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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기억에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면 추억이 된다.
서울공항과 에어쇼에서 비롯된 추억여행
by
너나들이
Oct 28. 2023
나는 결혼 후 우리나라에서 가장 안전한 아파트에서 살았다.
무장한 경호원이 24시간 아파트 앞을 지키며 드나드는 사람과 차량의 출입을
통제하는 곳.
방문객은 신분증을 제출해야만 아파트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
게다가 아파트 가격도 아주 착하다.
350만 원만 내면 원하는 기간만큼 살 수 있다.
그곳은 바로 서울공항 관사이다.
얼마 전 포털사이트에서 '2023 서울
ADEX'가
서울공항에서
개최된
다는 기사를 봤다. 축하 행사로 블랙이글스가 에어쇼를 하는 사진도 같이 실려있었다.
서울공항이라는 단어를
보
니
고향을
오래전
떠나온
사람이
고향소식을 듣는
것처럼
진한
향수가
밀려왔다.
서울공항은 국가원수
및 국빈 전용 공항으로 이용되는 곳으로 제35비행전대가 있는 곳이다.
대통령을 비롯한 국빈들이 비행기를 타고 내리는 곳이니 경비가 삼엄한 건 당연한 일이다.
결혼 직후부터 큰 아이가 다섯 살이 될 때까지 그곳에서 살았다.
그곳에 산다는 이유로 무료 경호를
덤으로
받았다.
요즘처럼 아파트 안까지 따라와 범죄를 저지르는 무서운 세상에는 그 시절 관사처럼 안전한 곳도 없
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공항 관사에는 또 한 가지 좋은 점이 있다.
바로
에어쇼를 무료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바로 집 앞에서.
에어쇼 일주일 전부터 원주 부대에 있는 전투기들이 관사 주변을 돌며 곡예비행 연습을 하곤 했다.
에어쇼가 있는 날 공항 주변 도로는 수많은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섰다.
그에 반해
우리는
3분 정도만 운전해 가면 에어쇼가 열리는 행사장에 도착하는 호사를 누렸다.
파란색 하늘에 큐피드 화살이 꽂힌 하얀 하트와 태극무늬가 수놓아진
사진을 보니 그때의 감동과 추억이 선연하게
떠올랐다
.
굉음과 함께 파란 하늘에 하얀 스모크를 뿌리며 멋진 작품을 완성하던 블랙이글스!
비행기에 그려진 독수리를 닮은 도색도 참 멋있었다.
지금은 제대를 하고 민간인이 된 남편과
헌병이
아닌
경비아저씨가
계시는
아파트에서
살고 있지만 서울공항과 에어쇼
기사는
나를
그때
살던
관사 앞으로 순간이동
시켜주었다.
막상 그때는 주변에 구멍가게 하나 없이 허허벌판뿐인 동네가
불편했지만
남편
친구
가족들과
아
래 윗집
에 살면서
아이도
같이 키우고 외로움도 같이 달랬다.
거의 매일
만나서 놀다 보니 아이들은 피붙이보다 더 친하게 지냈고
주말
에는
아빠들까지 합세하여
다 같이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외진 동네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것이 어떻게 항상 좋을 수 있겠는가. 그래도
서로에게
감사
하고 배려하면서 추억을 만들었다.
내가 나를 둘러싼 환경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진심을 다한 순간 나의 사람들과 상황들이 더 소중하게 아름답게 변하는 걸 느꼈다.
기억에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는 순간 추억으로
변한다
.
기억을 추억으로 만드는 건 우리의
선택일지도 모른다.
추억이 많은 사람의 노년은 외롭지 않다고 했다.
일상의
기억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 점점 늘어나
좋은 추억으로
만들어질
때
우리 삶은
더
풍성해지지
않을까.
나에게
에어쇼와
서울공항은
잊지 못할 추억의 장소가 되었다
.
어느새
서울공항을 떠나올 때 다섯 살이던
아들이
군대에
입대할
나이가 되었다.
아들이 공군에 입대하면 우리 가족에게 공군부대는 또
다른
추억의 장소가 될 것이다.
엄마가 서울공항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듯이 아들도 비행부대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길 바라본다.
추억도 노력하는 사람에게 더 많이 생기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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