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더 - In
제 취미는 음악을 들으면서 멍을 때리는 것입니다.
요새는 다양한 멍때리기가 있더라구요. 불멍이라던가, 물멍이라던가. 멍-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환영할만한 일 같아요. 아직 해보지는 않았지만... 다음엔 저도 도전해보려구요. 개인적으로는 밤하늘을 보면서 멍때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달과 잘 보이지 않는 흐린 별들 사이에, 인공위성이 반짝이고 있겠죠.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그저 흥얼거리는 것을 좋아했어요. 때로는 엉터리 팝송으로, 때로는 고음의 가요로 무리수를 부리기도 하죠. 그리고 바삐 손가락을 놀리는 지금도 음악을 들으며 어설프게나마 글을 적어봅니다. 이런 취미는 아마도 중학교 때부터 시작된 것 같아요.
세상 모든 짐과 걱정을 진 얼굴로, 마냥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을 달래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귀를 막고 눈을 꼭 감는 것이었어요. 사람들의 눈을 보는 것이 무서웠고, 누군가가 말을 하면 꼭 내 험담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그때는 아마도 도끼 모양의 이어폰이 유행했을 테죠.
mp3가 본격적으로 유행하던 때, 저는 학생이었습니다. 모자란 용돈을 한 푼 두 푼씩 모아 처음으로 mp3를 샀던 기억이 나요. 친구들과 어떤 회사의 제품이 좋은지, 어떤 디자인이 괜찮은지를 두고 토론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어요. 그래서 이어폰을 통해 흐르는 음악은 늘 야자시간의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습니다.
이제 와서 다시 돌이켜보면, 어쩌면 촌스럽고 어색하지만, 그때가 그리워지는 순간이 있어요. 가장 힘든 시기 중 하나였을지라도요. 저도 이렇게 나이를 먹어가는지 예전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옛날을 그리워한다던가요. 오늘은 중학교 때 듣던 노래 하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항상 제 마음을 다독여주는 음악이 있었고, 목소리가 있어 행복했습니다. 지금은 스무 살이 훌쩍 넘은 나이이지만, 조금은 우울하지만 따뜻한 목소리로 위로받아 글도 써보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앨범커버의 여성분은 3집과 4집의 보컬이신 한희정 님입니다.
오늘 소개할 노래는 더더밴드의 In이라는 노래입니다.
소속사의 공식 영상 혹은 뮤직비디오가 따로 존재하지 않아, 링크는 올리지 않았습니다.
관심이 있으시다면 스트리밍으로 한 번쯤 들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난 이렇게 남아 또 지는 해를 바라보곤 해
저 세상 끝에 지친 태양은 너 없는 시간들을 일깨워주곤 해..
희미한 너의 흔적 속으로 사라져 가는 나의 모습을 꿈꾸며 살아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눈을 감으면 나는 어느새 너의 품속으로
난 이렇게 남아 까맣게 물든 바다를 보곤 해..
저 파도 위에 나를 맡기면 내 작은 몸 너에게 데려다줄까
희미한 너의 흔적 속으로 사라져 가는 나의 모습을 꿈꾸며 살아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눈을 감으면 나는 어느새 너의 품속으로
이런 나에게 희망은 없는 걸까
here i here i here i'm dreaming in you
일단, 가사가 너무 좋아서 고르게 되었습니다. '희미한 너'라는 주체에 따라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겠네요. 사랑의 상실감이라던가,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꿈의 소실로 바라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건 가사와 멜로디에서 느껴지는, 평범한 제 생각입니다.
그때는 제가 사랑도 하지 않던 나이였을 텐데, 왜 그렇게 이 노래가 와닿았을까요. 사실 큰 의미를 찾기보다는, 우울했던 작은 중학생의 작은 마음을, 푸른빛의 우울함으로 위로받고 싶었던 게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그 뒤로 보컬 한희정 님의 노래를 찾아 듣게 되었지요. 하나씩 하나씩 꺼내어, 나중에 또 소개하고자 합니다.
야자시간이 너무 지쳐 집까지 걸어가기는 너무 힘이 들 때, 버스 안에 걸터앉아 들었던, 그런 노래가 하나쯤 있지 않으신가요? 나이가 들어서 다시 이렇게 또 듣게 돼도, 말로도 글로도 표현이 어려운 그런 감정이 남아있는 것 같아요. 많이들 추천해주시고, 나눠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더더밴드 3집과 4집 카세트테이프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부족한 글솜씨나마, 음악과 제 경험을 조금씩 녹여내 볼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