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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안느 Jan 19. 2023

우리만의 플레이를 할 것.

열 번째 | 연말 스픽에서 살아남기

기존 프리미엄 유저에게 AI튜터가 롤아웃되면서 유저들의 후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행히 우리가 처음 AI튜터를 경험했을 때 느꼈던 그 충격과 신기함을 고객들도 느끼는 것 같았다. 언락 프로모션을 통해 새로운 유저들이 유입되고, 전환율이 개선되면서 '어쩌면 이번에도 승리의 여신은 우리 편일지 몰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쟁사에서는 연예인을 모델로 한 TVC 캠페인을 하고 있었고, 검색 트래픽은 우리를 따라 잡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동요하지 않고, 우리가 준비한 플레이를 침착하게 잘 풀어내는 것에만 집중했다. 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되면서 슬로베니아, 샌프란 팀은 긴 연휴를 떠났다.


고요해진 슬랙에 한국 팀원들만 외딴 섬처럼 환하게 활성 상태를 밝히고 서서 차분하고도 광기 어린 눈으로 D-day를 준비할 뿐이었다.


1월 1일을 향해 점차 광고비도 높여 나갔다.

광고비를 쓰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되서는 안되지만, 작년보다 더 커진 금액 앞에서 가끔 머리가 멍해지기도 했다. '내가 이 돈을 다 쓰는 게 맞는 것인가?' '이 돈을 다 쓴다는 게 가능한가?' 하루에도 수십번 불안해졌고, 그럴 때마다 의사 결정을 미루며 허둥댔다.


나는 종종 리드 채팅방을 찾아가 내가 느끼는 불안감과 부담감을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그럴 때마다 '돈 다 못 쓰면 다음에 쓰면 된다' '아껴놨다가 코너한테 깜짝 선물을 사줘라' 등 실 없고 무용한 위로들이 오갔지만 피식하며 삐져나오는 웃음에 긴장은 풀어지고 다시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모두가 각자의 책임감을 소화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고, 주변에서 던지는 한 두마디의 조언에 크게 흔들리기도, 때로는 상처받기도 하면서 이 시기를 지나고 있었다. 곳곳에서 우리가 해낼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그린 라이트와 어쩌면 힘들 수도 있겠다는 레드 플레그가 동시에 터져 나오고 있었다.


그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할 일을 하는 것, 그리고 나와 동료를 믿고 이 레이스를 끝까지 완주해내는 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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