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동감 Agree 16화

내가 우울증일까

우울한 현대인

by Paul

사는 게 힘들다.

직장에서 윗사람 눈치 보며 일하는 것도 힘든데 업무량은 많기만 하다.

많지도 않은 수입으로 은행 대출금 갚고 세금 내고 자식 교육비 내고 살림하다 보면 저축은커녕 용돈도 없다.

주말에 친구 만나 술이라도 하고 싶지만 처갓 집 가야 하니 시간도 없고 애 엄마한테 카드 뺏겨서 쓸 돈도 없는데 이렇게 사는 건 친구들도 마찬가지이다.

엄마는 일어나기가 무섭게 자는 얘 깨워서 시리얼이라도 먹여서 학교 보내고 남편 입을 옷 꺼내 놓고 씻고 화장하고 출근하려면 아침 시간은 그야말로 전쟁이다.

떨어진 영양크림 하나 사려고 하면 쇼핑몰마다 가격 비교하고 제일 싼 거 골라야 하고 시장 보려고 하면 인터넷 쇼핑 반값 세일부터 찾는다. 퇴근하면 집안일은 분업이 없고 피곤해도 돈 아끼려고 주문해 먹지 않고 사다 놓은 반찬에 찌개라도 끓여 먹는다.

계절 바꿔서 새 옷 한 벌 사려고 계획했는데 병원비에 지출이 많아 포기하고 만다.

없는 돈에 자식 비싼 학원 보내도 성적은 내려만 가니 헛돈 쓴 것 같다.

친구들은 해외 명품 옷 입고 수입차 모는데 국산 소형차 할부금 내기도 힘들다.

사는 게 재미가 없다. 입맛도 없거니와 먹고 싶은 것도 없다. 다 때려치우고 그냥 누워만 있고 싶다.

기운도 없는데 전화 벨소리가 짜증나도 중요한 전화만 억지로 받는다. 약속을 했으니 만나 보긴 해야 하는데 밖에 나가기도 싫다.

이게 사는 건가.....


바쁘고 고된 삶 속에 누구나 겪는 상황이다.

그러나 무기력한 증상이 장기간 계속되거나 침체된 감정이 회복되지 않아 일상생활에 장애가 된다면 우울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흔히 우울증은 감기와 같아 잠시 그러다 마는 것으로 생각하고 좀 지나면 괜찮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우울증은 방치하면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위험이 있는 증상이다.

우울증의 원인은 생물학적 요인, 유전적 요인, 심리적, 정서적 요인 등을 들 수 있는데

생물학적 요인은 도파민이나,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전달 호르몬이 부족한 경우를 말하고

유전적 요인으로는 부모나 가족 중 우울증 환자가 있는 경우 발병 가능성이 높다고 하지만 통계적으로 유전적으로 발생하는 사례는 전체 발병 원인에 비해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심리적 정서적 원인으로는 사회적 영향으로 나타나는 외적, 내적 요인에 인해 심리적으로 발생하는 증상을 말하며

가족과의 사별이나 가까운 사람의 사망을 목격하거나 실연, 실직 또는 유학, 결혼을 보낸 자식과의 이별도 우울증의 환경적 요인이 되고

퇴직 후 느끼는 소외감과 존재감 상실, 요즘 증가하는 노년기의 노인 우울증, 갱년기 여성과 중년 남성의 성기능 문제도 우울증의 원인이다.

그리고 경제적 문제, 인정받지 못하는 소외감, 이상과 현실과의 간극에서 벌어지는 좌절감 및 대인 관계로 인한 갈등과 스트레스가 현대에 가장 많은 우울증이 원인이 된다.

존재감 상실이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절하하게 만드는 것은 외적 요인 외에 내적인 문제도 작용을 하는데 적극적이지 못한 성격으로 인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는 습관으로 자신의 자아가 장기간 억압되는 사람이나 대인 관계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 관리가 안 되는 상황이 반복돼서 일어나는 경우 등을 말할 수 있으며 성격상 항상 자신의 감정을 내색하지 않는 사람이 해당되기도 한다.

특히 한국 사람은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특징이 있고 성인이 되고 인격적으로 성숙하다는 것은 감정을 절제하는 것과 연결되며 신앙, 철학적으로 성찰이나 수양을 통해 감정을 억압하는 것이 미덕처럼 교회 강론이나 설교로도 자주 듣는 말이다.

인격 함양에 필연적인 덕목으로 강조되지만 실상은 신부나 목사도 못하는 일이며 지나친 감정 절제는 정신건강에 가장 큰 위험 요소가 된다.

사람의 감정은 화가 날 때도 있고 슬플 때도 있으며 즐거울 때도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기분 내키는 대로 감정을 그대로 노출할 수 없고 반대로 자신의 감정에 너무 솔직해도 문제가 된다.

