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여름은 무척 덥고 습하며 긴 겨울은 피가 얼어붙을 정도로 춥다. 그러기에 뉴요커들은 가로수가 채색되고 낙엽으로 변해가는 Changing Leaves의 계절 가을을 좋아한다.
뉴욕의 가을은 짧고 스산한 흐린 날씨가 많다. 기온은 급격히 내려가고 냉랭한 날씨는 다가올 겨울의 전주곡처럼 적막하게 도시를 감싼다.
복잡한 도시가 적막하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겠지만 무채색 빌딩 정글, 짙은 회색으로 포장된 도로가 혈관처럼 이어지고 그 밑으로 그물처럼 연결된 오래된 지하철 그곳이 뉴욕이다.
퇴색된 가로수 잎들이 떨어질 때가 되면 도시는 점차 무거운 공기로 휩싸인 것 같다.
말없이 분주한 사람들이 쉴 새 없이 거리를 오가지만 뉴욕에 정착하고 오래 산 사람들도 피부색과 관계없이 누구나 이방인처럼 여겨진다.
UN 빌딩이 있고 월스트리트(Wall Street)와 세계 최고의 기업들이 밀집되어 금융과 경제를 주무르는 역동적 도시이며 세계적인 예술과 패션이 쉬지 않고 창조되는 문화의 산실인 뉴욕은 사람들의 서로 다른 체취와 가쁜 숨소리를 언제나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영화나 광고에서 보는 세련된 영상처럼 매력적인 모습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며 도시의 외관은 여느 도시와 다름없이 정형화된 모습이므로 서정적인 낭만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바쁜 일과 속에 혼잡한 도심에서도 체온으로 다가오는 기온의 변화를 뉴요커의 패션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이 뉴욕의 계절적 정서라 말할 수 있다.
시간에 쫓겨 산다는 게 비단 뉴요커들 만은 아니겠으나 바쁜 일상에서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것은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니지만 뉴욕의 매력은 뉴요커가 만들고 분출하는 문화이며 풍요로운 문화의 혜택이 있기에 획일화된 분주한 도시이지만 어느 정도의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결코 외롭지 않은 정서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많다.
패션의 도시답게 갖가지 개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패션이 범람하고 엄청난 할인행사를 하는 화려한 매장에서는 거리의 행인들을 언제나 유혹한다.
출근시간에 전철을 타면 승객들의 혼합된 향수와 화장품 냄새로 숨을 쉬기조차 힘들고 지하철에 앉아서 출퇴근하는 것은 운이 좋아야 가능하다. 현대인의 입에 어색하지 않은 세계 각국의 음식이 대중적이며 부유하지 않은 도심의 벽을 장식한 세련된 낙서는 예술의 장르 Graffiti로 자리를 잡았으며 Graffiti를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은 유명한 작가들이 배출되기도 했다.
Jazz에서 Hard Rock, Soul, Nightclub 등 취향에 따라 음악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술집 문화 또한 다양하며 다양한 업종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 교감을 나누고 만남의 의미와 깊이를 따지지 않는다면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친구가 되고 연인이 되는 상황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잠들지 않는 도시답게 능력 있는 사람들은 정해진 출퇴근 시간 없이 밤늦은 시간에도 일을 하고 꺼지지 않는 빌딩의 불빛들은 뉴욕의 밤을 비추는 야경이 된다. 자기 관리에도 충실한 삶이 뉴요커의 생활이기에 24시간 열려있는 수많은 체육관은 언제나 사람들로 가득하다.
거리에서는 넘쳐나는 정장 차림의 모델 같은 남녀가 바쁘게 움직이고 나이를 초월한 캐주얼 패션은 헐렁하거나 타이트하거나 세련된 조화를 이루며 도시를 채색한다.
유행과 문화를 창조하는 뉴욕은 미국을 대표하는 도시이나 다국적 문화의 향기가 깊게 배어 있는 국제적 도시이다. 수많은 현대문학의 배경이 뉴욕이며 이민자들의 애환을 그린 작품이 많고 영화를 통해 볼 수 있는 뉴욕의 거리는 가보지 않은 사람도 익숙한 풍경이다.
세계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뉴욕 스테이크는 고기 조각이 뉴욕 주와 비슷한 형태라는 이유와 함께 1970년대 중산층 문화가 뉴욕으로 집중되며 불리어진 다국적 메뉴가 되었고 남부 흑인들의 음악이 Jazz로 꽃을 피운 곳이 뉴욕이며 비가 많은 도시여서 뉴욕에서 시작된 할리우드가 LA로 옮기게 되었다.
파리, 밀라노와 더불어 세계 3대 패션도시인 뉴욕은 세계의 대중 패션의 중추적 역할을 주도하며 쉬지 않는 유행을 창조하고 시즌마다 세계정상 디자이너의 패션쇼가 그치지 않는다.
그러나 눈부신 화려함 뒤에는 자본주의의 양극화된 폐해를 언제나 볼 수 있는 곳이어서 넘쳐나는 노숙자들의 모습마저 도시의 일부로 낯설지가 않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게는 인종과 국적을 초월해 개방되어 있어 역동적인 도시의 맥박을 언제나 느낄 수 있지만 냉혹한 삶의 구조를 언제나 실감하게 되는 양면의 도시이기도 하다.
급속한 성장이 가능한 기회의 나라인 반면 경제의 변수에 따라 언제고 추락할 수 있는 가혹한 현실이 존재하기 때문에 잠시라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치열한 경쟁의 현장이다.
만연한 알코올과 약물중독은 해결할 수 없는 심각한 사회의 병폐로 자리를 잡았고 정부에서는 푸드 스탬프(food stamp)와 턱없이 부족한 복지시설을 제공하지만 자유가 더 좋은 노숙자들은 거리의 생활을 포기하지 않는다.
세계 최고의 물가와 수입의 30%를 월세로 내고 살아야 하며 맨해튼 시내의 주차요금은 상상을 초월한다.
911 테러가 일어났고 아직까지도 수많은 테러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미국의 심장이지만 오늘도 세계의 젊은이들은 기회와 낙오가 공존하는 뉴욕의 문턱을 쉴 새 없이 넘는다.
도전과 모험을 수용하며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하는 삶의 무대이며 자유와 개성이 존중되는 도시이지만 그곳에는 언제나 엄격한 질서가 존재한다. 자본주의의 상징 뉴욕을 형성하는 강력한 질서는 다름 아닌 경제의 흐름이다.
뉴욕 증권거래소의 동향에 세계가 촉각을 기울이고 뉴욕의 패션은 세계도시의 쇼윈도를 장식하며 각국의 베스트셀러는 브로드웨이의 뮤지컬로 제작된다. 지구촌 곳곳의 전통과 문화가 새로운 스타일로 다시 태어나는 세계인의 도시 뉴욕은 언제나 유행을 창조하는 매력적인 도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