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비빔밥이 있다면 미국에는 햄버거가 있다.
시대가 바뀌어도 사랑받는 음식으로 먹기 편하고 가격 부담이 없는 대중적인 메뉴로 국제선 비행기에서도 식사로 제공되는 음식이다.
비빔밥의 유래를 보면 선조들이 제사를 지내고 음복을 하며 제사상에 올린 음식들을 썰어 그릇에 함께 놓고 먹던 제사음식이었고 제사를 자주 지내던 양반들이 거주하던 지역을 중심으로 발달했다는 이야기가 있는 반면 농민들이 농사를 짓다가 먹기 편하고 빨리 배를 채우기 위해 나물 반찬과 밥을 비벼 먹기 시작한 데서 전통이 되었다는 말도 전해진다.
햄버거의 시초는 고기를 갈아 빵과 함께 먹은 이집트의 고대 식문화와 칭기즈 칸이 전쟁 중에 간편하게 먹기 위한 전쟁식량에서 시작됐다는 유래를 시초로 칭기즈 칸이 러시아를 점령한 후 몽골의 고기를 갈아먹는 문화가 러시아로 전해졌고 러시아의 타르타르 스테이크(Tartare Steak)가 17세기 독일의 항구도시 함부르크로 전해진 음식이 함부르크 스테이크(Hamburg Steak)가 되어 독일 선원들을 통해 뉴욕으로 전해지고 독일 이민자들에 의해 1826년 뉴욕 레스토랑에서 햄버거 스테이크(Hamburger Steak)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한 음식이 대중화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처음으로 음식을 손에 들고 먹기 시작한 것은 유럽에서 도박을 좋아하던 귀족이 도박을 하면서 간편하게 먹기 위해 고기와 채소를 빵 사이에 놓고 손으로 먹었는데 그 귀족 이름이 샌드위치 백작이어서 손으로 들고 먹는 음식이 시작되었다는 설도 있지만 문헌에 기록되거나 구전을 통한 이야기라 하더라도 원조를 떠나 다진 고기와 빵을 함께 먹는 식문화에서 생겨난 음식이 햄버거임은 분명하다.
비빔밥과 햄버거가 대중적인 음식이라면 그 나라를 대표하는 독특한 음식은 많지만 세계적인 요리를 거론하자면
동양의 중국요리와 서양의 프랑스 요리가 대표적인 양대 요리로 구분된다.
중국에서는 날아다니는 것은 비행기 빼고는 모두 먹을 수 있고 네 발 달린 것은 테이블 빼고는 다 요리해 먹는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이고 심지어는 박쥐와 곤충도 요리해 먹는다. 인구수만큼이나 헤아릴 수 없는 음식 종류가 많고 지역마다 발달한 음식문화가 넘쳐나서 중국을 대표하는 음식을 간단하게 설명하기는 불가능하다. 막강한 중국의 권력이 동양 전역으로 확대되며 음식문화도 함께 전파된 역사와 함께 중국 이민자들이 서양에서 화교 문화를 형성하고 그 지역의 식자재로 만들어 먹던 중국음식이 서양인의 입맛에 맞게 지역마다 정착되고 발전한 요리를 세계인이 즐겨 먹게 되면서 동양 음식의 대명사처럼 중국요리가 알려지게 되었으며 지금도 미국에서는 중국의 볶음밥과 딤섬이 가장 대중적인 음식으로 피자처럼 자주 배달시켜 먹는 음식이다.
세계의 3대 진미로 불리는 송로버섯과 푸아그라, 캐비아는 프랑스 음식으로 중세부터 왕족과 귀족들만 먹던 귀한 음식으로 분류되면서
유명해졌고 재료의 희귀성 때문에 상류계층의 요리로 상징되지만 송로버섯을 제외하면
요즘에는 푸아그라의 거위 간은 대량 사육이 가능하고 이집트, 이란, 러시아와 프랑스에서만 소량으로 채취하던 철갑상어 알인 캐비아는 양식이 가능하므로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요리가 되었지만 여전히 고가에 팔리는 음식이며
음식문화에도 사치스러운 풍조가 존재하다 보니 더욱 유명해진 이유가 있는 것이다.
