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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메아리 1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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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ul Jul 11. 2023

빽이 좋은가 보지

아빠 찬스

²"걔, 빽이 좋은가 보지! 학교는 어디 나왔대?"

젊은 사람이 초고속 승진을 하거나 요직에 앉으면 누구나 하는 말이다.

부정적인 반응이고 편협한 사고방식에서 오는 말이지만 매스컴을 통해 툭하면 입학 비리, 채용 특혜 논란이 화제가 되고 '금수저' '아빠 찬스'란 신조어가 유행하는 세상이다 보니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지 모른다.

4차 산업시대가 도래하면서  능력주의(meritocracy)는 선진국, 남의 나라 사정만은 아니기 때문에 오늘날 한국도 사회 모든 분야의 핵심 인재는 명문대 학력이 우선되어야 기회가 주어지고 그다음 능력을 보는 시대이므로 학력을 먼저 보는 것은 사실이다.

나날이 발전하는 사회는 최첨단 두뇌와 능력을 필요하고 국제 감각을 갖춘 글로벌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등용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특히 한국 경제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다면경제 구조이므로 다국적 기업에 적합한 능력은 절실할 수밖에 없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전설이 되었고 게다가 국산 토종 용은 무용지물이다 보니 이젠 기성세대의 지식을 말해도 퇴물 취급을 하는 시대가 되었다.

첨단과학은 사람들의 상식을 초월하고 그 첨단과학은 곧바로 기업의 상품으로 출시되는 세상이어서 보다 빠르지 않으면 이익이 없고 남들과 같으면 도태된다는 심리가 모든 CEO들의 공통적인 기업철학이다.

주목해야 할 애석한 사실은 공부를 아무리 잘해도 돈이 없으면 명문대 입학은 꿈도 못 꾸고 설사 명문대를 졸업해도 배경이 좋지 못하면 좋은 자리에 취직을 못한다.

금수저, 흙수저라는 이분법적 구분과 조물주 보다 건물주가 최고라는 말이 한국의 실상을 대변하고 빈익빈 부익부는 당연한 선진국의 구조로 변화되었으며 경제 서열 세계 11위의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게다가 정치는 여당, 야당, 진보, 보수 모두 상대를 비난하고 공격만 하고 있으니 이분법적 경제 구조와 양극화된 사회에서는 무엇이 사실이고 거짓인지 조차 구별하기 어렵다.

사실 어려서부터 사교육으로 훈련된 자녀가 명문 대학에 갈 수 있고 타고난 두뇌도 첨단 교육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진학이 어렵고 첨단 교육이란 부모의 경제력을 말한다.

이 시대는 경제 질서도 교육 시스템도 선진국형으로 변화하면서 발전과 진화 이면에는 도태되는 분야는 증가하고 사회의 핵심이었던 중년들을 퇴물로 전락한다.

이런 현상은 미국도 마찬가지여서 새로운 문화에 적응을 못하면 "We are dinosaurs!(우린 퇴물이야.)"라는 말이 미국의 기성세대를 일컫는 말이고 미국도 최상의 교육은 사치가 되었으며 사립대 출신이 아니면 누구나 아는 글로벌 기업에 입사 원서도 못 낸다.

줄을 잘 서야 성공한다는 말이 이미 오래전부터 있지만 요즘 한국도 논란이 되는 아빠 찬스는 동서양의 역사로 보면 예로부터 존재한 것이다.

얼마 전 뉴스로 보도된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은 마약을 복용하고도 구속이 안되고 바이든 대통령의 후광으로 우크라이나 가스 회사 부리스마 홀딩스의 이사로 5년간 재직하며 엄청난 연봉을 받아 트럼프와 공화당의 비난을 받았지만 트럼프 역시 대통령으로 선출되자 아들 에릭 트럼프를 패밀리 비즈니스의 최고 경영자로 만들었고 트럼프 일가의 탈세 혐의는 여러 번 언론에서 보도되었으며 암환자를 위한 자선기금이 트럼프 일가의 이익 단체에 사용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이며 안 걸리면 그만이라는 내로남불은 미국도 마찬가지이다.

민주주의의 종주국 미국에서 가장 정직해야 할 정상들의 아빠 찬스가 이렇다면 기득권 세력의 비리는 불 보듯 뻔한 것이고 이런 상황은 어느 나라에서나 반복되고 있다고 짐작이 가능하다.

이런 뉴스를 접하게 되면 국적을 불문하고 열심히 사는 서민들은 허탈감에 빠진다.

한국도 입학 특혜는 안 걸리면 그만이라는 풍조는 고위층에 집중되다 보니 공부를 잘해서 명문대에 진학한 학생도 부모가 높은 직위에 있으면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게 되고 털어보면 깨끗한 인물은 없다는 세태이다.

고소득 직종으로 등장한 입시전문가는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서 보듯 부유층 자녀라면 거쳐야 하는 값비싼 관문이 되었고 입시전문가에게 큰돈을 지불하면 입학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만들어준다.

특히 미국 IV 리그나 명문 사립대는 워낙 경쟁이 치열해서 학교 성적만으로는 입학이 불가능하다.