그러므로 모든 상황에서 대인관계의 처세술은 스트레스 관리에 가장 필요한 기술이 될 수 있고 사람마다 겪게 되는 상황이 동일할 수 없으므로 안 좋은 일이나 스트레스를 피하는 모범답안은 없다.

우울증은 매우 주관적인 증상이기 때문에 우울증상의 경계가 모호하고 증상에 따라 전문가의 객관적 진단이 필요하지만 주요 증상으로는

첫째 무기력감이 자신을 지배하고 기분이 항상 저하되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의욕상실이 지속되는 경우

둘째 신체적 증상으로 피로감 때문에 조금 움직이는 것도 어렵고 잠을 못 자거나 반대로 과다한 수면을 하는 수면장애와 식욕이 없는 증상 또는 폭식을 하는 경우가 나타나고 특별한 병이 없는데 몸이 많이 아프다.

셋째 모든 게 부정적이고 불안감이 심하며 자신의 존재 가치가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감정과 평소 좋아하던 일의 흥미가 없어지고 성적 충동이 사라지며 사람을 만나는 것이 싫어지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특히 심하면 자살 충동을 느끼는 경우는 전문가의 치료가 필요한 위험한 상태로 평소 죽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이 실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이외로 많다.


우울증은 심하지 않다면 자신의 의지로 극복할 수 있는 경우에는 호전이 가능하지만 스스로 우울증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회복의 핵심이다.

변화 없는 힘겨운 생활의 스트레스가 원인이 될 수도 있고 잊고 지나간 상처가 되살아나거나 자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불안 또는 가까운 사람과의 이별 등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점검해 보는 것 자체가 우울증 회복에 도움이 되며 무엇보다 무기력감에서 벗어나려는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거나 식사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자신의 상황을 제삼자의 입장에서 조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고 멀지 않은 곳으로 잠시 여행을 가는 것도 환경에 변화를 줄 수 있어 도움이 되며 심하지 않은 경우라면 하기 싫어도 평소 좋아하던 취미나 운동을 다시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운동은 엔도르핀과 세로토닌을 분비하게 하므로 생리적 변화에도 효과가 높다.

우울증이 시작되면 누구나 무력감과 의욕상실이 생각과 행동을 차단하기 때문에 움직이는 것 자체가 싫어지고 만사가 귀찮기만 한데 정신적 무기력감이 신체에 작용하는 것이므로 가급적 움직이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러나 기분이 저하된 상태에서 술을 마시는 것은 삼가해야 한다. 알코올은 신경을 이완시켜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심리적 안정보다는 스스로 문제에 몰입하여 비관이 가중될 수 있고 과음과 폭음으로 연결되면 술에 취한 상태에서 돌발적인 폭력이나 극단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나 우울증을 달래기 위해 음주하는 습관이 지속되면 알코올 의존증상인 알코올 중독에 걸릴 확률이 높고 여성 알코올 중독 환자 중 많은 비율이 우울함을 달래기 위해 혼자 마시던 술에 시작되었다는 통계가 있다.

물론 스스로의 노력이 엄두가 나지 않거나 상태가 심각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그러나 한국 사람은 정신건강의학 치료를 무척이나 기피하는 경향이 많은데 정신적으로 문제 있는 사람의 범주에 들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편견일 뿐 정신건강의학 진료기록이 있다고 사회생활하는데 아무런 지장은 없고 이상한 시각으로 보는 사람도 없다.

몸에 이상이 있다면 당연히 병원을 찾아야 하고 그래도 병원기록이 신경 쓰인다면 비용은 조금 더 들더라도 보험처리를 하지 않으면 된다.


우울증과 연결하지 않아도 사람은 상황에 따라 감정이 변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동물이며 때로는 컨디션에 의해 쉽게 기복이 생기기도 하는 것이 사람의 몸과 마음이다. 좋지 않은 일이 생기거나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는다면 기분이 우울해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고 불쾌한 상황을 경험하게 되면 언짢은 기분도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

그러나 우울한 감정으로 인해 생활에 문제가 지속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세상을 살다 보면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모두 겪어야 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고 평탄하지 않은 굴곡진 행로가 다름 아닌 삶의 본모습이다.

특히 복잡 다양한 사회에서 스트레스 없이 생활하는 건 불가능하고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기 마련이지만 성장에도 진통이 있는 법이고 누구에게나 예상 못한 시련은 피할 수 없다.

모든 일은 균형과 조화가 필요하듯 사람의 감정 또한 조절과 변화가 필요한 것은 당연한 것이며 긍정적 시각과 사고는 생활패턴에 활력을 주는 에너지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건강하다는 것은 아프지 않은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과 마음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생활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존재는 스스로 존중해야 긍정적 사고를 함양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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