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막내의 베스트 프렌드

by 봄마을

막내와 막내의 베스트 프렌드 M. 작은 타운에 살다 보니 이 두 아이들은 유치원부터 시작해서 6년째 같은 학교를 다닌다. 올해 학교 Treps 행사에서 팀으로 함께한 이 아이들의 사진을 찍으며 문득 이 두 아이들은 사진에 자주 함께 담긴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검색해 보니 정말 그랬다. 이 두 아이들은 지난 6년 동안 놀라울 만큼 자주 사진에 함께 담겼다. 유치원 졸업식에서, 핼러윈 파티에서, 학교 행사에서, 생일 파티에서, M의 댄스 경연대회와 막내의 미술 전시회, 그리고 학교 장터까지. 이 두 아이들은 거의 모든 이벤트에서 많은걸 함께 한다. 유치원 졸업식에선 둘이 얼마나 꼭 붙어 다녔는지 M의 엄마가 "우린 서로 찍은 사진 바꿔도 똑같겠다" 며 한참을 웃었다.

514740857_23980259171606970_6872902987198251529_n.jpg

아르헨티나 출신인 M의 엄마는 학교의 많은 일들을 하고 있고 덕분에 이래저래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주워듣는 일도 많다. 아이 친구가 부모 친구가 되는 상황.

IMG_2930.JPG


여름이면 우리 집 수영장으로 초대해서 같이 놀기도 하고, 학교 펀드 레이즈 행사의 하나로 열렸던 세차 행사에도 이 아이들은 같이 스펀지를 잡고 차를 닦았다.


BandPhoto_2023_05_26_20_09_00.jpg


마을에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하나씩이라 이 아이들은 앞으로도 계속 함께 학교를 다닐 예정이다. 첫째와 둘째의 경우를 보면 그 과정에서 더 가까워지는 친구도 있고 멀어지는 친구도 있지만 대부분은 동네 친구로 멀든 가깝든 계속 어울리며 지낸다. 그 과정에서 서로의 가족들을 알게 되는 건 덤. 그래서 이 아이들은 대부분 어른을 보면 누구 엄마/아빠인지, 아이들을 보면 누구 형/누나/동생인지 안다.


IMG_2832.JPG


지난 학교 장터에서 준비한 물건을 완판 시키며 대단한 장사 수완을 보여준 이 두 아이들은 내년 학교 장터를 벌써부터 이야기하고 있다.


작은 마을에서 살기에 온갖 마을 축제에서 함께 어울리고, 학교(전교생이 2-300명인 작은 초등학교다 보니 학년이 바뀌어도 같은 반일 확률이 높다)에서 놀고, 같은 미술 학원을 다니고, 서로 집으로 초대해서 놀고(M의 오빠는 우리 집 둘째와 친구라 M이 우리 집에 와서 놀면 우리 집 둘째가 M의 집에 가서 논다. 동생들과 놀기 귀찮다나)... 그런 관계를 유치원부터 지금까지 6년째 이어오고 있는 셈인데(그리고 어쩌면 앞으로 7년을 더), 사실 나는 알지 못하는 세상이다. 중학교부터 지금까지 연락을 주고받는 친구는 한 명이고 고등학교로 범위를 늘려도 한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학교가 바뀔 때마다 친구들이 크게 바뀌어 왔었기에 나는 막내처럼 유치원부터 시작해서 꾸준히 어울린 절친이 없었다. 그래서 이 아이들을 보면 신기하고 또 신기하다.


IMG_8478.jpeg


내년에 중학생이 되면 마을의 초등학생들이 모두 한 중학교로 모여서 친구 숫자도 훨씬 늘어날 거고, 사춘기가 시작되면 각자가 어울리는 무리도 달라질 수 있고, 지금처럼 학교 끝나고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 여유도 없을 테니 분명 변화가 있겠지.


하지만 이렇게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인연을 맺는 친구는 사귀기 어려운 소중한 인생의 자산일 테니 연이 끊어지지 않고 이렇게 서로를 잘 아는 좋은 친구로 고등학교까지 잘 지냈으면 좋겠다. 또 누가 아나? 더 큰 인연으로 이어질지.

sticker sticker


keyword
작가의 이전글Inter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