경쟁률이 치열한 만큼 학업성적 이외에 Extra Curriculum이라는 봉사활동 기록과 반장을 몇 번이나 했는지에 합격이 갈리고 심지어 헌혈을 한 적이 없는 이유로 불합격 처리가 되는 경우도 있다.

오래전 한국계 미국인 학생이 SAT와 학업성적을 미국에서 수석을 하고 하버드 대학에 입학원서를 냈지만 불합격 처리가 되었고 사유는 봉사활동과 헌혈 기록이 없기 때문이었다.

의사이던 부모는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했지만 결국 패소했다,

많은 사람들이 자본주의 국가 미국은 기부금 입학이 허용되기 때문에 돈만 내면 대학 입학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미국의 기여입학제(Legacy preferences)는 가족 중에 그 대학을 졸업한 부모가 있는 학생에게 입학 과정에 특혜를 주는 제도로 특혜 기준은 학교마다 다르지만 기부금 액수와 관계없이 평균 전체 학점의 10% 미만의 특혜를 준다.

성적이 우수하고 동일한 수준의 학생에게 주어지는 가산점이고 공부 못하는 학생이 돈을 많이 기부하면 입학이 가능한 제도가 아니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많고 기여입학 제도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대부분의 미국 대학은 졸업 동문회의 막대한 기부금을 받기 때문에 반대의 여론에도 존재하는 제도이다.

그리고 미국 대학은 장학금 제도가 많은 나라이니 장학금을 받아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하지만 그런 혜택을 받는 학생은 소수의 미국 시민이고 외국 국적의 유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는 대학은 1%가 될까 말까이며 공부를 특출하게 잘하는 유학생에게 경력있는 교수가 후원 재단에 요청을 하고 후원자가 주는 학비를 받는 사례는 있지만 희박한 경우이다.
특히 미국은 유학생에게 절대 장학금을 지급하지 않는 나라라고 생각하면 된다.
가끔 돈 많이 버는 유명 강사나 정치인이 장학금을 받아서 미국 대학을 졸업했다는 경험담을 자랑하는 사례가 있지만 그런 얘기는 자신은 자수성가한 사람이고 금수저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는 의도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이렇게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학을 하고 고시생 이상의 노력으로 밤낮없이 공부만 하고 졸업 후 취업을 해도 실적이 부진하면 곧바로 퇴사를 당한다.

능력이 없는 사원에게 고용계약서는 무용지물이고 최고의 학벌을 갖춘 최상의 인재도 결국 사업주의 소모품으로 사용될 뿐이다.

따지고 보면 부모들은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인재를 만들기 위해 목돈을 들여 자식 농사를 짓는 것이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경제구조를 탓할 수도 없거니와 이미 정립된 사회의 질서를 원망할 수도 없다.

진화와 발전이 만들어 놓은 현시대의 사회는 자본이 이룩한 문명이며 모든 사람들은 기업이 만든 과학과 편익을 누리며 살고 있다.

잠시도 휴대폰을 놓지 못하고 인터넷과 컴퓨터의 노예로 생활하는 모습이 다름 아닌 우리들의 자화상이며 인류는 센서로 작동되는 문명의 혜택에 길들여져 있다.

지난날 아날로그의 추억은 영화에서나 보는 기성세대의 감성일 뿐 이젠 꼰대라는 기성세대도 컴퓨터와 인터넷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하다.

아날로그를 경험한 세대도 기업이 만든 아파트에 살고 기업이 만든 자동차를 타고 기업이 만든 전자제품들을 사용하며 살고 있다.

그러면서 자녀들을 최상의 교육을 시키기 위해 등골이 휘고 부모와 같은 복제품을 만들기 위해 자녀를 공부의 노예로 만든다.

좀 더 빨리 승진하고 좀 더 많은 연봉을 받고 좀 더 비싼 차를 타고 좀 더 좋은 아파트에 사는 게 모두의 꼭 같은 희망이며 이제는 꿈과 희망마저도 획일화된 상상을 하는 시대가 되었다.

과거 귀족과 양반이 지배하는 신분제도는 사라졌지만 현대는 자본이 형성한 신분이 존재하고 있으며 너 나 할 것 없이 자본주에게 예속된 구성원으로 임금을 받으며 사는 것이다.

삶의 질의 향상은 경제적 여유와 정서적 안정을 누리는 것이고 모든 사람들은 경제적 성장과 개인의 가치 향상을 위해 명문대에 진학을 하고 좋은 일자리를 갖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한다.

그러나 부단한 노력의 획득물은 눈코 틀새 없는 업무를 통해 남 보다 많은 연봉을 받고 여유 있는 생활을 하는 것이지만 그나마 그 생활을 유지하려면 잠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게 능력 있는 현대인의 삶이다.

국적만 다를 뿐 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한 교육을 받고 비슷한 문화를 누리는 라이프 스타일은 세계가 공통된 것이며 획일화된 사회 구조에 꼭 같은 일과를 보내며 현대인은 살고 있다.

