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빠는치료사 Apr 17. 2024

충동성을 줄이는 법

분노 화재 대응 매뉴얼

철수의 충동성 관련 이슈는 크게 세 가지가 있었습니다.


1) 공공장소에서 즉흥적으로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이나 말을 하는 행동

2) 폭력유사행동, 자기 비하 혹은 짜증을 내는 행동

3) 감정에 휩쓸려 울음과 고성(분노화재)을 30분 이상 지속하는 행동


1번의 경우 상세히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예를 엘리베이터에 뚱뚱한 사람이 타면 "뚱뚱하다"라고 말해버리는 경우가 발생했었습니다. 최대한 아들의 입장에서 설명해 봅니다.


 "그런 말을 들으면 당사자 마음에 상처가 될 수 있으니, 하지 말아야 해. 철수외모를 친구가 욕하면 기분이 어떨 거 같아?

"기분이 속상할 거 같아"

"그러니까 속으로만 생각하고 입 밖으로 말하지는 마"


이렇게 했는데도 또 동일한 상황에 같은 행동을 합니다. 그래도 동일하게 친절하지만 단호한 말투로 반복해서 같은 설명을 조금이라도 더 쉽게 해 보려 노력했습니다. 어느 순간 이런 모습은 사라졌습니다.


2번의 경우는 타임아웃을 했습니다.


 타임아웃은 문제행동의 조짐이 보이면 바로 행동을 중지시키고 자리에 앉혀서 일정시간 생각하게 하는 것입니다.  문제행동을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타임아웃(잠깐 멈추고 생각하기)>

"타임아웃(잠깜멈추고 생각해 보자)"을 외치면 잘못된 행동을 하는 아이에게서 모든 물질적, 사회적 강화와 부정적인 시선이 전부 다 사라진다. 다시 말해 타임아웃상태에서는 아이는 자극이 제로이거나 제로에 가까운 상황에 놓인다. 즉 매우 지루해진다. 아이들은 맞는 것보다 "타임아웃"을 더 싫어한다.
우리의 목표는 아이에게 무엇이 옳고 그른지 생각할 수 있는 판단력을 키워주고 항상 자신이 하는 일에 집중하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타임아웃요령>

- 문제행동의 조짐만 보여도 타임아웃을 하라
-  예를 들어, 조니에게 장난감을 치우라고 했는데 아이가 장난감을 두고 다른 데 가려고 하면 " 잠깐 멈춰!"라고 말한다. 조앤이 말대꾸를 하고 화난 눈빛으로 당신을 뚫어지게 바라보면 즉시" 잠깐 멈춰!"라고 말한다.
- 지나치게 엄격해 보이나, 부모역할 훈련에서는 관대함을 허락하지 않는다.
- 4~5개월 시행한 후 잘 통제되면 조금 느슨하게 해도 괜찮지만 표적행동이 다시 시작되면 또 4개월을 바짝 죄어라

<타임아웃에 필요한 적절한 환경>

- 크고 쿠션이 빵빵한 의자를 창문에 멀찌감치 덜어진 곳에 배치
- 훈육은 절대 아이를 창피하게 하거나 모욕하거나 고문하는 것이 아니다.
- 딱딱한 나무의자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 타임아웃용 의자는 밝은 곳에 둔다. 어두우면 아이들은 공상을 하곤 한다.
- 타임아웃용 의자 근처에 있는 장난감을 모두 치워라
- 타임아웃은 언제 어디서든지 사용할 수 있다.
- 타임아웃하는 동안에는 아이에게 말 걸지 말라
- 물리적으로 타임아웃을 강요하지 마라

<타임아웃이 끝나면 무엇을 잘못했는지 묻는다>

왜 타임아웃했지?"라고 물어라
- 기억하기는 아이들 몫이다. 아이에게 잘못을 상기시켜주지 말고 스스로 기억해 내도록 하라
- 즉각 순응하지 않으면 다시 타임아웃을 시키고 처음부터 다시 시간을 잰다.
- 무엇을 잘못했는지 대답을 하지 못할 때도 다시 타임아웃을 시킨다.
- 부모역할훈련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아이에게 생각하는 법, 즉 무엇을 잘못했는지 기억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타임아웃을 하는 동안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한다면?>

