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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니버스 Sep 30. 2024

메모하는 습관부터
기록하는 사람까지

꾸준히 적게 되다

현대 사회에서 메모와 기록은 단순한 기억 보조 도구를 넘어서, 일상을 정리하고 삶을 발전시키는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메모를 통해 우리는 일상의 작은 순간들을 붙잡고, 기록을 통해 그 순간들을 의미 있는 경험으로 축적할 수 있다.

군대에서 처음으로 자기 계발서를 접하면서, 메모와 기록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되었다. 그전까지는 전혀 알지 못했으며, 가끔 특정 상황에서 필요하면 사용하는 도구로 알고 있었다. 선택을 할 수 있는 도구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필수 도구였다. 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선택권이 없다고 생각한다.


메모는 군대에서 독서를 하면서 수첩에 가볍게 메모를 함께 하는 것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독서를 하면서 인상 깊었던 문구나 떠오른 생각을 수첩에 적기 시작했고, 이는 점차 나의 일상에서 중요한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어디를 가더라도 메모장을 들고 다녔는데, 여름에는 이것 때문에 주머니 근처에 땀이 더 차기도 했다. 너무 더울 때는 가지고 다니기가 어려웠지만, 가급적이면 휴대하려고 노력했었다.

시간이 흘러 메모하는 습관은 완전하게 정착되었고, 제대할 때까지 2.5개의 수첩을 채울 수 있었다. 간략한 메모를 선호했기 때문에 한 번에 메모를 많이 하지는 않았고, 그래서 수첩을 많이 쓰지는 않았다.

군 생활 중에 간혹 야외에서 여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일이 있기도 했는데, 나는 할 것이 없으면 수첩을 펼쳐서 훑어보고 생각에 잠기는 것을 즐겼다. 여유롭게 자연을 보면서 생각에 빠지면 그만한 힐링이 없었다. 복잡한 생각 정리는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기록은 군대에서 읽은 책의 내용을 정리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외에도 군 생활 중에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것이 많기는 했지만, 나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무엇을 기록해야 할지도 잘 몰라서 하지 못했다.

옛날로 돌아갈 수 있다면, 군 생활을 통째로 기록하고 싶다. 6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머물렀는데, 기억이 일부에 그치는 것은 아직도 아쉽게 느껴진다.

읽었던 책에 대한 기록은 책을 다 읽을 때마다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자주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했었고 전역할 때까지 이어갈 수 있었다.


독서를 중심으로 메모했기 때문에 전역 후에는 메모를 하기가 어려운 환경이 되었다. 회사 생활이 바빠서 책을 읽지 못했고, 이에 대한 메모 또한 거의 할 수가 없었다. 대중교통에서도 시간은 있었지만 사람들에 치여서 오고 가느라 출퇴근 시간에는 여유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메모와 기록에 대한 중요성은 겪어봤기 때문에 항상 잘 알고 있었다. 이때 회사 생활을 기록했으면 좋았겠지만, 거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대신 일상생활 속에서 까먹으면 안 되는 것들을 포스트잇이나 핸드폰 메모장 등에 기록해서 기억하기 위해 노력했다.


2019년도에는 운동하기 위해 헬스장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내가 이전에 했던 같은 운동의 횟수가 자꾸 헷갈려서 이때부터 운동에 대한 기록을 하기 시작했다. 어떤 운동을 했고 몇 세트를 몇 개씩 했다 이렇게 간략하게 적고 항상 이전보다 무겁게 많이 하기 위해 노력했었다.

가볍게 시작한 운동 기록은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처음에는 핸드폰 메모장을 이용했고, 지금은 운동 기록 전용 어플을 통해 기록하는 중이다.

머리로 모두 기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하루는 쉽고 날이 갈수록 어렵다. 호기롭게 시작한 암기는 대부분 나처럼 결국에는 어딘가에 기록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2021년 4월에 메모와 기록에 대해 소홀했음을 깨닫고, 필요성을 느껴 본격적으로 다시 적기 시작했다. 노션이라는 도구를 활용해서 가볍게 생각을 정리하기도 하고, 읽은 책에 대한 독후감을 길게 적기도 했었다.

그 이후로는 메모와 기록이 필요하다 싶으면 모조리 적으면서 관리하고 있다. 어플이 있어서 핸드폰으로도 적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유용하다고 느꼈다. 

운동 이외의 개인적인 기록은 모두 노션을 통해 하는 중이다. 책이나 제품 영화 등의 리뷰도 하고 있는데 이것들은 마니버스 네이버 블로그에 기록이 되어 있다.

다양한 항목을 적고 있는데 꾸준히 하고 있는 것도 있고 중단한 것도 있다. 예전에 적었거나 현재 기록 중인 것들은 다음과 같다.


운동별 세트 및 횟수

독후감

영화 감상기

제품 사용 후기

떠오르는 생각

여행 계획 및 후기

강의 내용 정리

일기

 

현재 이렇게 메모와 기록을 하고 있으며, 점차 범위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너무 많지 않나 싶을 수도 있겠지만 모든 것들은 내가 하고 싶을 때 원해서 하는 것으로 큰 부담이 없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독서 속 메모와 기록은, 내가 기록하는 사람으로 갈 수 있는 시발점이 되어 주었다. 내가 독서를 하면서 메모와 기록을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나는 이후에도 별로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것은 모두 내가 군생활을 하면서 장점을 확실하게 경험했기 때문에 나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할 수 있었다.

이처럼 독서를 하면서 아무 생각 없이 시작했던 메모와 기록이 내 인생에 많은 영향을 주었으며 기록하는 사람으로 이끌었다.

메모와 기록은 단순한 습관이 아닌, 삶을 변화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다. 짧은 시간 동안의 기록은 일상의 작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지만, 이 습관을 꾸준히 이어간다면 우리의 인생을 바꿀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 습관을 통해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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