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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여행도 식도락

리스본, 신트라, 포르투

by 리인


우리 가족의 첫 번째 외식은 신트라의 뷰맛집이었다.

구글지도를 켜고 리뷰가 좋은 곳을 골라 골목길을 내려가니 탁 트인 뷰와 함께 아담한 레스토랑이 나타났다.

주황색 지붕과 하얀 벽으로 만든 평화로운 동화 마을 같은 풍경에 한껏 차오른 낭만이 목구멍을 간질었다.

신트라의 뷰맛집 - 뽈뽀(문어)요리와 새우 파스타

포르투갈에서 꼭 먹어야 하는 음식 세 가지.

해물밥

뽈뽀(문어)

바칼라우(대구)


신트라의 레스토랑에서는 그중 뽈뽀를 주문했다.

그저 숙회로 요리되어 술안주나 제사상에 조신하게 앉아있던 문어에 세련된 기름옷을 입히고 바삭하게 멋을 내 스테이크로 변신시켜 놓았다.

문어가 이렇게 고급스러운 맛이었다니.

그동안 질기다고 눈길도 주지 않았던 문어에게 미안해졌다.

먹거리의 천국 리스본 타임 아웃 마켓

우리의 두 번째 외식은 리스본의 타임 아웃 마켓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여의도 '더 현대 서울'의 푸드 코트 확장판이다.

다양한 종류의 신기한 맛집들이 즐비하다.


고르는 재미가 쏠쏠한 걸 넘어 선택하기가 곤란한 지경을 미리 예측했는지

센스 있는 가이드님이 맛있는 곳을 콕 찍어 알려주셨다. 이런 사소한 포인트에 베테랑의 향기가 느껴진달까.

정성과 배려는 실로 작은 것에서 느껴진다. 어떤 일이든 작고 사소한 것을 놓치지 말자 생각해 본다.


내가 고른 건 대구 요리.

포르투갈에서 유명한 셰프가 감자와 대구와 계란을 함께 넣어 만든 요리라는데 셰프의 창의성에 감탄하고 사르르 녹는 맛에 감동했다.

딸은 바삭한 돼지고기 요리를, 남편은 홍합탕과 맥주를 시켰다.

엄청난 인파 속에 빠르게 식사를 마쳤지만 미각을 만족시킨 훌륭한 식사였다.


인생최고의 바칼라우(대구) 요리- 대구 감자 계란 볶음
튀긴 돼지고기 요리와 홍합탕
신선한 과일이 많은 포르투 볼량 시장

포르투 둘째 날에 방문했던 해물밥으로 유명한 레스토랑.

포르투갈에선 정어리를 통조림에 넣어 기념품으로 만들어 팔 정도로 정어리 사랑이 각별하다.

그렇다면 정어리 튀김은 꼭 먹어야 하지 않을까.

통째로 튀겨 비리지 않고 바삭하다.


딸이 가장 먹고 싶어 했던 해물밥!

나는 한국에서도 스페인 요리 빠에야를 찾아 먹을 정도로 빠에야를 좋아한다. 해물밥은 빠에야를 대체할 수 없다는 믿음에 해물밥에 대한 기대가 크진 않았다.


2인분이라고 하지만 35유로, 52000원이다.

한국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파는 리소토 1인분이 2만 원인걸 감안하면 물가가 싼 포르투갈에선 다소 비싼 가격이다.


주문하고 얼마 후, 테이블에 올려진 해물밥을 보고는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에 가격 투정이 도망갔다.

국자로 퍼보니 새우와 홍합이 듬뿍 들어 있다.

토마토 베이스 소스 맛도 훌륭하다.

안 먹었으면 후회할 뻔했다.



너무 맛있었던 해물밥
정어리 튀김과 버섯 리조또

동루이스 다리가 워낙 높다 보니 다리 위와 아래를 연결하는 케이블카가 있다. 도루강 북쪽은 다리 위, 아래를 연결하는 계단이 있고 남쪽은 케이블카가 있다. 재미 삼아 왕복 케이블카 티켓을 끊어 포르투의 저녁을 즐겼다.

동루이스 다리의 윗 마을과 아래 해변가를 연결하는 케이블카

한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에 찾아갔다.

배달의 민족 한국인의 입맛을 전적으로 믿어보기로 했다.


여사장님이 운영하는 곳인데 음식이 맛있고 푸짐한 건 기본이고 서비스로 샐러드와 애플 와인도 듬뿍 준다.


여기서 먹은 뽈뽀는 더 바삭하고 부드러웠고 대구 요리는 더 담백했다.

애플 와인은 두 잔만 시켰을 뿐인데 한 병을 다 주셨고

마지막에 나타 위스키까지 서비스로 주셨다.

포르투의 푸근한 인심이 좋은 추억으로 남은 곳이다.

바칼라우 구이와 소고기 스테이크
어디서든 뽈뽀 스테이크는 꼭 먹어야죠 포르투갈 특산품 애플 와인
서비스로 나온 감자틔김과 샐러드
사장님이 서비스로 준 나타 술

그림이 보고 싶어 방문한 포르투 시립 미술관 지하 레스토랑에서는 10유로에 수프, 스테이크, 커피까지 세트로 즐길 수 있다. 포르투 현지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곳이다.

포르투 시립 미술관 안에 있는 도서관과 식당
수프, 오리스테이크, 커피 세트가 단돈 10유로
호텔에서 나온 사과가 참 맛있었다. 물병 뚜껑이 붙어있는 포르투갈 생수
어딜가든 생선 요리는 인기
다양한 나타 천국
길거리 인기 간식 군밤- 우리나라 군밤보다 더 맛있었다.

포르투갈에는 우리나라의 이마트같은 핑구 도스라는 대형 마트가 있다. 체감 물가는 우리나라의 1/2 정도.

특히 해산물과 고기가 저렴해 마음껏 장을 봐도 금액이 얼마 나오지 않는다.

남편이 해 준 스테이크를 먹으며 요리 해방감을 만끽했다.


남편이 마트에서 장을 봐서 만든 스테이크

여행은 일상 탈출과 요리 해방의 즐거움을 주다가도

집의 소중함과 안락함을 깨닫게 해준다.

익숙한 편안함의 가치를 알게 해준다.


줄 요약 : 요리 해방과 맛집 투어에 감사하며 이제는 익숙한 편안함으로 돌아갈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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