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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죠앤 Oct 13. 2022

나의 숨겨진 예쁜 구석 발견하는 블로그

파트 3: 나 답게 그려본 인생 첫 그림, 600일 도전기

나의 숨겨진 예쁜 구석 발견하는 블로그 


“문제집을 풀어보는 게 더 낫지 않아?”


초등학교 3학년 기말고사 시험을 앞둔 전날 밤이었어요. 열심히 전과를 보며 공부하고 있었죠. 

읽고 또 읽었던 지라 머리속에 내용이 다 담겼어요. 이렇게 다 외웠으니 무슨 문제가 나와도 다 풀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이 충만했죠. 제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엄마는 말씀하셨어요. 


“문제를 직접 풀어봐. 외우기만 한다고 다 알겠어?” 


다 알고 있는데 문제는 풀어서 뭐하나 싶었죠. 난 다 외웠으니까 괜찮아! 자신만만 해하며 잠자리에 들었어요. 시험지를 받았는데 열심히 외운 게 하나도 생각이 안 났어요! 진땀 흘리며 헤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나중에 채점된 시험지와 문제집과 비교해보는데 세상에나. 문제집에 있는 유형과 비슷하게 출제가 되었지 뭐 예요! 실제로 문제집 한 장이라도 풀어 본 경험이 있었다면 이렇게 소나기 내리는 시험지는 아니었을 텐데…


30여년전 경험인데 아직까지 또렷하게 기억나요. 

다 안다고 착각하는 지식과 직접 부딪혀보는 현실은 다르다는 사실을 이미 10살에 배웠었죠. 사회생활 하면서 이런 경우 많이 겪게 되지 않나요? 수많은 자료를 몽땅 외웠어도 클라이언트를 만나면 머리속이 백지장이 된 경험, 선배들에게 전수받은 노하우가 실전 작업에서는 몽땅 엉켜버린 경험… 

맞아요. 지식만 가득하다고 모든 문제를 풀어낼 수는 없죠. 직접 부딪히며 배우는 경험이 외우기만 하는 공부보다 값질 때가 많기도 하고요. 그렇게 체득한 경험은 쉽사리 까먹지도 않게 되더라고요. 


저에겐 블로그 글쓰기가 이와 비슷했어요. 내 생각을 글로 써보고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느껴보는 시간들이 곧 실전 경험이었죠. 머리 속에만 있는 이야기를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공간에 펼쳐 놓기도 하고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모임을 만들어내는 모든 과정들이 실제 문제풀이를 하는 것과 비슷했어요. 아니, 오히려 생생한 체험 학습이 되었죠. 

책과 강의를 통해서 ‘이렇게 저렇게 해보면 되겠네.’라고 생각했던 계획들은 실전에서 번번히 수정되기 일쑤였어요. 중간에 연락없이 사라지는 모임 멤버가 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고, 다른 분과 혼동해서 잘못된 메시지를 보낸 적도 많았죠. 제 머리 속에 이런 상황까지는 담겨 있지 않았거든요. 아마 하나하나 실제 경험을 해보지 않았다면 지식만 충만한 척척박사님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대단한 목표를 가지고 블로그를 한 건 아니었어요. 

실전 체험을 하며 배워 나가겠다는 포부가 처음부터 생기진 않았죠. 그저 작은 결심을 했어요. 

포스팅 500개를 채우겠다고요. 

물론 후기나 홍보 포스팅을 제외한 정말 ‘제 이야기’만으로요. 무슨 이야기를 써야 할지도 모르는 상태였는데도 무작정 이런 결심을 했어요. 과연 경력이 단절되어버린 나에게서 그렇게 많이 꺼낼 이야기거리가 있을까 스스로도 의문이긴 했지만 이런 결심을 했죠. 

