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생존
내가 이토록 인생에 호의적이었나, 새삼스러울 정도였다.
이유를 생각했고, 내가 전보다 강해졌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 니체 -
펜은 총보다 강하다고 했다.
아무 걱정없는 사람처럼 회식자리에서 웃고 떠들다가 털썩 주저앉은 지하철에서 만난 문장은
나의 정신줄을 꽉 붙들어주었다. 강해지고 싶다면 강해져야 한다.
15년지기 공무원친구의 푸념이 배부른 소리로 들려 못난 말이 튀어나려고 하는 걸 간신히 이성으로 눌렀다. 고1 때 만난 오래된 친구이지만 어느샌가 그녀와 대화를 할 때면, 그래도 너는 공무원이라서 좋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찬다. 살얼음 낀 맥주를 마시면서 질투 어린 말도 같이 넘겨버린다. 몇 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나는 공무원시험에 도전했을까? 해볼 걸 그랬나? 아무 의미없는 고민을 해본다. 맥주에서 아무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내 의지로 모든 것을 결정하기 시작한 20살때부터의 삶을 돌이켜보았다. 대학생활, 직장생활, X들, 세계여행.
그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오늘날의 나는 달라졌을까?
울고 웃었던 내 지난 날들이 몽글몽글 떠올랐다.
단호한 얼굴로 다가오는 세상 앞에 과거의 내 모습들은 환하게 웃고 있다. 돌이킬 수 없고 바꿀 수 없다.
아니, 돌이키지 않을 거고 바꾸지도 않을 것이다. 이겨내면 그 뿐, 소중한 내 추억들을 후회의 바구니안에 집어넣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남들 다 쉬는 휴가에도 도서관에 가고 책을 읽고 가지고 싶은 부富에 대해 공부한다. 평범한 직장인이었지만 마침내 원하는 것을 성취한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 세상에 나라고 못할게 뭐가 있나. 까짓거, 해보면 되지 뭐.
새벽에 일어나 미국 할아버지가 내뱉는 말 한마디에 초집중하고 ( 이 정성이면 서울대갔지 )
나와 비슷한 그들을 생각하며 글을 쓰며 ( 어디서 조회수가 터지는 건지 아직 모름 )
생존을 위한 필수공부와 내가 좋아하는 행위로 위안을 받으며 오늘도 살아낸다.
지금은 잠깐 힘들어도 언젠가 환하게 웃을 날을 맞이할 모든 분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