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20일 (수)
오늘은 이 플레이리스트를 듣고 돌아다녔는데 함께 들으면서 읽어보실래요?
저는 지금 베를린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호텔 옥상 스카이 바에서 진저 레몬 에이드를 마시며 사랑하는 노을 앞에 마주 앉아 글을 쓰고 있어요. 눈을 감고 손가락으로 아무 데나 찍어도 제가 좋아하는 고운 색이 있는 이 하늘을 한 겹 벗겨내 이불로 덮고 자고 옷을 지어 입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 순간 저는 세상에 부러운 것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이렇게 멋진 바가 있다는 걸 알고 예약한 건 아니었는데 수수한 호텔에 이리 멋진 바가 있다니요. 이 하늘이 베를린이 제게 주는 선물 같이 느껴집니다. 제가 높은 곳에서 풍경 보는 걸 정말 좋아하거든요. 첫날 저녁부터 이런 곳이 있는 걸 보고 가보니 문이 잠겨있어서 리셉션에 물어봤어요. 오직 수요일에만 하는 바라는 거예요. 급하게 제가 언제 떠나는지 달력을 봤는데 저 딱 목요일에 체크아웃하는 일정이었어요. 가장 의미 있는 마지막 밤에 바를 이용할 수 있는 거였죠. 정말 모든 게 착착 맞아떨어졌습니다. 행운이지요.
하루가 다 나를 위한 것처럼 술술 풀리는 날이 있는가 하면 이상하리만큼 엉뚱하게 흘러가는 날도 있습니다. 저도 이 노을을 보기 전까지는 참 웃기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오늘은 시간을 좀 역순으로 이야기해볼게요. 포츠담과 겨룰만한 베를린의 명소로 Wannsee라는 곳이 있는데요. 이름은 see지만 독일어로 '제'는 보통 호수를 의미합니다. 베를리너들의 여름 피크닉 장소로 유명하고 호수이지만 해변 같은 모래사장 스팟이 있어요. 그곳에 가자고 대충 생각하면서 S반을 타고 어제와 같은 방향으로 갔습니다. 역에서 2L짜리 물과 시원해 보이는 레몬주스와 작은 초코 과자까지 하나 사서요. 독일어로 얼마인지 말해준 걸 알아듣고 제 금액을 잘 내고, 큰 물병을 들고 피크닉을 가는 길. 좀 현지인 같아서 뿌듯한 맘으로 땀을 줄줄 흘리면서 기차를 탔습니다.
전 여행할 때 뭐가 있다 정도만 듣고 보고 구글맵에 쳐볼 뿐 누군가의 여행 코스를 찾아보는 건 피하는 편입니다. 스포일러 같아서 정보를 찾아볼 땐 눈을 반쯤만 뜨고 핵심 포인트 글만 읽고 사진도 되도록 대충 보고요. 동영상은 절대 보지 않습니다. 기차에서 잠깐 찾아보니 유람선을 탈 것이 아니면 Wannsee 반제 역이 아니라 하나 전 역인 Nikolassee 니콜라스제 역에서 내려야 한대요. '아 그렇군, 거기서 내리자' 생각했는데 굼뜬 몸과 마음 때문에 내리는 걸 놓쳐서 결국 반제 역에서 내렸어요. 그럼 온 김에 배를 타자 했더니 4시 반까지 밖에 안 해서 닫았더라고요. 걸어서 원래 가려던 비치에 가려고 호숫가 쪽으로 내려갔습니다. 당연히 한강처럼 물 따라가면 저쪽이 나오겠지 했는데 호수가 보이자마자 길이 끊겼어요. 오늘도 유럽엔 폭염 경보가 떴고 체감상 어제보다 더 더웠거든요. 돌아서 나갈 길이 까마득해 보여서 그냥 아무 데나 앉아서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책을 읽었어요. '여기서 보는 호수나 저기서 보는 호수나 같은 곳이다.' 하면서요. 그러는 동안 저같이 생각한 사람들이 한 다섯 팀 정도 더 지나갔습니다. 어떤 커플은 막힌 길을 보고 절망을 하면서 서로 어깨를 토닥거리며 돌아갔고 몇몇은 저처럼 그냥 앉아서 쉬더라고요.
