진 것처럼 얼음같이 차가운 걸로요.) 나에게 남아 있던 마지막 ‘진짜’ 5,000루피짜리 지폐와 함께 그에게서 거스름돈으로 받았던 잔돈을 넉넉하게 건넸다. “Certainly sir, 슈크리아!”(물론이죠. 감사합니다!)


‘Everyone! start pulling forward! and let's keep the line moving!’(자! 이제 모두 조금씩 앞으로 이동 부탁드립니다!) 우리 뒤로 길게 늘어선 차들을 향해 그렇게 외치고 코카콜라를 가지러 뛰어가려던 그가 멈춰 섰다. 그리고 내가 앉은자리의 창문 쪽을 돌아본다. 빨간 땀으로 젖은 엄지를 척 들어 보이며, 다시 한번 앞니도 없이 활짝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