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모든 소식이 사람의 입을 통해서만 전달이 되었고 과거 정보의 교류가 가장 활발했던 공간은 시장이었다.
국가에서 정책을 시행하고 공표하는 장소 또한 시장을 중심으로 방(榜)을 붙였지만 교육이 부재되었던 과거에는 문맹률이 높아 관청에서 붙인 공고문을 읽지 못하는 서민들에게는 모든 소식이 구전으로 전해졌다.
세계 최초의 신문은 기원전 59년 로마에서 민중의 우상이었던 집정관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만든 악타 디우르나 포퓰리 로마니(Acta Diurna populi Romani)이다.
돌이나 금속판에 황제의 법령이나 재판 결과, 정치 의결 내용을 새겨 광장에 이틀 동안 게시했는데 이는 원로원 귀족들의 세력을 견제하기 위한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정치적 의도였다.
발 없는 말은 천리를 가지만 말이란 사람에 의해 전해지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없는 말이 붙여지기도 하고 중요한 핵심은 빠지기도 하며 와전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현상은 현대에도 마찬가지이며 방송사의 의도에 따라 차감되거나 확대되는 뉴스도 넘쳐나는 세상이다.
CNN 뉴스는 언제나 'Facts First'를 내세우며 사실만을 보도하는 뉴스를 강조한다.
세계적으로 선진국이 아닌 나라에서 방송과 언론은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하고 우리나라 또한 그러한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까닭으로 애청하는 뉴스 채널로 사람들의 정치적 성향이 구분되는 게 사실이다.
예전 정권 때 한 방송사의 뉴스에서 앵커가 "야당 얘기 많이 하면 시청률이 떨어진다고 PD가 다른 말하라고 하네요."라고 말을 하며 뉴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 뉴스 채널도 정권이 바뀌면서 이제는 정치적 농도가 많이 희석된 방송을 하는 것이 사실이고 정치 프로그램에서는 여당 인물 한 사람은 의무적으로 출연시킨다.
집회 현장만 쫓아다니며 박근혜 정부 비판하고 생쇼를 하던 한 코미디언은 정권이 바뀌자 몸값 비싼 강사로 돌변하더니 국장급이나 논설주간이 진행하는 황금시간대의 정치 프로그램 MC를 맡아 굵직한 정치인들의 토론을 진행하기도 했는데 코미디언이 진행하던 정치 프로그램의 제작사는 국영 방송사이다.
과거제5공화국 시절 전두한 대통령의 호는 '오늘'이었고 이순자 여사의 호는 ‘한편' 이란 말이 유행했었다.
뉴스를 시작 때마다 "오늘 전두한 대통령은...."으로 말문을 열고 대통령 동향의 보도가 끝내기 무섭게 "한편 영부인 이순자 여사는....."이란 멘트로 모든 뉴스가 시작했기 때문이다.
2002년 보스턴 글로브의 기자들은 22명의 성추문 사제들의 성범죄 행위를 취재, 보도하고 22명의 사제 외에도 90명의 사제들이 성범죄에 관련된 사실을 밝혔다.
보스턴 시민 40%가 가톨릭 신자였고 사건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개인이 아닌 가톨릭 교회와의 전면전과 같은 상황이었므로 많은 난제가 있었으며 완벽한 증거가 수집되고 증인들의 증언이 있었음에도 장기간 보도는 연기되었다.
시간이 지난 뒤 보스턴 글로브 팀의 보도로 인해 보스턴 추기경은 사임을 했고 교황청에서도 성명을 발표해야 했지만 언론의 역할도 거대한 권력 앞에서는 그 기능을 수행하기 어려운 법이다.
후에 보스턴 글로브의 사제의 성추문 취재 과정이 '스포트 라이트'라는 영화로 제작되어 2016년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과 각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0년 미국 육군 정보부 소속이던 브래들리 매닝은 이라크전에서 아파치헬기 조종사들이 민간인을 사살한 영상을 공개하고 위키리크스(Wikileaks)에 정보를 제공한 8개의 혐의로 35년형을 받고 수감되었다.
미국 시민들의 석방 시위와 청원으로 오바마 대통령 임기 중 청원이 받아들여져 2017년 5월에 석방되었고 2010년 이라크에서 사살된 사람들은 로이터통신 기자들과 민간인도 있었다는 사실을 밝히는데 엄청난 희생을 감수해낸 장본인이다.
요즘에는 보고 싶은 방송만 직접 선별해서 보고 뉴스도 보고 싶은 뉴스만 보는 시대가 되었다.
특히 유튜브 조회수는 수익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시청률을 의식하고 프로그램이 제작되지만 유튜브의 정치 프로그램은 지나칠 정도로 편향적인 정치 색깔이 매우 강하다. 반면 정치적 발언이 아니더라도 공영방송에서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고소당하고 법원 가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말은 가려서 해야 하고 몰상식한 행동에 대한 평가조차 출연자가 특정한 대상에게 직접적인 비판을 하지 않는다.
한 예로 무식하다'란 표현을 쓰면 진행자가 곧바로 방송에 적합하지 않은 내용이라고 지적하고 출연자는 사과와 함께 "무지하다.라는 표현으로 수정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경우를 가끔 보게 된다.
따지고 보면 ‘무식하다'와' 무지하다'는 꼭 같은 말인데 무슨 이유로 사과를 하고 말을 바꿔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법적으로 해석하면 다른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방송사가 정부의 눈치도 봐야 하고 시청자의 성향까지 가려서 방송을 내보내야 한다면 사실만을 보도해야 할 방송의 기능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방송이란 공정을 기해야하기 때문에 편파적인 방송은 삼가해야 하지만 토론 프로그램은 출연자의 서로 다른 의견을 듣기 위한 방송이고 서로 상반된 의견에 대한 판단은 시청자와 대중의 몫이다.