그렇다면 죽도록 고생해서 일류 대학을 졸업하고 선택한 직장에서 대우를 받아도 능력주의(meritocracy) 소모품으로서의 수명은 자신도 알지 못한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자신의 가치는 소속된 기업에서 판단을 하는 것이며 소속된 일터에서 이용 가치가 없어지면 현재의 혜택은 사라지는 것이다.

정년이 없는 직장은 유용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면 곧바로 버려지고 1년을 근무하던 10년을 일하던 근무 기간은 관계가 없다.

미래가 보장되지 않은 사회가 우리가 사는 세상이며 60만 명이 넘는 미국의 노숙자들이 내일이 없는 생활을 증명한다.

특히 경제가 어려워지면 사회의 핵심이었던 중산층은 저소득층으로 하락하고 최고의 교육을 받고 기업에서 중역을 하던 우리 아빠들은 일이 있으면 주유소, 편의점 알바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나마 건강해야 할 수 있는 일이며 나이 탓에 자신이 처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스트레스성 질환에 시달리면 일을 할 수 있는 상태도 안 되는 것이다.

예전에는 대기업의 전무, 상무님들은 백발에 중년을 넘긴 근엄한 모습이 공통적이었고 중역의 학벌은 SKY 출신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지금 대기업은 40대 후반에서 50대 초의 젊은 중역이 대부분이며 그들은 모두 해외 명문대 출신이다.

젊은 중역들은 영어는 물론 다른 외국어도 능통하며 업무처리 능력은 마치 컴퓨터를 방불케 한다.

중역으로서 자신의 업무 외에도 multiple 한 국제적 감각을 언제, 어디서나 업무에 발휘할 수 있는 최정예 인재들이다.

능력주의(meritocracy)란 가치를 창출하는 인재의 능력, 자체를 말하는 것으로 사회가 필요하는 선진 능력만이 사회를 구성한다는 개념으로 능력 평가에 따라 승진과  보수를 결정하는 인사 시스템을 총칭한다

그러나 능력이란 교육에 의해 함양되는 것이기 때문에 고학력 해외 명문대 출신이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다.

연륜과 경험이 경시되기 때문에 초기 도입 과정에는 불협화음도 있었던 인사였지만 해외 업무와 multiple 한 능력이 요구되면서 활용되고 증가하는 인사 시스템이다.


우리는 지금 글로벌(global) 시대에 살고 있다.

글로벌(global)이란 형용사로 세계적인, 지구의란 뜻으로 연동된 세계를 이르는 것이며 자급자족 경제는 존재하지 않는 지구촌은 교류와 협력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커피를 달고 사는 현대인들이 마시는 커피는 전부 수입품이며 우리가 타는 국산 자동차의 부품도 대부분 수입품이고 나이키와 리바이스는 한국 젊음의 아이콘이 된지는 강산이 몇 번 변했으며 이젠 맥도날드에서 저렴한 점심을 드시는 어르신도  많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국산 보다 저렴한 가격의 폴로 티셔츠는 언제나 구매가 가능하고 같은 상품이어도 가격을 비교하고 보다 싼 가격에 직구로 물건을 수입하는 것은 어느새 알뜰한 쇼핑 습관이 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자 식용유 가격이  폭등해 치킨 값이 상승하고 이어 국제 교역의 차질로 모든 수입품과 국내 장바구니 물가도 올랐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은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빠져나갈 재간 없이 한국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세상은 너무 빨리 변하고 있으며 이 시대의 발전과 변화는 적응 보다 빠르게 가속되고 있다.

그러한 변화는 미시적 변동이 아닌 세계의 궤도를 바꾸고 있으며 앞으로 인류는 어떤 변화된 세상에 살게 될지 예측할 수 없다.

인간의 이성이 세상을 바꿀수록 인간의 정서는 메말라가고 연동된 지구촌이 인류의 터전이지만 우리라는 개념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그릇된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는 범람하고 승자의  독식 이면에 가난한 사람들을 살기가 힘들다.

자본주의의 폐단은 시간이 갈수록 증가하지만 그런 부정적인 현상도 당연한 순리로 받아들여야 하는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자본에 의해 인간이  소모품이 되는 시대라 해도 인류의 삶은 예나 지금이나 자연의 순리를 역행하지 못하는 법이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순리란 도리나 이치에 순명하는 것이고 오랜 기간을 거치며 형성된 삶의 질서이고 순리는 자연의 섭리와 함께 호홉하며 공감각적인 시간의 흐름과 맥박을 같이 한다.
세계가 제3의 물결을 지나 4차 산업시대가 우리가 사는 세상이어도 밤이 지나면 새벽이오고 겨울이 가면 봄이 오듯 인간의 삶의 질서는 변할 수 없는 법이다.
아직은 소멸되지 않은 사랑과 정이 있기에 세상은 움직이고 아무리 부정적인 것들이 넘쳐나도 세상은 긍정의 힘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인간의 맥박이 멈추지 않는 한 자연은 살아있을 것이고 신께서 창조한 이 세상을 신께서는 결코 벌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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