미리 모든 정보를 알았다면 더 멋진 하루가 되었을까요. 누군가는 그런 여행을 선호하지만 저는 그냥 이런 게 좋더라고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제가 직접 정보를 알게 되는 방식이 좋아요. 잘못 내리고 애써 간 곳은 문을 닫고 먹고 싶은 거 못 먹어도 '그럴 수 있지 여긴 이렇구나' 하면서 급히 동영상을 찍어서 다른 사람들을 향해 정확한 정보를 막 알려주는 제가 웃겨요. 저는 열두 살, 열한 살 차이나는 언니들이 있는데요. 언니들이 어릴 때 친구이기보다는 엄마 같은 역할을 많이 해서 누가 '그렇게 큰 터울 자매가 있으면 어떠냐'라고 물으면 '엄마가 세 명이었다'고 간단히 답해줍니다. 특히 큰 언니는 제가 더 쉽고 편한 길을 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저 중고등학생일 적에 이것저것 조언(이라고 쓰고 그 당시에는 간섭이라고 느꼈어요, 언니 미안 고마워 사랑해)을 많이 주었는데요. 그때 제가 '나의 경우는 다를 수 있지 않냐'며 '이대로 가면 별로이게 되더라도 내가 겪어보고 느끼게 둬'라고 말했던 게 오늘 얼렁뚱땅 이상하게 흐르는 시간에 갑자기 떠올랐어요. 저 어쩌면 시행착오를 즐기는 사람인가 봐요. 좀 변태 같은데 당황과 실망에서 오는 깨달음이 꽤 즐거워요 저는.
나무 밑에서 책을 한참 읽는데 자꾸 개미랑 정체 모를 형광 연두벌레가 저에게 달려들어서 결국 일어났어요. 제가 야외 자리 식당 좋다고 했는데 단점이 하나 있다면 벌, 참새, 까마귀, 파리 등 세상 자연에 있는 친구들이랑 신경전 하면서 먹어야 한다는 거예요. 유럽 사람들은 어떻게 맨몸으로 잔디에 흙에 턱턱 누워서 낮잠을 자는 걸까요. 전 자꾸 제게 올라타는 개미들 딱밤 먹이느라 정신없는데 다들 평온하게 자고 있잖아요. 전 자연을 좋아한다면서 자연에 있는 것들이랑 신경전을 하는데 말이에요.
여기까지 왔으니까 바다 같은 호수를 한번 보고 싶어서 힘을 내서 일어났어요. 다시 S반을 타고 한 정거장 가서 한 20분 걸어 들어가는데 수영복 차림의 사람들이 벌겋고 축축하게 나오는 걸 마주 보며 걸어가니까 되게 설레더라고요. 그냥 호수만 있는 게 아니라 짐 검사를 하고 들어가는 그럴듯한 입구가 있던데요. 여기서 한참 또 앉아서 노을 지는 거 봐야지 하며 신나게 가방을 열어재끼면서 '어서 보세요~!' 하는데 갑자기 검사하시는 분이 뭐라 뭐라 하면서 못 들어간다고 문 닫았다고 하는 거예요. 폴리 짜이, 폴리 짜이 하는 말은 들려서 경찰? 하고 뒤에 있는 독일 청년에게 뭔 일이냐 물어보니 누가 마약을 팔다 걸려서 경찰이 오고 있다고. 그래서 여기 일시 폐쇄한다고 하는 거 있죠. 안에 있던 사람들도 다 내보내고요. 세상에 이게 무슨 일인지. 왜 하필 나 도착하자마자 문을 닫나 했어요. 어떤 놈이 물놀이하는데 마약을 팔았는지.. 뭐 어쩔 수 없지 하고 돌아서 다시 숙소 근처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저는 반제 호수는 생뚱맞은 부분만 보고 제일 예쁜 곳 입구에서 돌아선 사람이 되었답니다.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고 웃겨가지고 뭐 이런 일이 다 있냐 했죠. 노래 부르면서 반쯤 남은 물을 막 치키 차카 흔들면서 걸어왔는데 조금 민망해진..
