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행가J May 02. 2024

쌤, 쌤 어른인데 꿈이 있어요?

" 쌤, 쌤 어른인데 꿈이 있어요? 어른들은 보통 꿈을 직업으로 생각하던데 쌤은 이미 직업이 있잖아요. "



첫 책을 쓰고 나서 어떻게 하다보니 내가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이 알게 되었다. 매일 같이 단어시험과 문법개념으로 입씨름하던 선생님이 작가가 되었다고 하니 학생들은 적잖이 놀랬다. 토끼처럼 눈이 동그래진 아이들에게서 여러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 교보문고에 팔아요? 동네 서점에 가면 있어요? "

" 쓰는데 얼마나 걸렸어요? 어떤 이야기로 썼어요? "

" 진짜 쌤이 다 썼어요? "


그 중에 한 아이의 질문이 내 가슴에 콕 박혔다. 이제 12살이 된 그 아이는 티 없이 맑은 미소와 사랑스러운 애교로 늘 힐링을 선물해주는 아이였다. 



" 쌤, 쌤 어른인데 꿈이 있어요? 어른들은 보통 꿈을 직업으로 생각하던데 쌤은 이미 직업이 있잖아요. "

" 꼭 꿈이 직업은 아니야. 내 꿈은 되게 많아 "

" 우오~ 그면 어떤게 꿈이어야 해요? 쌤 꿈은 뭐에요? "


어떤게 꿈이 되어야 할까? 어른들의 꿈은 뭐가 되어야 할까? 한 번도 학생들에게 해 준 적 없는 이야기였다. 그저 좋은 직업, 원하는 직업을 갖기 위한 수단으로 높은 성적을 받아 유리한 대학에 입학하는 일련의 과정들만 알려줄 뿐이었다. 그것의 중요성을 강조할 뿐이었다. 그래도 그 때만큼은 그 아이들이 살아갈 훨씬 더 진일보하고 자유로운 세상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다. 어쩌면 나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구분할 수 있어야 돼. 먹고 살아야하기 때문에 직업도 분명히 있어야하는 건 맞지만 그것만으로 삶을 채우기에는 재밌고 신나는 일들이 세상에 너무 많아. 글 쓰는 게 좋아서 작가가 되고 음악이 좋아서 가수가 되면 행복하겠지만 오래가지 못할 수도 있어. 배고픔에 절여 살기에는 한 번 뿐인 삶이 너무 아깝잖아. 


그러니까 잘하는 일을 찾아 삶을 유지하면서 좋아하는 일로 행복함과 자존감을 유지하면서 살아야 돼. 그래서 내 꿈은 능력있는 자유로운 사람이 되서 행복하게 사는거야. 그러기 위해서 직업활동도 하면서 좋아하는 일은 글쓰기와 여행과 관련된 일들을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해보는 거지. "





이 여행의 끝에 뭐가 있을지 모르지만, 이 여행으로 달라지고 싶다.
이 여행이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출발점이 되면 좋겠고, 그렇게 만들 것이다.
나를 버리고, 나를 얻어오자.


-<퉁퉁 부은 눈으로 한국을 떠나다> 중에서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2762753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92939738&start=pnaver_0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