- 타임아웃하는 동안 아이가 발을 구르거나 의자를 차거나 못된 말을 쏟아내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시간이 다되면 처음에는 왜 타임아웃을 해야 했는지 물어라. 대답을 옳게 했으면 두 번째 질문을 한다 "타임아웃을 하는 동안에 왜 그런 식으로 행동했지?"라고 묻는다.  보통은 죄책감을 느끼는 표정을 지을 것이다. 다시 한번 타임아웃을 한 번 더 하도록 한다.
그런 다음 " 왜 타임아웃을 두 번 해야 했지?"라고 묻는다.

<일관되게 엄격하라- 아이가 당신을 시험하게 하지 마라>

- 모든 부적절한 행동과 부적절한 반응의 낌새까지 타임아웃의 대상이 된다.
- 어떤 행동에는 타임아웃을 하고 어떤 행동에는 타임아웃을 하지 않으면 일관성이 없어진다.
- 일관성 있게 모든 표적행동에 타임아웃을 적용해야 한다.

출처: ADHD는 병이 아니다.


책에서는 타임아웃이 '잠깐 멈추고 생각하기'라고 정의합니다. 아이가 문제행동을 하면 정해진 가차 없이 혼자 앉힙니다. 책에서 아이의 나이와 타임아웃 시간을 비슷하게 하라고 안내하는데, 철수의 경우 처음에는 5분만 앉혀두고 생각하게 했습니다.


타임아웃을 시행해 보면 처음에는 잘 안됩니다. 무슨 효과가 있나 싶은데, 그럴 때마다 책을 반복해서 보고 똑바로 하고 있는지 점검했습니다. 또 제가 ADHD비약물치료 카페에 옮겨 적고 하면서 타임아웃 순서와 요령은 거의 외울 정도가 되었습니다.


처음 몇 달은 뜻대로 아이가 생각을 교정하지 않는 거 같고, 감정에너지도 많이 필요로 하여 어렵게 느껴져 하다 말다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때릴 수도, 소릴 지를 수도 없는 상황에서 행동을 교정할 방법은 실상 타임아웃 외에는  몇 개 없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1년이 지나 소리를 지르지 않고 육아가 가능해졌을 때였습니다. 가족모두에게 책의 안내에 따라 4개월 동안타임아웃을 철저하게 하겠다고 선언을 했습니다. 그야말로 어금니를 꽉 깨물었습니다. 끝까지 아이의 감정에 동요되지 말고 책에서 배운 그대로 하려고 각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아이는 조금씩 조금씩 변해갔습니다.


3번의 경우는 '기분을 진정시키는 사다리'를 만들었습니다.


타임아웃도 소용을 없을 때가 있습니다. 문제행동을 하길래 타임아웃하라고 했더니, 자기 방에서 분노에 휩싸여 버렸습니다. 얘기를 들어 보면 주로 자책과 자기 비하가 많고, 분노를 폭발하듯이 고함치며 말하기에  매우 당황스럽습니다.


게임에서 질 때, 장난감이 조립이 마음같이 안될 때, 시험점수가 기대보다 못할 때 등 뜻대로 대지 않을 때 철수는 순식간에 울거나, 화에 휩싸이곤 했습니다. 분노의 단계가 1에서 10단계 까지 있다면 아이는 1에서 10단계까지 일초 만에 올라가 버립니다.


어른 입장에서는 기준이 있는 분노라면 이해가 되는 데 이해가 안 되어 힘들었습니다. 받아쓰기 10문제 중에 2개 틀렸다고 대성통곡을 할 때도 있고, 4개 틀리고도 아무렇지 않은 적도 있었으니까요. 더불어 철수의 할아버지가 자주 짜증과 급분노를 표출하셨던 분이라, 아이의 할아버지 닮은 모습은 어린 시절의 상처가 떠올라 더 힘들었던 것 거 같습니다. 마음에 큰 불이 난 것 같아서 이를 '분노의 화재'라고 불렀습니다.