근데 제가 수요일에 스카이 바가 열린다는 걸 잊고 있었는데 돌아와 보니 이미 여러 사람들이 즐기고 있는 거예요. 제가 그 비치에 들어갔다면 까맣게 잊었을 단 하루의 바를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들을 모아둔 풍경을 보면서 애정 담은 글을 쓰고 있다는 건 축복 같은 일이잖아요. 어떤 실망은 기회가 되기도 하나 봅니다.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가려던 곳을 못 들어갔지만 그게 아니었다면 못 봤을 풍경. 다 이유가 있었던 거 같은 느낌. 트루먼쇼적 전개가 아닌가요. 운명적이지요. 저는 세상은 내가 행하고 생각하는 대로 바꿀 수 있는 곳이라고 믿으면서 이렇게 기막힌 행운을 만나거나 작은 불행을 겪을 때는 선택적으로 운명을 믿습니다. 그러면 좀 짜증 나고 아쉬운 모든 걸 '그럴 수 있지'하고 넘어갈 수 있게 되거든요. 다 행복해질 운명이었다고 믿는 거예요.
>> 자세히 보면 대왕 까마귀가 퇴식 바구니 뒤지는 중...
아침에도 올덴부르크에 비싼 돈 들이더라도 가보냐 마냐 끝까지 고민하다가 그건 솔직히 미련을 넘어선 집착이다 생각이 들어서 그냥 두고 평범하게 베를린을 더 즐기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5일째 있다 보니 베를린을 다 봤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어떤 음식점을 찾아가면서 조금이라도 이 도시를 다르게 보고 싶어서 눈앞에 있는 라임 자전거를 빌려봤습니다. 동네에서 카카오 바이크 타던 경력을 살려서 조심조심 탔어요. 역시 걸어야만 보이는 풍경이 있고 자전거로만 보이는 풍경이 있었습니다. 쭉쭉 나가는 자전거를 타고 어느 뒷골목에 자전거 도로도 보고요. 자전거 타는 베를리너들의 모습도 봤지요. 버스, 트램, S반, 자전거 골고루도 탔네요. 자전거는 10분 탔는데 6유로 넘게 나와서 약간 당황했지만요. 좋은 시도였습니다. 또 이렇게 새로운 모습이 남아있는데 제가 겨우 며칠 봤다고 다 봤다고 생각한 게 오만 같아 부끄러웠습니다. 나름 가장 오래 체류해본 나라를 조금 길게 여행하면서 첫날 다짐한 것이 있는데요.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전체를 한 범주로 퉁치지 말고 조금이라도 다르고 새로운 부분을 찾아보자'는 것이었습니다. 함부로 '아 이건 저거랑 비슷한 거네' 하고 더 세심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해버리지 말자는 마음이었어요. 간사하게 금방 잊고 이 크고 멋진 도시를 잠시 퉁쳐버렸지만요. 그래도 용기 내서 해본 작은 시도로 금방 편견을 깨버렸으니 다행이에요.
'베를린에서 러닝 하기'는 제 올해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습니다. 더 정확히는 마우어 파크에서 러닝 하기였는데 예전에 <비긴 어게인> 독일 편에서 마우어 파크에서 버스킹 기계 훔쳐가는 거 봐서 그런가 어쩌다 보니 아직 마우어 파크는 안 갔어요. 어디든 떠나기 전에 단 20분이라도 뛰어보고 싶어서 스카이 바에서도 알콜 없는 소프트드링크를 마셨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지치고 볕이 뜨거우니 해가 완전히 지는 타이밍을 기다렸어요. 노을을 보며 글을 쓰다 잠시 멈추고 가져온 운동화를 처음 꺼내서 신발끈을 꽉 묶고 나가봤습니다. 나이키 러닝 가이드를 들으면서 슈프레 강변을 따라 천천히 뛰었어요. 오랜만에 달리는 건데 몸이 가벼웠어요.