달팽이 요리는 프랑스에서는 대중적이고 비싸지 않은 음식이지만 세계로 전파되면서 고급스럽고 비싼 음식으로 변모하였고
몇 년 전 세계 최상의 송로버섯을 경매를 통해 한화로 1억 5천만 원의 금액에 낙찰을 받은 사람은 한국인이었다는 사실을 보면 귀한 음식에 대한 음식 사치도 예나 지금이나 과시의 명목으로 변하지 않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르네상스 시대의 유럽의 음식문화는 뿌리가 로마이고 줄기가 이탈리아라면 열매를 피운 음식문화는 프랑스라고 서양인들은 말한다.
17세기의 유럽의 귀족의 문화를 탐식의 시대라고도 일컫는데 왕과 귀족들을 위한 세계 최초의 유리 온실이 등장해서 아프리카 열대식물까지 재배하여 왕실과 귀족을 위한 요리를 만들어 진상할 정도로 탐식의 문화가 권력의 과시로 절정을 이루었다.
프랑스 요리가 발달하던 시기는 16세기 중반이었고 프랑스 요리가 발전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1553년 카트린느 디 메디시스와 오를레앙 공작의 결혼을 말할 수 있다. 이탈리아 귀족 출신의 카트린느 드 메디시스라는 유럽 최고 금융가의 딸이 당시 오를레앙 공작(앙리 2세)과 정략결혼을 하고 왕비가 되면서 이탈리아에서 많은 요리사와 시종을 들여오게 되었고 프랑스 왕실의 전통요리에 이탈리아 스타일의 음식이 융합된 음식문화가 번성하였으며 그에 연관된 요리가 발전했다. 그 후 왕실에서 요리학교를 세우고 최고의 요리사에게 파란 리본을 하사했는데 파란 리본은 공을 많이 세운 최고의 기사에게 내리던 훈장과 동일한 명예를 상징했다.
18세기 식당문화가 없던 프랑스에는 1789년 프랑스혁명 이후 시민들이 식사할 곳이 필요해서 식당이 생기기 시작했고 수십여 개의 레스토랑이 생겨났으며 쇠퇴한 권력의 밑에서 일하던 왕실 요리사가 은퇴 후 식당을 열게 되면서 레스토랑이 늘어나고 점차 대중화되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프랑스 요리는 프랑스만의 전통음식이 아니라 유럽 여러 지역의 요리가 융합되고 발전한 음식으로
상위계층의 탐식 문화에서 미식문화로 변화하며 전파된 요리의 음식문화라 말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발효과학의 완성으로 탄생한 한국음식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존재하지 않는 고유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할 수 있고 신비한 보존 과정은 과학적으로도 증명이 되고 있으며 세계에서 유일한 문화유산이다.
동양과 서양에도 발효음식이 있지만 100년이 지나도 대를 이어 보관하고 먹을 수 있는 술이 아닌 음식인 한국의 장은 BC 2,000년 콩과 팥이 재배되었고 장류의 토기가 여러 지역에서 출토되면서 장 담그는 문화의 기원을 추정하지만
문헌으로 확인할 수 있는 최초의 기록은 삼국시대의 ‘위지 동이전’을 통해 고구려의 장 담그는 문화를 알 수 있으며
역사와 함께 전래되고 계승되어 왔다.
한국음식의 근간을 이루는 기본적 모든 양념은 간장에서 비롯되었고 제조법은 매우 복잡하고 발효과정은 무척이나 길다.
중국과 일본에도 간장이 있지만 몇 년이 지나야 완성되는 우리의 장과는 그 맛의 깊이를 비교할 수 없으며 아직도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천일염을 사용해 장을 담그던 문화와 더불어 염장 기술도 발전했고 한국을 능가하는 염장법은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의 염장법으로 탄생한 자반 생선들은 종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다양하며 대표적으로 영광굴비와 안동 간고등어, 명태가 대중화되었고 여러 종류의 젓갈이 발달했으며 내륙지역에서 조리해 먹는 생선 요리도 여러 형태로 발전했다.