이러한 현상은 지상파 방송의 일관된 편성이다 보니 유튜브 방송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자신이 보고 싶은 편향된 방송을 자주 시청하다 보면 인지적 오류에 쉽게 빠질 우려가 있다.
즉 뉴스를 보면서 앵커의 말에 공감을 하고 100만, 200만이 넘는 조회수를 보면 유튜브 방송의 진행자의 말을 그대로 믿게 되며 사회 전반적인 여론이 이럴 것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정보란 사실 그대로의 상황이 전달되어야 오보를 피할 수 있으며 뉴스의 의도가 제작자의 성향과 주관이 반영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현재 한국의 TV 뉴스 채널은 보수와 진보로 나누어지고 유튜브 뉴스는 시청자가 보고 싶은 뉴스만 구독하기 때문에 양극화의 정서적 원인을 생산하는 곳은 다름 아닌 방송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을 움직이는 소프트웨어라 불리는 유대인은 금융 산업에 이어 미국의 모든 언론과 방송을 장악했다.
뉴욕 타임스, 워싱톤 포스트, LA 타임스와 워너 브라더스, FOX, MGM 외에 라디오 방송과 초대형 언론의 소유주가 유대인이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방송의 힘은 증가하고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세계 어디나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시대의 주역으로서 막강한 위력을 보유한 방송이 정권의 하청 기관이 되고 수익만을 내기 위해 방송을 만든다면 대중의 지탄과 여론의 뭇매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1997년 피어스 브로스넌이 제임스 본드로 출연한 007 시리즈 네버 다이(Tomorrow never Dies)에서 언론재벌이 세계를 지배하려는 야욕이 전개된다. 인공위성, 인터넷 통신과 신문, 모든 언론사와 TV 방송을 소유한 극 중 인물 엘리엇 커버는 자신이 장악한 언론매체를 이용해 3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기 위해 레이다를 교란하여 중국의 영해로 영국의 구축함을 진입시킨 후 중국의 전투기가 영국 구축함을 공격하는 교전 상황을 만들고 영국과 중국의 전쟁 상황을 자신의 통신망을 통해 전 세계에 방송한다.
세계의 지도자가 될 망상을 실현시키려는 엘리엇 커버를 제거하기 위해 투입된 제임스 본드가 활약하는 스토리가 전개되고 아슬아슬한 장면이 연속되다 결국 제임스 본드의 승리로 영화는 끝이 난다. 허무맹랑해도 언제나 그렇듯이 흥미진진한 진행과 화려한 볼거리가 많은 007 오락 영화지만 한편으로 실현 가능한 각본이며 근거 없는 소재는 결코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권력의 중심에서 작정하고 레이다를 교란한다면 국가 간의 무력 충돌은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며 통신망을 장악한다면 권력이 의도대로 언론과 방송을 통제하는 것 또한 가능한 일이다.
"어차피 대중은 개, 돼지입니다. 적당히 짖어 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것입니다."라는 대사로 화제가 되었던 영화 '내부자'는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 이경영 등의 호화 배우가 출연해 흥행에 성공했고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라는 논란이 많았던 영화이다.
대통령 후보, 재벌, 언론의 중심인물이 모여 정권을 창출하려 하지만 검사 조승우와 조폭 보스 이병헌의 활약으로 세 인물의 야망은 좌절되는 스토리이다.
실화가 아니라 하더라도 권력과 재벌, 언론이 합세하여 경제와 언론을 함께 통제한다면 정권 창출은 어느 나라에서도 가능한 것이다.
실제로 윌리엄 매킨리(William McKinley)를 미국의 25대 대통령으로 만든 장본인은 석유왕 존 데이비슨록펠러, 강철왕 앤드류 카네기, 금융 자본가 JP 모건이었으며 이들이 매킨리에게 제공한 정치 자금은 1896년 대선 당시 1,200만 달러가 넘었고 윌리엄 맥킨리 대통령의 대선 자금의 총액은 1,500만 달러였다고 기록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돈과 정보는 세상을 만드는 가장 중추적인 원동력이며 현대사회의 보다 빠른 정보는 정치와 경제를 좌우하는 강력한 무기이다.
모든 사람에게 정확한 정보만을 신속하게 제공해야 할 언론과 방송이 권력의 하수인으로 경제적 가치만을 추구한다면 정상적인 세상은 존재할 수 없다.
이미 한국의 국영 방송은 정부의 하청 기관이 되었고 민영 지상파 방송도 정부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흔히 요즘 젊은 세대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들을 한다.
그러나 기성세대도 젊을 때는 그런 말을 들었고 그 윗세대도 마찬가지이다.
시대가 변하면 문화와 정서가 달라지는 현상은 순리라 하지만 인터넷 세대의 투명한 세상은 수많은 정보를 통해 사람들의 시야와 사고를 변화시켰고 이러한 변화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을 앞지르는 속도로 전개되기 때문에 긍정과 부정의 대립은 갈수록 가중될 수밖에 없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그러므로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정보를 전달하는 언론과 방송의 역할은 언제나 사실만을 신속하게 보도해야 하며 여과되지 않은 생생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국민과 대중이 원하는 뉴스는 방송사의 논평과 비판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사실과 진실임을 잠시라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아울러 경제가 어려운 만큼 대중의 정서를 긍정적으로 주도해야 할 의무는 언론과 방송의 몫이라는 자명한 사실을 모든 매스미디어는 명심해야 하며 하루빨리 실종된 방송통신위원회의 진정한 역할이 제 자리를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