분노의 화재가 나면 물로 불을 꺼야 되는데, 물은 주양육자의 냉철한 이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분노가 났을 때 같이 불길에 타올라 버리면 서로에게 상처가 됩니다. 아이가 심리적으로 약할 때는 오히려 친밀해질 기회라고 합니다. 아이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이라고 관점을 바꾸니 마음이 한결 가벼웠습니다.


실제 화재에도 대응 매뉴얼이 있으니, 기계적으로 따라 할 '분노화재 매뉴얼'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놀이 치료 책을 보고 '기분을 진정시키는 사다리(가칭, 분노화재 대응 매뉴얼)'를 만들었습니다. 유사시 바로 사용가능토록 아이 방에 붙여 두었습니다. '분노화재' 발생 시에는 사다리를 보며 이렇게 했습니다.


 <기분을 진정시키는 사다리>, 분노 화재 대응 매뉴얼


"네가 속상하구나. 하지만  이 힘든 마음을 이겨 냈으면 좋겠어. 아빠하고 같이 해보자."

"일단 눈부터 감자. 일부터 십까지 세어보자"

"아빠 따라 해!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덟, 아홉, 열"

"자 이제 심호흡하자. 4초 동안 들이마시고, 2초 동안 숨참고, 4초 동안 내쉬고.."     5회 반복합니다.

"아빠 따라 해"

"나는 하나님의 걸작품이다."

"나는 소중하다"

"나는 안전하다."

"나는 아빠의 소중한 아들이다"   

"아직도 화가 나?, 그럼 처음부터 다시 한번 해보자!"


어느 정도 진정이 된 것이 확인되면 "아빠 안아줄 수 있어?"라고 물어봅니다. 우리 아이의 경우 바로 안으면 마음이 풀린 신호였습니다. 처음 사용했을 때 세 번을 반복하니 아이가 '불같은 분노와 좌절'에서 빠져나오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빠가 없는 학교에서 감정이 폭발한다면, 혼자서 속으로 말하면서 똑같이 해보라고 조언해 주었습니다.


이 방법이 통한다는 것이 정말 정말 기뻤습니다. 먼저는 철수의 '분노화재'는 학교 다니는 것을 힘들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었고, "돌아가신 할아버지처럼 화를 주체 못 해 가족을 공포로 떨게 하는 어른이 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다리 설명>

 *눈을 감고 열을 세는 이유

   => 일단, 눈을 감아서 상황에서 분리하고  숫자를 세는 과업을 함으로써 마음을 돌리기 위함입니다.

 *4-2-4 심호흡하는 이유

  => 지나영 교수 '본질육아'에서 배운 심호흡법입니다. 심호흡을 하면 뇌에 산소를 공급하여 뇌균형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합니다.

 * 긍정확언하는 이유

 => 아이에게 긍정적인 말을 많이 심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의 전환능력을 높이는 법


아이 엄마와 철수와 저는 슈퍼마리오를 보러 갔었습니다. 극장이 있는 대형 쇼핑몰에는 분수가 있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얕은 분수로 아이가 제 허락을 맡고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그곳 보안 직원께서 안된다고 하셔서 나와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평소 아이들이 해당 분수에 노는 것을 몇 번 받던 터라 놀아도 되는 줄 알았는데, 정책이 그 사이 바뀌었나 봅니다. 아이엄마는 아이에게 여러 번 나오라고 지시했고, 아이는 못 듣고 계속 물놀이에 열중했습니다.


5번을 나오라고 얘기했는 데도 나오지 않는 아이에게 엄마는 화가 나 보였습니다. 화가 나면 다그치는 말투가 나가고, 아이는 상처를 또 받습니다.  


