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한테 사업을 배워야 할까?
올해 5월 중순까지 MBA 유학 준비를 했었다. 하지만 실력에 비해 욕심이 과했던 걸까, 결과는 시원하게 모두 불합격이었다. 주요 이유는 나이가 많다는 점과, 다소 부족한 성적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계속 준비하고 싶었지만, 가족을 돌봐야 했기에 유학 준비를 중단하고 사업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처음 찾아간 곳은 ‘구 신사임당’ 주언규 대표(주PD)였다.
그가 창업 다마고치 프로젝트로 유튜브 채널 신사임당을 키운 건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쇼핑몰 사업에 대한 지식도, 기반도 없는 백수 친구를 데려다가 실제로 수익화까지 성공시켜 주는 영상을 제작했는데, 이 방송은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나도 그때 회사 출퇴근 시간이 길어서 버스 안에서 재미있게 챙겨봤던 기억이 있다. 친구 잘 둔 그 백수는 덕분에 쇼핑몰 사장이 되어 지금도 주PD와 함께 일한다고 한다.
그런 경험을 살려 주PD는 ‘비즈니스 PT’라는 유튜브 교육 학원을 만들었다.
학원비는 저렴하지 않았다. 한 달에 50만 원대였는데, 다만 유튜브로 큰 성공을 거둔 이력이 있는 주PD의 시스템이니 한 번 배워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요즘은 어떤 사업을 하든 유튜브가 기본이라, 사업을 하려는 사람이 유튜브를 피할 수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수업 방식은 매주 인터넷 강의를 듣고 과제를 한 뒤, 주 1회 학원에 가서 담당 트레이너에게 피드백을 받는 구조였다. 담당 트레이너는 주PD에게 교육받은 강사들이다. 그러나 나는 한 달만 다니고 학원을 그만두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내 아이템이 없었다는 점이다.
주PD의 비즈니스 PT는 이미 판매할 물건이 있는 사람을 주 대상으로 한다. 나처럼 “무엇을 할까” 고민하는 단계의 사람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아이템 선정은 누구도 대신 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는 트레이너의 역량에 대한 의문이었다.
담당 트레이너는 많아야 30대 초반이었는데, 유튜브를 직접 만들어 성공시킨 경험은 없었다. 주PD에게 교육을 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주PD만큼 통찰력이나 경험이 있는 건 아니었다. 결국 진도 확인 정도가 전부였고, 깊이 있는 배움은 어려워 보였다. 실제로 주PD도 “4주 정도 수강했는데도 팔 아이템이 확실치 않으면 학원을 나가서 고민하다가 나중에 다시 오라”고 말한다. 그래서 나도 큰 미련 없이 그만두었다.
이후 혼자서 쇼츠 제작에 도전했다.
내 교환학생 경험과 유학 준비 경험을 살려, 영어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 각종 논문을 요약하고, 과학적인 영어 공부법을 빠르게 배울 수 있도록 쇼츠 영상을 제작했다. 현재까지 15개 영상을 올렸고, 구독자는 30명, 최고 조회수는 3천 회 정도다.
(https://www.youtube.com/@%EA%B8%B0%EC%B6%9C%EC%98%81%EC%96%B4)
원래 30개까지 올려보려 했지만, 반응이 냉담하다 보니 의욕이 줄어들었다. 저조한 조회수는 분명 내가 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말해주는데, 그 원인을 찾지 못했다. 무엇보다 반응이 없는 상황에서 종일 영상 편집만 하는 게 재미있지는 않았다.
그래서 지금도 여전히 ‘어떤 아이템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
(무한 가까운 제품과 서비스 중에서 내가 팔 것을 선정하는 것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유튜브에서 "인터넷 창업", "부업" 등의 키워드로 검색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성공 스토리를 공유하는 영상을 쉽게 볼 수 있다. 나 역시 유튜브 영상을 수십 편 보고, 강의에만 근 천만 원 가까이 투자한 경험이 있다. 그 과정에서 얻은 결론을 말씀드린다.
반드시 유의해야 할 포인트가 있다.
1. 쉽게 접근가능한 정보
검색을 하면 인터뷰 형식의 프로그램이 많이 나온다. 성공 소스는 다양하다. 유튜브 롱폼(긴 영상), 쇼츠, 블로그, 인스타그램, 쇼피파이, 아마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이 대표적이다.
2. 자극적인 수익 인증
사례자들은 억 단위 수익을 단기간에 달성했다고 강조한다.
3. AI 활용 강조
"AI를 쓰면 하루 몇 시간만 투자해도 수익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4. 무료 강의 미끼
무료 강의를 듣고 싶으면 카카오톡 링크를 타고 신청하게 한다. 전자책을 선물로 주는 경우가 많다.
5. 단체 카톡방 유인
수백~수천 명이 모여 "노하우만 배우면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기대 속에 링크를 타고 무료 강의를 듣게 된다.
6. 성공자 인터뷰 삽입
무료 강의에서는 성공 사례자의 일부 노하우를 공개하고, 그들의 제자를 인터뷰하며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만든다.
7. 고가 강의 모집
마지막에는 수백만 원짜리 유료 강의를 할인된 가격이라고 홍보하며 모집한다.
8. 참여자들의 반응
일부는 실망해서 나가고, 일부는 곧바로 결제하며, 일부는 의심하다가도 결국 결제한다.
이들이 모두 사기꾼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람들이 쉽게 망각하는 것이 있다.
대부분의 강의 판매자들은 "내 노하우를 그대로 따라 하면 너도 나처럼 성공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물론 초보자는 선배의 경험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하는 것은 아니다. "나처럼 평범한 사람도 해냈으니 당신도 할 수 있다"는 말은 사실상 과장 광고에 가깝다.
사업을 잘하려면 IQ가 높을 수록, 월급이 많거나, 집이 부자일 수록, 실력있는 친구가 많을수록 유리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평범하다고 정보공개 없이 우기고 있다.
평범을 주장하려면 근거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평균 IQ는 100(±10).
2024년 기준 정규직 평균 월급은 379만 원.
가구당 평균 순자산은 약 5.9억 원.
수능평균 정도의 성적은 수도권 하위권 대학에 간다.
따라서 IQ가 110 이상이거나, 월급이 379만 원 이상이거나, 부채 없이 6억 이상 자산을 가진 경우는 이미 평균 이상이다. 수도권하위권 대학보다 좋은 학교를 나왔어도 평균이상이다.
이런 사람이 "평범한 나도 해냈다"고 말하는 건 '객관적으로' 맞지 않다.
성공에는 정량적 요소 외에도 정서적 요소가 크게 작용한다.
자존감, 열정, 의지, 체력, 끈기 등이 그것이다.
당연히 자존감이 높고, 열정적이며, 체력이 튼튼하고, 끈기가 강한 사람이 성공 확률이 높다.
이런 기본 정보 공개 없이 "평범한 나도 했으니 너도 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면,
그건 미숙한 것이거나, 돈 욕심에 양심을 판 것이라고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 아빠는 치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