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Zutons - Valerie
오늘은 한 가지 음악의 두 가지 버전을 가져왔습니다. 같은 음악을 각기 다른 아티스트가 어떻게 해석하고 표현하는지에 대해 알아보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노래 제목은 Valerie입니다. 유럽 문화권에서 여성 이름으로 많이 쓰이는 이름이라고 해요.
먼저 원곡의 주인인 The Zutons(쥬톤즈)를 잠시 소개하고자 합니다.
영국의 인디 록 가수로 2001년부터 2009년까지 활동했고 해체한 밴드입니다. 그 뒤 10년 만에 가진 기념 공연으로 잠시 재결합하는가 싶더니, 올해 5월 26일에는 트위터로 기타리스트 나일 로저스(Nile Rodgers)와 함께하는 새로운 앨범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쥬톤스의 팬이시라면 반가운 소식일 것 같아요.
Valerie는 2006년 발매된 2집 앨범인 Tired of hanging around의 세 번째 트랙이었습니다. 장르는 인디 록, 팝 음악, 얼터너티브, 포스트 펑크 리바이벌, 블루스 록 등 다양하게 분류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Valerie에서 디스토션이 들어간 기타 리프와 코러스가 어우러진 구간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2008년에 리드 싱어 데이브 맥케이브(Dave McCabe)가 Scotsman과 인터뷰를 가졌는데, 의외로 쉽게 만들어진 노래라고 해요. 어머니의 집으로 가던 택시 안에서 20분 만에 뚝딱 만들어진 노래라고 합니다. 제목과 주제는 음주운전으로 곤욕을 치르던 미국인 친구에게 보내는 음악 편지라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뮤직비디오도 범죄와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있고, 클리셰가 가득합니다. 소재 자체가 탈옥을 다루는 죄수들의 이야기니까요. 그렇지만 영상의 분위기는 꽤나 유쾌합니다. 탈출의 과정이 굉장히 허술하면서도 유머스럽게 표현되고 있거든요. 몇몇 장면에서는 레밍즈라는 아주 오래된 게임의 느낌이 나기도 합니다.
요약하자면 쥬톤즈가 친구의 음주운전과 관련된 음악을 만들어냈고, 그 곡이 바로 Valerie입니다. 영국에서 꽤나 인기를 얻었던 이 곡은 영국의 싱글 차트에서 9위까지 오르게 됩니다. 그렇지만 이 곡의 인기는 훨씬 높아지게 되는데요.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가 이 노래를 부르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2007년 마크 론슨(Mark Ronson)의 리메이크 앨범인 Version이 발매되었는데, 5번 트랙이었던 Valerie에 피처링에 참여했던 것이 에이미 와인하우스였습니다. 원곡보다 훨씬 빠르고, 재즈 풍의 분위기로 편곡되었지만 UK 싱글 차트 2위에 오르는 등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되었어요.
블루스와 소울,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융합해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던 에이미 와인하우스는 단 2장의 앨범으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던 천재 아티스트 중 하나였습니다. 그렇지만 2011년 27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일찍 세상을 떠나게 되었어요. 평소에도 마약과 음주와 관련된 문제가 있었고, 사인도 급성 알코올 중독이었어요.
에이미 와인하우스는 어린 나이에 갑작스럽게 음악만으로 스타가 되었고 부부싸움 문제와 술과 약물 문제 등 가십거리를 찾아다니는 파파라치들에게 가장 좋은 먹잇감이 되었다고 합니다. 언론과 미디어도 조롱에 동참했고요. 마지막 남은 안식처인 가족조차 그녀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해요.
그래서 에이미가 부르는 Valerie는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예술가의 비극적인 죽음은 언제나 팬들을 안타깝게 하죠. 그래서 지금까지도 그녀의 노래는 수많은 리메이크와 커버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Valerie도 그중 하나이고요.
Cos since I've come on home, well my body's been a mess
And I've missed your ginger hair and the way you like to dress
Won't you come on over, stop making a fool out of me
Why won't you come on over Valerie, Valerie.
Valerie, Valerie?
이 노래의 가사와 그녀의 삶을 함께 생각해보자면 발매가 2007년이니 다소 무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후렴구 일부분이 자유로웠던 자아를 되찾고 싶어 하는 느낌으로 들릴 때가 있었어요. 아마도 그녀의 삶과 죽음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기 때문이겠죠. 어쩌면 감정이입의 대상이 되었을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수가 자신에게 부르는 노래라고 생각하면 조금 괜찮을까요. 모쪼록 노래를 부르던 그 순간이나마 에이미 와인하우스에게 위안이 되었길 바랍니다. 여러 가지 버전의 Valerie가 존재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버전은 사후에 발매된 앨범인 Lioness: Hidden Treasures album에 수록된 Valerie ('68 Version)입니다.
오늘은 한 가지의 곡을 두 가수가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삶과 활동에 대해서도 조금 더 깊게 조명해봐도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여러모로 음악에 대한 주제를 생각하는 것은 즐겁습니다. 다만 쓰는 과정은 좀 많이 고통스럽네요.
개인적인 의견과 주제를 일치시키게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더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