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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죠앤 Oct 13. 2022

여전히 똥줄타는날도 많지만 그럼에도(600일결산)

파트 3: 나 답게 그려본 인생 첫 그림, 600일 도전기

600일 결산


처음부터 600일이라는 시간을 목표로 두진 않았어요. 

어느 덧 내가 부지런히 ‘무한 삽질’해온 시간들을 세어보니 약 600일의 시간이 흐르고 있더라고요. 회사를 참 많이도 옮겨 다니며 진득하게 붙어있기가 쉽지 않던 제가 이렇게 오랜 시간 꾸준히 하는 일이 있었다는 사실이 스스로도 놀라울 따름이예요. 여러 일에 도전을 했다는 것도 대견하고, 무엇보다 돈을 쫓아다니기 보다는 정말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에 몰두했다는 점에서 제 자신의 변화를 볼 수 있었어요.


불과 몇 개월 전만 하더라도 무슨 일을 하든 돈이 중요한 기준이었는데 말이죠. 돈과 수익이라는 키워드만 있으면 두 눈이 번쩍 뜨여지던 저였어요. 하지만 부딪혀보면서 저를 알았죠. 재미없고 의미가 없는 일에 도무지 오래 붙어있지 못한다는 사실을 요. 어떻게 든 버텨내야만 한다는 진리도 잘 알죠. 그래야 돈도 번다는 것도 알지만, 그 이전에 재미와 의미가 있어야 그 다음 스텝을 간다는 제 성향도 파악하게 되었답니다. 차츰차츰 제 성격, 성향, 취미 등을 파악하게 되면서 우선 순위도 바뀌게 되었어요. 


돈이 아닌 제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이 1순위가 되었죠. 


조금이라도 잘할 수 있겠다 싶어 지면 일을 벌리는 무모한 용기도 자연스레 생기기도 했네요. 잠자고 있던 실행력 불씨에 불이 붙기 시작한 거죠. 그러자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가는 게 아까울 정도로 의지가 활활 불타오르게 되었어요. 


공부하던 초기에 아무 생각없이 냈던 개인사업자 상호명도 고민을 거듭해서 변경했어요. 

그 동안의 시간을 돌아보니 가장 큰 기쁨은 내 자신이 충분히 괜찮은 사람임을 발견했다는 사실이었어요. 

스스로의 가치를 인정해주자 자신감도 생기고 설레이는 하루가 만들어졌죠. 그동안 컨설팅을 하며 만나온 

오십여명의 엄마들도 충분히 그 자체만으로도 멋진 분들이었어요. 숨은 가능성을 찾고 로드맵을 그려보는 시간들은 저에게도, 그분들에게도 의미가 있었죠. 이렇게 나의 충분함을 알고 앞으로 나아가고 엄마들의 충분한 가치를 계속해서 찾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개인사업자명에 이 마음을 담고 싶었어요. 

그러다가 위너프 정연우 작가님의 '시간부자의 하루' 책을 읽게 되었죠. ‘이너프(충분함)’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오래 남더라고요. ‘그래! 이 단어구나!’ 싶었어요. '우린 이미 충분히 멋진 엄마'라는 의미를 사업자명에 담기로 했어요. 

그렇게 탄생된 이름이 바로 ‘미너프 마마(Me Enough Mama)’입니다. 

엄마가 되어서 더 멋진 삶을 살고 싶은 힘을 얻게 되었으니 엄마라는 단어도 꼭 넣고 싶었어요. 이렇게 사업자 상호명을 변경하고 통장도 발급받았죠. 온 마음을 담은 사업자를 만들고 나니 통장에 작지만 소중한 돈이 차곡 차곡 담기고도 있답니다. 