저는 5월부터 달리기를 시작해서 아직 3킬로 정도만 뛰어요. 그만큼이 여기에선 어디까지일까 궁금하더라구요. 늦은 밤 신나게 술을 마시는 사람들 사이를 천천히 달려서 바람 한 점 없어서 까만 비닐봉지 같은 강물을 따라 쭉쭉 갔습니다. 밤이라 좀 무서우려나 했는데 사람이 많아서 무섭지 않았구요. 공평하게 어두우니까 제가 이방인인 게 잘 드러나지 않아서 편했어요. 그렇게 달리니까 베를린 돔과 티비탑과 여러 박물관들이 금방인 거예요. 노을 지는 시간대만 구경하고 완전한 밤이 된 모습은 못 봤는데 달려가서 결국 그것까지 보고 왔습니다. 이 러닝을 하면 가슴이 벅차겠지 생각했는데요. 오히려 정말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 러닝이었고 역대 가장 몸이 가벼웠던 러닝이었습니다. 기록도 가장 좋네요. 멋진 풍경이라고 지나치게 교훈적이지 않고 가장 가벼워지기만 했기 때문에 더 맘에 들었어요. 30분 정도 3킬로 정도를 뛰고 걸어서 돌아오니 마음도 가벼워져 내일 크게 아쉬움 없이 다음으로 갈 수 있겠더라고요. 이제 집 근처 공원을 달릴 때 이 풍경이 기억나겠죠? 만 오천 보를 걷고 다시 나가 30분을 더 달린 저를 자랑스러워하는 건 오만이 아니겠죠. 그렇게 마지막 밤이 갔습니다.
14일이나 매일 글쓰기를 하면 제 한계가 다 드러날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덕분에 혼자라 밤늦게까지 밖에 다니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기로 한 것이 하나도 아쉽지 않습니다. 집에 들어가 이야기보따리를 풀 생각에 즐거우니까요. 저는요. 이 세상에 '나만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또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도 많지는 않다고 생각하고요. 이 두 가지를 알기 때문에 당신도 언젠가 할 수 있는 평범한 여행을 들려주고 싶었어요. 또 지금은 할 수 없는 누군가도 낯선 세상을 알 수 있게 하고 싶었고요. 제 마음을 이렇게 대뜸 고백하는 게 아니라 글에 알아서 드러나게 만들면 좋을 텐데 아직 전 갈 길이 멀었습니다. 내일 또 그런 마음으로 구석구석 살피고 진심을 담아 편지를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의 질문]
- 운명적인 경험을 해본 적 있나요?
- 시행착오를 겪을 때 어떤 마음이 드시나요?
- 베를린에 온다면 꼭 해보고 싶은 게 있으세요?
- 여행할 때 정보를 어떤 방법으로 찾으시나요? 누군가의 후기를 보는 걸 즐기는지, 아니면 저처럼 최대한 모르는 게 많은 상태로 오는지 궁금하네요.
RE: [나니의 빨간수첩] 5. 운명을 믿으세요?
2022년 7월 21일 10:58
- from J
오늘도 글 잘 읽었습니다 나현 님!
저는 종합격투기 경기를 보는 것을 즐기는데요, (이 이야기를 하면 다들 의외라고 하더라구요?) 항상 의문이었던 점이 경기가 판정으로 가면 누가 봐도 한쪽으로 쏠린 경기더라도 두 선수 모두가 자신이 승리한 경기임을 확신하는 제스처를 하더라구요. 그걸 보면서 '아무리 낮은 확률이더라도 저런 제스처를 통해 판정단들에게 자신의 승리를 어필하는 건가?'라는 생각을 했는데 선수 인터뷰를 보니 그게 아니더라구요. 실제 경기를 뛴 선수들은, 수치적으로 아무리 자신이 많이 맞았더라도 때린 게 더 많다고 기억한대요. 선거철의 정치인들도 마찬가지인데 아무리 여론조사 결과가 자신에게 부정적인 지표를 던져주더라도 긍정적인 지표들만 과대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자신의 승리 가능성을 높게 본다고 하더라구요. 그만큼 인간의 인지 편향은 강력한 거겠죠.
