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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스 Jun 30. 2021

우리집 강아지가 탐험할 수 있는 시간

강아지 산책이 중요한 이유에 대하여

한국에 살면서 산책하는 강아지를 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렇듯 동물을 키우는 것, 강아지가 산책하는 것은 한국 사회에 보편적 문화로 자리 잡았다. 강아지에게 산책이란 단순한 운동이 아니다. 사회성을 길러주며 탐구심을 충족시켜주고, 함께 살아가는 인간과의 관계도 더욱더 끈끈하게 만드는 행위다. 때론 일상에 녹아있는 것에 많은 것이 내포되어 있기도 하다. 오늘은 강아지 산책이 어떤 의미인지 살펴보고, 더 나아가서 우리 사회에 강아지 산책은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놀이로서, 욕구 충족으로서의 산책

실내에 오랜 시간 있는 강아지는 지루함을 느낀다. 그 지루함이 커지면 동물에게 파괴적 행동(destructive behavior)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흔히 또 말썽 피웠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동물에게도 인간처럼 놀 거리와 탐구할 거리가 필요하다. 물론 집 안에서의 놀 거리도 중요하지만 가장 좋은 ‘놀기’는 산책이다. 산책을 통해 새로운 강아지를 만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궁금증과 탐구심을 충족한다. 설사 다른 사람이나 동물을 만나지 않더라도 동물이 남긴 냄새, 사람이 남긴 냄새만으로도 후각이 발달한 강아지에게는 완벽한 놀이터가 된다. 그뿐만 아니라 밖에서 이것저것을 보며 시각적 욕구를 충족하고 이런저런 소리를 들으며 청각적 욕구도 충족할 수 있다. 이런 욕구가 충족된 강아지는 집에 돌아와 지쳐 잠이 들던가 보다 안정적인 상태가 될 가능성이 커진다.


사회화의 일원으로서의 산책

만약 당신이 소심하거나 화가 쉽게 나는 강아지를 키우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 ‘산책’은 좋은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 산책을 통해서 강아지가 사람들을 믿고 신뢰할 수 있게 된다고 wagwalking 팀은 말한다.  자주 사람들을 만나며 다른 인간들이 자신을, 그리고 자신의 가족을 위협하지 않는다는 것을 차차 배워갈 수 있다. 시골에서 1m 목줄에 묶여 평생을 사는 개들은 사납고 무섭다는 편견이 있다. 많은 사람이 ‘품종 자체가’ 사납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 개들이 제대로 된 사회화 과정을 밟아 자주 산책을 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똑같이 사람을 보고 쉬지 않고 짖으며 가까이 다가가면 물어버리는 일이 발생했을까? 또한 그 사회화는 누구의 책임인가? 그 개들이 사회화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허락해 주었는가? ‘산책’은 동물의 성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행위’다.


동물의 건강뿐만 아니라 우리의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산책

스웨덴 Uppsala 대학 연구팀이 12년간 40~80세 약 340만 명을 조사했는데, 개를 키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률이 20%,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23% 낮았다. 게다가 독신이면 사망률이 33%,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35%까지 낮아졌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심장학회(AHA)는 개를 키우면 심장병 발생 위험이 줄어든다고 했다.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도 ‘산책’을 위해서 열심히 운동하게 되고 이런 규칙적인 운동 습관 덕분에 동물을 키우는 사람의 몸도 튼튼해지는 것이다. 만약 ‘산책’이라는 행위가 없었다면 동물을 키우는 것과 심장질환의 연관성은 크지 않았을 것이다. 심혈관과 관련된 것 이외에도 우울감, 당뇨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도 전해진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내는 산책

많은 사람이 밀집되어 도시에 살아가지만 사실상 ‘동네 친구’나 ‘마을 커뮤니티’ 같은 개념은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western Australia 대학의 연구진은 동물을 키우는 것이 커뮤니티에도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동물을 키우는 것이 커뮤니티와 무슨 관련이 있다는 것일까? 이는 ‘산책’과 깊은 연관이 있다. 연구진에 의하면 동물을 키우는 사람에게 아래 3가지 경향이 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서 더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길거리에서 만난 사람을 인정(acknowledge)하고 환대(greet)하는 경향  

    이웃과 호의(favour)를 나누게 되는 경향  

    이웃들을 만나는 경향  


생각해 보면 한국에서도 동물과 산책할 때 동네 주민과 더 많이 말하게 되고 동네 사람들을 더 많이 알게 된다. 또한 산책하며 알게 되어 강아지를 돌봐주기도 하고 더 나아가서 친한 친구가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더 연결될 수 있다. 옆집 사람과도 길게 대화해 보지 않은 우리 사회이기 때문에 개를 키운다는 것만으로 우리는 더 많이 대화하고 서로에 대해서 더 많이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과정 또한 ‘산책’이라는 행위가 없었다면 나오지 않았을 연구 결과다.


‘산책’하며 우리는 동물도 나도 우리 사회도 튼튼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반려동물 산책 앱 펫피의 블로그 소개 글에는 ‘반려동물복지는 산책부터~’라는 말이 쓰여져 있다. 산책은 정말로 강아지 복지의 첫 번째 단추로서 필수이며 이 행위는 우리 사회에 다양한 영향을 주며 현대 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산책하며 알게 된 주변 사람들이 있다면 댓글에 여러분의 이야기를 공유해주세요.




글쓴이: 이권우

2012년 부터 동물과 관련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수 많은 유기동물 보호소에 가보았고, 동물과 관련된 행사를 여러차례 기획했습니다. 2017년 부터 2019년까지는 한 동물권 단체 직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이후 호주에가서 초원 위 동물들을 만났습니다. 올해 1월 말 한국에 귀국하여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들며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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