일제 강점기에는 그 맛에 반한 일본인들에게 남획되어 고급어종의 씨가 마르다시피 했고
원래 청어로 만들던 과메기는 일본인의 수탈로 어족이 고갈되어 꽁치 과메기로 변신하게 되었다.
이제는 김치의 맛도 보존할 수 있는 김치냉장고의 보급으로 사계절 내내 신선한 김치를 먹을 수 있게 되었고 기간에 따라 달라지는 독특한 깊은 숙성의 맛은 유일한 한국의 맛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김치와 장을 보관하는 숨 쉬는 용기인 전통 장독의 신비한 특성은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었고 발효 효과와 숙성된 맛의 차이가 다른 나라의 항아리와는 차별화된 기능이 입증되었다.
수없이 다양한 요리 종류만큼이나 만드는 방법 또한 복잡하고 까다로운 것이 한국음식이며 기름에 튀기고 볶는 조리가 기본인 중국음식이나 올리브유와 버터로 익힌 육류가 대표적인 서양요리의 제조방법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과정과 정성이 필요하다. 지역마다 다른 한국음식의 고유한 맛을 내는 것은 숙련된 요리사도 불가능할 정도로 요리의 방법과 과정이 다양하고 까다로운 이유는
5,000년 넘는 우리의 역사와 관련이 깊다. 우리의 대표적인 김장을 보더라도 추운 계절에 재배한 배추와 무를 사용하고 최상의 천일염을 선별해 재료를 절이며 햇빛으로 건조한 태양초 고추 가루와 지역마다 다른 젓갈을 사용하는데 숙성 기간과 저장 환경에 따라 맛이 다른 여러 종류의 젓갈을 지역의 특색에 맞게 선택하고 가정마다 다른 비율로 양념을 한 후 일정한 기간의 숙성을 거쳐야 비로소 완성이 된다.
제철 생선을 염장하고 건조하는 과정과 기간도 종류별로 다를 뿐 아니라 그에 따른 조리법도 다양하며 홍어를 잡아 삭혀 먹는 과정 역시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한국만의 독특한 방식이다. 잔치 상에 자주 오르는 돼지고기 편육은 그나마 제조기간이 다른 음식에 비해 빠르다 할 수 있고 생선살을 얇게 저며 전을 부치고 만두를 빚는 어만두를 비롯하여 채소의 속살을 파내고 다진 고기나 다진 생선살을 넣고 찜을 해서 먹는 전병 및 전통적인 순대를 만드는 방법과 두부와 묵의 제조과정은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생일에 미역국을 먹는 관습과 아기를 출산하고 산모가 먹는 한국의 전통인 미역국문화는 2012년 미국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에서 ‘From my mother’s mother. 우리 엄마의 엄마로부터‘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미역국과 어머니에 대한 스토리를 주제로 공연되기도 했다.
바다의 포유동물인 고래가 새끼를 낳고 미역을 뜯어먹는 다큐멘터리를 보면 미역에 포함된 다량의 칼슘과 영양성분이 모유를 먹이는
산모에게 좋은 영양을 제공하는 것은 과학적 증명이 가능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숙성에 따른 제조과정이 유난히 길고 조리법과 가지 수를 헤아리기 힘든 다양한 요리가 한국에서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음식들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요리라면 불고기와 갈비, 비빔밥과 김치, 된장찌개를 꼽을 수 있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음식이며 한국음식을 좋아하는 외국인도 증가하는 추세라 하지만 음식의 유명세도 그 나라의 국력과 비례하는 이유로 동양 음식으로는 중국요리와 일본의 스시, 사시미, 테리야끼 소스처럼 해외에서의 국제적인 인지도는 형성되지 않았다.