지난 600일의 시간을 돌아보면 아쉬움이 한 가득한 순간들이 참 많아요. 하지만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은 아니니 미련을 오래 갖지는 않으려고요. 실수를 바탕으로 어떻게 더 잘해볼지를 집중하는 게 더 생산적이라는 사실을 이제는 알거든요. 지금도 똥줄 타게 일이 꼬이거나 안 풀리는 경우도 있고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아서 한숨이 나오는 순간들도 있어요. 사람들의 반응이 예상과 다르거나 모임 중간에 연락이 두절되는 분들도 계시죠. 이상한 악플이 달리는 경우도 있고요. 그래도 이제는 남 탓하거나 핑계 대거나 하지 않아요. 안 되는 상황도 즐기면서 앞으로 계속 가면 나를 잡아줄 동아줄도 한 번씩 내려온 다는 사실도 알고 있거든요. 


무라카미 하루키 책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보면 마지막에 이런 구절이 나와요.

“내 묘비명 같은 것이 있다고 하면 이렇게 써넣고 싶다. 

작가(그리고 러너)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 


이 구절을 보며 무릎을 탁 쳤죠. ‘와 정말 멋있다! 나는 어떤 말을 남기면 좋을까?’ 싶었어요. 나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정의 내리고 내 삶을 어떻게 말할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해봤죠.


우아한 할머니 작가로 나이 들면 참 좋겠다 싶어요. 오랫동안 즐겁게 글 쓰고 그림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하루키처럼 제 묘비명도 한번 상상해봅니다. 


“작가(그리고 사업가). 적어도 끝까지 쓰고 그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


저는 지금까지의 600일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600일, 아니 6,000일을 계획해봅니다. 

여러분들의 앞으로 나날은 어떻게 펼쳐지게 될까요? 마음 속에 떠오르는 무엇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시작해보시면 좋겠어요. 현실 세계는 많은 제약과 조건이 따르지만 온라인에서는 열심히 하면 생존할 수 있거든요. 저도 해냈으니까요! 주저 말고 마음껏 저질러보고 시작해보는 시간들을 갖으시면 좋겠습니다. 


600일의 결산, 멈추지 않고 이렇게 지내왔어요

21년 2월~11월 육아모임

보육교사 자격증은 있지만 육아 전문가는 커녕 매일 머리 싸매던 엄마였죠. 더 나은 엄마가 되고 싶어서 운영한 모임이었어요. 제가 리더가 되다 보니 평소처럼 아이와 지내지 않고 더 나은 방법을 찾게 되는 좋은 효과도 있었답니다. 


21년 8월 전자책 [말로 때리는 부모, 말로 멍드는 아이] 

육아모임을 했던 경험과 지난 육아 시간을 한번은 정리해보고 싶었어요. 말로 아이를 때리던 부끄러운 과거 고백기이기도 하면서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을 담았습니다. 


21년 12월~22년 6월 브랜딩 블로그 모임

육아이야기를 포스팅하면서 늘 제 이야기를 쓰고 싶은 욕구가 있더라고요. 아이에게 가장 좋은 교육은 부모가 달라져야 한다는 것도 많이 느꼈고요. 자기계발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제 꿈도 생기게 되고 저만의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커지면서 브랜딩에 대한 책을 열심히 보게 되었어요. 자연스럽게 내 콘텐츠를 자유롭게 올릴 수 있는 블로그 모임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22년 1월~엄마 부캐 발굴 컨설팅, 좋아하는 일 찾기 100일 모임 등 

블로그 모임을 하다 보니 정작 무슨 이야기를 써야 할지 모르겠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안타까웠어요. 

제3자인 제가 보기엔 너무나 많은 이야기거리를 가지고 계시는데, 정작 본인들은 자신의 보석을 발견하지 못하시더라고요. 그 보석을 어떻게 든 꺼내서 보여주고 싶었어요. 원래 블로그 모임에 참여하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블로그 주제를 찾는 사전 컨설팅을 했는데, 이후 엄마들의 숨은 부캐를 찾는 컨설팅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좋아하는 일을 찾는 모임을 하고 있어요. 말만 들어도 설레이지 않나요?

내가 좋아하는 일 찾기.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내가 지내온 시간들을 찬찬히 돌아보면서

숨겨진 내 보석들을 발견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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