내 이야기를 수 백 개 쓰는데 꿈의 한 조각이라도 발견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컸어요. 내가 찍어온 점들을 이어보면 된다고 책에서도 봤으니, 나의 점은 과연 무엇인지 직접 써보면서 찾아보자 싶었죠. 그렇게 정리한 내 기록이 충분히 값어치 있다고 생각했어요. 대단하게 돈을 버는 수단이 되거나 유명한 사람으로 되지는 못해도, 아이에게 남겨줄 엄마 자서전은 되니까요. 


생각을 직접 글로 쓰는 시간을 통해 확실한 변화과정을 겪을 수 있었어요. 어떻게 든 이야기의 결론을 지어야 하잖아요? 물론 그 누구도 기승전결을 따져 묻진 않지만 한 번 쓰기 시작했으면 제대로 마침표는 찍어야죠. 그래야 하나의 포스팅으로 완성되니까요. 제목, 본문, 결론의 틀에서 제 이야기를 쓰는 시간들이 많아지면서 점점 제 방향성이 뚜렷해졌어요. 제가 무엇을 좋아하고 하고 싶은지를 서서히 찾아가게 되더라고요. 


육아 이야기로 쓰기 시작했는데, 아이가 자라는 만큼 저도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을 발견했어요. 

아이의 총천연색 꿈을 보며 저도 제 꿈을 키우고 이루고 싶었죠. 아이 이야기가 아닌 점점 제 이야기가 쓰고 싶어 졌어요. 차츰 제 생각과 꿈, 공부하는 내용을 적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꿈을 선명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죠. 
그 전의 저는 말 줄임표와 쉼표만 가득한 상태였다면, 조금씩 마침표와 느낌표가 많아진 사람으로 변하게 되었어요. 아무리 책을 봐도, 좋은 동기부여 영상을 보아도 채워지지 않던 1% 자신감이 블로그 글쓰기를 하며, 열심히 실전 경험을 쌓으며 생기기 시작했죠. 


그렇게 블로그는 제 ‘실전 문제집’이 되어 주었어요. 직접 써보고 눈으로 재확인하며 사람들의 반응을 보며 그 다음으로 넘어가도 될지, 혹은 다시 복습을 하는 게 좋을지 계획할 수 있었어요. 실수한 경험의 기록은 오답노트로 남아주었고, 잘한 점은 좋은 예시로 남아주었죠. 저의 여러 모습을 발견해주게 도와주는 친구이자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주는 연습 상대였어요.


포스팅 500개를 채워보자는 결심은 1년 내에 이루어졌어요. 

하나 둘 포스팅이 쌓이면서 블로그에서 모임을 열어 보기도 하고, 강의를 해보기도 했어요. 

모르는 사람들과 줌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요. 또 유튜브 인터뷰도 해보고 자기계발 에세이에 한 사례로 담겨 지기도 했죠. 이 모든 결과물이 블로그에 제 이야기를 기록하고 쌓아갔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발표 울렁증에, 늘 뚜렷한 주장을 펼치지 못했던 저를 한 발이라도 나아갈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 되어주었죠. 


꿈의 한 조각이라도 찾을 수 있을까 싶었던 막연함은 확신으로 변했어요. 그림 그리고 글 쓰는 엄마라는 정체성을 갖게 되었고, 내 캐릭터를 개발해서 제품도 만들고 사람들과 성장하는 모임을 하겠다는 뚜렷한 꿈도 만들 수 있었어요. 처음의 목적을 이루었다고 해서 블로그를 멈추진 않았죠. 여전히 열심히 실전 문제를 블로그에서 풀어가며 연습하는 중이랍니다. 


거울을 볼 때면 어느새 나이 들어 주름지고 기미 가득한 모습만 보게 되죠? 하지만 블로그에서는 내 못난 모습을 발견하는 게 아닌 숨겨진 ‘예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요. 내 안에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끝없이 발견할 수 있는 마법의 공간이 아닐 수 없답니다. 

나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차곡차곡 쌓아가 보세요. 쓰면서 나의 진짜 모습을 찾아가 보세요. 