저는 이런 인지 편향이 축복이 아닐까 생각해요. 뛰어난 영화감독의 덕목이 '무엇을 보여주지 않아야 할지'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인 것처럼 우리가 가진 뛰어난(?) 인지 편향이 우리가 무엇을 기억하지 말아야 할지 결정해줌으로써 운명을 만드는 것 같거든요. 더운 여름철 여행 갔을 때 느껴지던 답 없는 더위, 하루 종일 걸어 무거웠던 다리, 관광을 하느라 밥때를 건너뛰어 허기진 배, 외지인을 보는 시선에 위축됐던 마음보다는 여행 중 마주친 노을, 찬란했던 아침, 그리고 우연처럼 마주친 고마웠던 사람들이 내 마음속에 크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은, 그리고 그 보따리들이 모여 여행 중 운명 같은 순간이 되는 것은 다 인지 편향이라는 귀여운 친구가 준 선물이 아닐까요?
모든 순간순간을 찬란하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계신 나현 님에게도 인지 편향이라는 귀여운 친구가 운명이라는 선물을 더 많이, 그리고 더 자주 선사하길 바라봅니다. 그리고 그 선물을 바탕으로 지금처럼 좋은 글들을 공유해주신다면 한 명의 독자로서 그보다 더 행복한 일은 없겠죠.
지금 서울은 아침 비가 촉촉하게 내리고 있는데요, 나현 님의 여행 에세이를 보니 사무실 창 밖에서 내리는 비가 파리 호텔에서 창 밖으로 바라보던 비처럼 느껴지네요.
RE: [나니의 빨간수첩] 5. 운명을 믿으세요?
2022년 7월 21일 23:57
- from A
나니가 알려준 노래를 들으며 레터를 읽고 하루를 보냈어 그리고 또 노래를 들으며 답장을 쓰고 있어
좋다 정말 노래가 마음을 편하게 해. 이 노래들을 들으며 여행하면 경험한 순간들이 더 운명적으로 느껴졌을 것 같아. 공원에서 진짜 황당했을 것 같은데 덕분에 스카이 바를 본건 그건 정말 운명이 아니면 뭐야! 너무 운명적이고 낭만 그 자체,, 나 그런 거 좋아해 힣
억지 같지만 나 나니가 보낸 레터들 읽고 갑자기 용기가 솟아 올라서 패브릭 포스터를 제작했어!!! 나니의 레터가 나에겐 용기를 줄 운명이었던 거야. 고마워 당케 나니.
나니가 한국에 오면 들고 가서 짠하고 보여줄래 아직은 샘플이지만,,, 히히
- 운명적인 경험을 해본 적 있나요?
있어요! 소소한 경험도 있고 정말 가슴이 벅찼던 경험도 있었구요. 저는 주로 '내가 이 사람을 알게 된 건 운명이야...' 하며 생각할 때가 많아요ㅎㅎ..
- 시행착오를 겪을 때 어떤 마음이 드시나요?
신이시여 저에게 왜 이런 시련과 역경을... 하며 신 탓을 해요. 그리스 사람들이 자주 저렇게 했었다는 글을 보고 나서 아 나도 내 탓하지 말고 신탓 해야지!! 생각했어요 (천주교 신자)
- 베를린에 온다면 꼭 해보고 싶은 게 있으세요?
LP파는 곳이나 LP를 틀어주는 펍도 가고 싶어요! 독일인 친구도 사귀고 싶어요!
- 여행할 때 정보를 어떤 방법으로 찾으시나요? 누군가의 후기를 보는 걸 즐기는지, 아니면 저처럼 최대한 모르는 게 많은 상태로 오는지 궁금하네요.
주로 여행 책을 봐요! 사진작가들이 찍은 명소들을 가기도 하고, 몇 박 며칠 코스를 소개해주는 곳들 참고하기도 해요! 블로그 같은 후기는 주로 찾아가는 방법이나 문 여는 시간을 보기 위해 찾아봐요!
RE: [나니의 빨간수첩] 5. 운명을 믿으세요?
2022년 7월 23일 14:03
- from T
나현아
네 글을 읽으면서 주말에 혼자 카페 오는 일을 좋아하게 되었어 (지금도 아침부터 혼카페 크크)
지금 내게 너무 멀어보이는 유럽 여행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해주니
진짜 할 수 있을 것 만 같다! 너무 재밌는 일기 선물해줘서 고마워
첫번째 글은 양귀자의 모순이 생각나기도 하고 ㅋㅋ 안 읽어봤다면 꼭 읽어봥 :) 너의 독후감이 또 궁금하다.
고마워~~ 정말 멋지고 따뜻한 사람이다 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