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인터뷰어란 II
우아한 백조는 쉬지 않고 움직인다
또 대본 숙지가 덜 되면
정해진 대본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진행자가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인터뷰어는
철저한 대본 숙지를 통해 프로그램의 의도를 먼저 파악하고
제작진이 인터뷰이에게 이날 꼭 듣고자 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미리 체크해야 한다.
인터뷰이에게 좋은 말을 이끌어내기 위해
인터뷰어는 끊임없이 눈으로 이야기해야 하고,
유동적인 답변에 따라 질문을 능수능란하게 던지기 위해
경청의 자세와 대본 숙지는 필수이다.
좋은 인터뷰어가 되는 또 하나의 방법은
인터뷰이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다.
방송 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상대방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은
두 사람의 원활한 소통과
좋은 방송을 위하여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인터뷰 전 사전 미팅이 주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바쁜 이들이 시간을 쪼개어 딱 그 시간에 만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무리 바빠도 스탠바이 하는 동안의
5분 정도는 인사 나눌 시간이 주어진다.
이때 헤어, 메이크업, 마이크 상태 등
나를 체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빠르게 진행하고.
인터뷰이와 안부를 나누며 그가 편안하게 인터뷰할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한다.
시간이 없다면 단 15초 만이라도 말이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와. 이 주제 정말 궁금했거든요. 오늘 잘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오늘 뭐 타고 오셨어요?
아이고 바쁘신데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오! 오늘 의상 멋지신데요?
저보다 화면 더 잘 나오시겠어요!"
입바른 소리 같아도
방송 전 긴장되는 순간에 이런 대화를 나누면
인터뷰이뿐만 아니라 인터뷰어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일반 시민을 인터뷰하는 경우엔 이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
갑자기 카메라 앞에 서고 마이크까지 차면
누구라도 긴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촬영 전에
인터뷰어가 인터뷰이에게 편안하게 말을 건네고 용기를 북돋아 준다면,
카메라가 켜졌을 때
조금이라도 친분이 생긴 진행자의 눈을 보면서
한결 덜 긴장할 수 있다.
KBS '6시 내 고향' 리포터가
농촌의 한 할머니를 인터뷰한다고 해보자.
만약 내가 인터뷰를 앞둔 할머니인데
웬 젊은 여성이 와서는 저쪽에서 도도하게 있다가 카메라가 켜지자마자 갑자기 화사한 미소로
"할머니~ 뭐하세요? 와 이거 맛있어 보여요!"
한다면 참 당황스러울 것이다.
'대체 뭘 말하라는 거여.'
반면 리포터가 오자마자 상황에 맞는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카메라가 세팅되는 동안
"할머니~ 안녕하세요. 이거 뭐예요? 와 김장하시는구나! 이거 저도 해봐도 돼요?"
살갑게 인사하고 자식 이야기도 물어보며 친근하게 말을 건네면 마음의 문이 열릴 것이다.
"할머니! 이따가 카메라가 오면
딱 이렇게 말하시면 돼요. 말씀 참 잘하시네요!
방송국들은 우리 할머니를 왜 이제사 발견했나 몰러~"
이렇게 서로 농담도 나누면
실제 방송에서도 편안하게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
그래서 6시 내 고향 리포터들의 진행을 보고 있노라면
웃음 짓게 되고 마음이 따스해진다.
인터뷰어의 역할이 방송인에게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소개팅으로 처음 만난 남녀,
업무 미팅의 연속인 직장인들도
서로의 인터뷰어가 될 수 있다.
사실 우리의 삶이 인터뷰의 연속이다.
내가 어떤 이의 인터뷰를 맡게 된다면
먼저 이 인터뷰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인터뷰이로부터 꼭 들어야 하는 정보의 핵심은 무엇인지 큰 개념을 머릿속에 잡고.
실전에서는 상대방이 나와의 대화에 편안하게 임할 수 있도록
눈과 마음으로 끊임없이 말을 건네야 할 것이다.
우아한 백조는 쉬지 않고 발을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