<엄마가 화가 난 이유>

- 예의를 중시하는 엄격한 가정환경에서 자랐습니다. 자신의 아이가 공공장소에 피해를 주는 존재가

  되는 게 상당히 불편합니다.

- 보안직원이 나오라고 하는 상황인데 아이가 안 나오고 있는데, 자신이 피해를 주는 거 같아 싫습니다.

- 아이가 여러 번 불러도 무시한다고 이해했습니다. 엄마의 말을 듣고도 못 본 체 하니 기분이 나빠집니다.


<아이가 억울한 이유>

- 못 들었습니다. 그래서 반응도 늦었습니다.

- 그런데 엄마 얼굴은 이미 구겨져 있습니다.

- 내가 뭔가를 잘못한 거 같아 억울해지기 시작합니다.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아이에게 일부러 듣고도 못 들은 척했는지 물어봅니다.  


"못 들은 거 같아"라고 합니다. 엄마가 넌 들었는데도 못 들은 척하는 거라고 하니, 확신이 없습니다. 아내에게 "못들은 거래. 철수 거짓말 안 하는 거 알잖아" 하고 알려주었으나 아내는 무시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듯했습니다.


아이는 이미 부정적인 생각에 휩싸이기 시작했고, 짜증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사사건건 시비를 걸기 시작합니다. 아내에게 실험 삼아 내가 하라는 대로 아이에게 말해보라고 하고 저는 자리를 비켰습니다.


"엄마가 좀 가까이에 가서 분명하게 얘기했어야 하는 데, 철수가 잘못 들을 수도 있는 거였어."

 "이해 못 하고 다그쳐서 엄마가 미안해."


그러자 아이는 엄마를 안아 주는 모습을 보였고, 아이의 짜증도 사라졌습니다.



집에 와서 심리검사 결과지를 다시 봅니다.


우리 아이는 언어이해, 시공간, 유도추론은 우수한 편이나 작업기억(WMI) 기능이 별로 안 좋습니다.

이 참에 검색해 봅니다.


1) 작업기억이 뭐냐?


"작업기억지표(WMI)는 시각 · 청각 정보를 일시적으로 유지, 조작 및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한다.

이 지표는 주의집중력, 단기기억, 작업기억, 시연 능력, 통제 및 조절 능력 암기력 순서화 능력 등과 연관이 있다.


작업기억 능력이란 주어진 정보를 단기기억에 일시적으로 저장하여, 그 정보를 정확하게 기억해 내거나 추론 과제에 활용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단기기억과 작업기억이 명확하게 구분되지는 않지만, 단기기억은 자극을 일시적으로 저장하여 기억하는 능력과 연관이 있고, 작업기억은 일시적으로 기억한 정보를 조작하고 주의를 조절하는 능력과 연관이 있다. 따라서 작업기억은 정신적 통제 능력 또는 주의 집중력으로도 볼 수 있으며, 학습 및 학업 성취와 크게 관련이 있다."


2) 작업기억 낮은 아이 특징은?


작업기억 능력이 낮은 아동은 지시 사항을 잊어버 리거나, 복잡한 과제를 수행하는 것을 어려워하였다. 또한 이들은 지시를 이행하는데 더 오래 걸리고, 긴 글을 읽는데 어려움을 보이기 때문에 일상생활 기능이나 학업 관련으로 종종 문제를 겪기도 한다. 작업기억의 결함은 주의력 과잉행동 혹은 학습과도 밀집한 관련이 있다.


3) 작업기억 낮은 아이 개입 방법


작업기억 능력이 부족한 아동을 위한 개입 방안으로는 짧고 간단하게 반복적으로 지시하며, 아동에게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지시 내용을 반복해서 말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 또한, 기억을 돕기 위한 시각 단서를 사용하고, 정보를 의미적으로 연결 지어 기억하는 등 다양한 기억 전략을 가르쳐 아동의 작업기억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다. 주의집중력이 부족한 아동에게는 깨끗한 작업 공간을 제공하여 주변에 방해 자극이 없는 상태로 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이전 10화 산만함을 낮추는 법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