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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이라는 두 글자와 어울리는 도시, 포르투!

by 리인

리스본에서 기차를 타고 3시간이면 포르투의 상 벤투역에 도착한다.


포르투에서의 아침은 동루이스 다리에서 보는 일출로 시작했다.


에펠탑을 만든 구스타프 에펠의 제자 테오필 세이리그가 만들었다는 동루이스 다리는 일관성 있게 에펠탑을 많이 닮았다. 당시 돌이 아닌 철제로 만들어진 다리는 극히 드물었고 거기다 다리의 위와 아래 모두 통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동루이스다리의 아침


건설 당시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였는데 파리의 흉물로 불리던 에펠탑처럼 처음에는 환영받지 못했다고 한다. 지금은 그 독특함과 예술성으로 포르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되었다.


동루이스 다리의 밤

다른 사람들이 흉물스럽다고 비웃어도 나만의 작품 세계를 향해 그 비웃음을 뚫고 지나갈 수 있는 것. 어쩌면 예술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 비판을 글로만 받아들일 뿐 영혼에 심지 않는 담대함은 나다움을 지키는 방법일 것이다. 그림 실력이 없다고 조롱당하고 평생 동안 딱 한 점의 그림만 팔았던 빈센트 반 고흐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다움을 지켰기에 그의 화풍이 세대를 건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처럼.

이른 아침, 세하 두 필하르 수도원에서 바라본 도루강
동이 트는 아침의 세하 두 필하르 수도원과 수도원에서 바라본 전경


포르투가 해리포터의 도시일 줄이야.

포르투엔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의 흔적이 흩어져있다. 그녀는 포르투에서 영어 강사로 3년간 머물렀는데 렐루 서점에서 해리포터의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이 서점의 나선형 계단은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1869년 프랑스인이 열었다가 1906년 렐루 형제가 카르멜리티스 거리에 재오픈했다는 렐루 서점. 1881년쯤이면 고흐가 첫 유화 작품을 완성한 해다. 가게 내부의 멋진 마호가니 장식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품고 있다. 그 긴 시간 동안 수많은 작가와 독자, 예술가가 저 계단을 오르내리는 장면을 상상해 본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중 하나인 렐루 서점

지금의 렐루 서점은 예술성보다 상업적으로 굉장히 성공한 곳이 되었다. 입장료가 8유로인데 미리 예약해야만 입장이 가능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책을 사면 입장료만큼 할인해 주는데 책값도 비싸다. 조앤이 해리포터를 집필했다는 마제스틱 카페도 인기다. 이쯤이면 조앤 롤링에게 인센티브라도 줘야 하는 거 아닐까.

딸은 셜록 홈즈 책을 샀다. 그러나 아직 읽지 않고 있다. 그냥 기념품으로 간직하자.^^
언제나 문전성시인 렐루 서점 입구와 근처 분수대 - 이 곳 역시 해리포터의 모티브가 되었다.
조앤이 해리포터를 집필했다는 마제스틱 카페

푸른 타일의 나라 아줄레주의 나라

포르투갈은 아줄레주 푸른 타일이 유명하다. 타일 위에 푸른색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 장식했는데 역사적인 장면이나 성경의 한 장면을 타일 위에 연결하여 그려놓았다. 마치 거대하고 아름다운 퍼즐을 벽면 가득 맞춰놓은 듯 모든 그림이 정교하게 연결된다. 포르투 대성당 내부에도 쌍벤투 기차역에도 길거리에 보이는 성당 벽면에도 공간이 허락한 곳에는 푸른 아줄레주가 소박하면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하늘이 파란 날이면 그 아래 아줄레주를 담고 있는 성당 벽면에 구멍이 뚫려 하늘이 들어간 듯하다.

클레리구스 성당
카르무 성당
알마스 성당
포르투 대성당 내부 아줄레주와 제로니무스 수도원과 같은 야자수 모양 천장 장식
포르투 대성당
성당의 아줄레주가 하늘을 담고 있다. - 산투 일투포스 성당
상 벤투 역의 아줄레주
상 벤투 기차역

리스본과 포르투 길거리 바닥은 작은 돌로 수놓아져 있다. 칼사다 포르투게사라고 불리는 돌바닥.

타일공이 수작업으로 하나하나 박아 예술작품처럼 완성한 것인데 때론 매력적으로 휘감기는 카렐레온의 꼬리를, 때론 일렁이는 물결을, 꽃을, 태양을 그리기도 한다.


거리를 걷다 보면 건물은 하늘을 닮은 아줄레주로,

바닥은 아름다운 패턴을 품은 칼사다 포르투게사로

장식되어 이곳이 얼마나 낭만적인 도시인지 수시로 일깨워준다.

포르투(좌)와 리스본(우)의 칼사다 포르투게사


히베리아 광장에서 바라 본 도루강의 해넘이와 길거리 마켓
히베리아 광장에서 바라 본 도루강

동루이스다리 북쪽의 히베리아 광장은 버스킹으로 늘 활기가 넘친다. 우리가 방문한 날은 마켓까지 열려 더 북적였다. 도루강을 따라 늘어선 레스토랑의 테라스와 버스킹, 길거리 마켓 그리고 와이너리까지 히베리아 광장에 온 힘을 다해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히베리아 광장의 버스킹

동루이스다리를 건너 언덕 정원으로 넘어오면 일몰 명소가 있다. 언덕 정원과 세하 두 필하르 수도원.

이곳 역시 버스킹이 감미롭다. 가족, 연인과 나란히 잔디밭에 앉은 사람들은 버스킹 음악을 들으며 분위기에 흠뻑 취해있다. 딸과 남편도 일몰과 버스킹의 분위기에 반해 한참 동안 자리에서 일어날 줄 몰랐다.

동루이스다리,

도루강,

버스킹,

그리고 일몰.

언덕 정원에 앉아 도루강의 해넘이를 보며 음악을 듣고 있으면 옆에 있는 사람 아무나와 사랑에 빠질 것 같다. 오른쪽에 남편과 딸이 있어 다행이다. 하마터면 왼쪽에 있는 포르투갈 아저씨와 사랑에 빠질 뻔했다.

언덕정원의 낭만 부스터- 버스킹
언덕 정원
세하 두 필하르 수도원에서 내려 본 언덕 정원

한 줄 요약 : 여행 유튜버 곽튜브가 신혼여행 가고 싶은 곳으로 꼽았던 포르투는 낭만이라는 두 글자와 참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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