내 안에는 셀룰라이트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이렇 게나 멋진 보석이 내 안에 있음을 발견하시길 바라요! 



1.블로그 포스팅, 매일 로그인부터 시작!


쉽게 쓰려면 사실 많이 쓰는 게 답이라고 생각해요. 많이 해봐야 익숙해지고 편해지겠죠? 몇 번 안 써보고 어렵다며 포기하게 되면 영영 그 허들은 넘을 수 없어요. 그렇다고 매일매일 몇 장씩 써보라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매일 로그인 하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매일 로그인해서 다른 글도 읽어 보고 한줄이라도 써서 ‘임시 저장’하세요. 자연스럽게 로그인하고 글도 보고 쓰는 루틴부터 몸에 익히세요. 일단 블로그에 대한 어려움부터 내려놓는 게 우선입니다. 


2. 내 앞에 사람 한 명 앉아있다 생각하고 쓰세요 


말하듯이 쓰라는 말 많이 들어 보셨죠? 중얼중얼 말하듯이 써보는 건 정말 도움이 많이 돼요. 작가주의 정신은 내려놓으시고 편하게 쓰세요. 앞에 내 이야기를 듣는 사람 한 명 앉아있다고 생각하시고요. 예전의 저와 같은 엄마가 제 말을 듣는다고 생각하면서 씁니다. 그러면 힘이 덜 들어가게 돼요. 있는 척하는 글이 아닌 편한 글쓰기가 될 수 있죠. 


3. 블로그는 내 온라인 가게


온라인 건물주라는 말이 많이 들리죠? 인스타그램, 블로그, 유튜브 모두 내 가게처럼 운영해서 나를 알리고 돈도 벌 수 있죠. 블로그는 월세도 나가지 않는 고마운 내 가게예요. 포스팅 하나 하나는 내 상품입니다. 그렇다면 내 상품을 어떻게 진열해볼까요?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실제로 내 가게에 손님이 찾아와서 내 상품을 보고 어떤 느낌을 받을지 상상도 해보시고요. 블로그를 하는 목적과 방향성이 어렵다면 가게에 비유해서 생각해보시면 좀 더 수월해 집니다. 


4. 인플루언서 안되면 어때요


블로그를 하다 보면 수많은 유혹에 시달립니다. ‘누구는 애드포스트(블로그 포스팅 내에 붙여지는 광고) 수익이 몇 십만원~몇 백만원이라더라’, ‘제품 협찬이 끊이지 않고 들어온다더라’, ‘방문자 수가 어마어마하다더라…’ 볼품없이 작은 내 블로그가 괜히 미워 보이죠. 그래서 더더욱 하는 이유를 명확히 하셔야 합니다. 이렇게 차곡차곡 쌓은 기록이 쓸모없기만 할까요? 적어도 내 인생 자서전은 되잖아요.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발자취를 선명하게 남겨볼 수 있어요. 이렇게 생각하면 인플루언서가 되지 않아도 기록해야 할 이유가 충분하지 않을까요? 


5. 진짜로 소통하기


블로그를 하다 보면 더 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봐주길 바라는 마음이 커지죠. 품앗이 모임처럼 서로 이웃 신청해주고 덧글 남겨주는 방법들도 많아요. 하지만 그 분들이 전부 진심으로 내 글에 공감할까요? 이름 그대로 ‘이웃’을 만들고 싶다면 내 관심사와 맞는 블로거들을 많이 찾아서 진짜로 소통을 시작해보세요. 무엇을 하든 진심이 오래 갑니다. 저는 10여년전 블로그를 통해 만난 분과 이제껏 소통하고 있어요. 서로의 힘듦을 나누고 성장을 응원하는 사이죠. 단순히 내 이웃 수를 늘리고 덧글 하나 더 받기위해 했다면 이러한 관계는 될 수 없었겠죠? 진짜 이웃은 마음을 나누면서 생기게 된답니다. 그러면서 블로그를 오래 하게 하는 힘이 되어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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