전문적인 관점으로 본다면 어떤 나라이건 그 나라의 독특하고 고유한 음식의 맛은 그 나라 사람들의 입맛으로만 정확한 평가가 가능하다. 고추장, 된장의 깊은 맛과 설렁탕, 냉면의 고유한 맛을 외국인이 감지할 수 없고 네덜란드의 정통 치즈나 한 나라의 유명한 요리는 현지에서 유학을 하고 다년간의 경험을 쌓은 외국 셰프도 현지인의 실력을 따라잡지 못한다. 요리란 같은 종류의 재료와 동일한 레시피, 꼭 같은 순서와 온도, 시간을 들이더라도 동일할 수 없는 오묘한 섭리가 있는 기술이라 할 수 있으며 같은 유전자의 식자재도 수확되고 사육되는 지역의 자연환경에 따라 질이 다르고 보관과 유통의 변화에도 맛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조리하는 요리사의 노하우에 따른 특성으로 탄생하기 때문이다.
예술의 경지에 이른 세계 정상의 셰프들이 경연하는 국제적인 요리대회에서 셰프들은 장갑을 끼지 않는다. 장갑 재질의 화학성분이 음식의 맛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손 감각의 미세한 변화에도 음식의 맛은 다르게 반응하기 때문이며 일반인은 전혀 느낄 수 없는 맛의 차이를 마스터라 불리는 전문가의 혀는 감지해 낸다.
손맛으로 음식의 맛이 결정된다는 말이 있지만 요리사의 탁월한 미각과 후각을 통한 손의 감촉으로 음식을 만드는 것이고 최상의 요리는 최고의 재료와 요리사의 오감이 총동원되어 완성하는 예술작품이라 할 수 있다.
요즘은 나 홀로 가정이 늘고 결혼한 가정도 자녀가 둘 이상인 집은 흔하지 않다. 전업주부란 단어가 낯선 시대에 바쁜 생활에 시달리다 보면 시장에 가서 장을 보고 직접 요리를 해서 먹는 가정이 드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인지 모른다.
혼밥 문화가 증가하면서 마트나 편의점에서는 저렴한 1인용 도시락이 종류 별로 넘쳐나고 간편하게 데우기만 하면 되는 인스턴트 음식이 범람하는 세상이다.
아침을 함께 먹고 출근하는 가정은 TV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고 빌딩이 밀집해 있는 지하철역의 아침 풍경은 김밥과 샌드위치를 파는 상가의 코너를 연상하게 한다.
시대가 바뀌면 식생활도 변하는 것은 어느 사회나 동일하지만 젊은 세대의 입맛이 인스턴트 음식과 공장에서 제조하는 도시락에 길들여지는 현상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장 저렴한 음식이라면 짜장면과 햄버거를 떠올리게 되던 시대는 사라졌고 음식을 나누던 정겨운 문화가 식당에서나 가능한 세상은 미국 자본주의의 도시 현상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다.
생활수준의 향상과 함께 마땅히 증가하는 소비패턴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바뀌는 현상은 건강한 식생활에 역행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사회구조의 현실인지도 모른다.
좋은 음식이란 호화로운 식당에서 파는 비싼 음식이 아니며 공장에서 제조하는 포장식품은 더더욱 아니다. 건강에 대한 관심과 아름다운 몸매를 가꾸는 세대가 젊은 층 만이 아닌 오늘의 음식문화는 맛과 건강을 함께 생각하는 패턴으로 바꿔야 하며 아무리 바빠도 대충 한 끼 때우는 식사가 습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
환경이 파괴되고 공기의 오염은 갈수록 심해지며 진화된 바이러스의 출현이 속출하고
유전자 변형으로 생산된 곡식과 고기와 채소가 넘쳐난다. 그러므로 자신의 건강은 자신이 챙겨야 하며 후성유전학(epigenetics)의 3대 원칙인 좋은 영양공급, 질 좋은 수면, 규칙적인 운동을 실천하고 사는 것은 건강의 기본이라 할 수 있고
특히나 좋은 영양공급은 음식을 통해서만 섭취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음식에도 궁합과 조화가 있듯이 균형 잡힌 식생활은 건강을 보장한다.
자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제철음식 보다 더 좋은 명약은 없으며 찬란한 우리의 문화유산인 고유의 음식문화에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이다.
음식은 생명이고 요리는 과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