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은화 Sep 26. 2023

잃어버린 꿀잠을 찾아서 0906

DAy 6. 밤에 우리는


“밤의 마성적인 침묵”  


“밤에는 침묵의 본성이 다시 강대해진다.”  -막스 피카르트 


“우리가 누구인지는 밤이, 우리가 누가 되어야 하는지는 낮이 가르치도록 하자!“ -토마스 트라이언


“어둠 속에서 침대에 누워 이전에 연구했던 형상의 주요 윤곽을 상상 속에서 다시 재구성하거나, 독창적인 사고로 고안해낸 주목할 만한 것들을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오, 주여 공포와 죽음과 슬픔의 증거인 밤이 왔으니, 저는 누워 침대에서 잠을 자야 하고, 그것은 이 삶이 끝난 뒤 제 육신이 쉴 묘지의 모습입니다. 당신의 거룩한 성령이 저를 인도하고 보호하고 안내하고 위로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양심의 두려움도, 악마의 공격도, 죄악의 유혹도, 육신의 방탕도, 안락한 나태도, 슬픈 꿈도 저를 괴롭히지 못하게 하소서.“ -W.F. (1609년)



불면증 때문에 산 책들이 있다. 막스 피카르트의 <침묵의 세계>, 로저 에커치의 <밤의 문화사> 그리고 한병철의 <피로사회> 그리고 이영준 작가의 <초조한 도시>이다. 


불면 때문에 밤을 복잡한 심정 속에서 보내며 밤에 대해, 밤의 시간에 대해 알고 싶었다. 그리고 그것을 다룬 책들이 역시나 있었다. 

밤을 깊이 보내고 있지만 밤에 대해서는 통 모르고 있는 나. 불면증은 알고 보면 자연스런 현상이긴 하다. 우리가 잠들 이유보다 잠들지 못할 이유가 더 많은 도시니까 말이다. 도시는 늘 초조하고 불안하고 위태롭다.  

  



누운 시간 (smart phone off): 1: 30 a.m.

기상시간 1차: 6: 45 a.m.

기상시간 2차: 8: 20 a.m.

success/fail: S

누운 장소: 안방

자기 직전 행위: mbc 라디오 배캠 선곡표와 푸른 밤 화요일 선곡표 체크 (몇몇 곡 재생목록에 추가)

                     홍범도 장군 관련 글 낭독(음성) 인스타 포스팅

수면도움 아이템: 온열 눈 마스크 사용 (20팩 도착) + 요가링 사용 (젠링, 머리와 목 근육 마시지 10분)

몸무게: 71.1 킬로




아침 기상 후 동네 뒷산 산책. 가본 적 없는 막다른 오솔길도 걸어봤다.

막다른 길이라 다시 돌아와야 했지만 비밀스럽고 아늑한 길이었다. 

그렇게 걷다가 벤치에서 쉬는데 아버지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침부터 뭐지?'


아버지가 내일 병원 가자 하신다. 걱정스러운 맘으로 여쭤보니 허리 디스크 수술을 추가로 받으셨으면 좋겠다 하신다. 역시나 한 두 개 신경을 연 걸로는 부족했던 거다. 이전에는 어떻게 참으셨는지 아버지는 정말 우리 집안에 가장이셨다. 생각할수록 마음이 무겁다. 


아버지를 위한 작고 가벼운 전기 자전거 구매를 가을에 생각하고 있다. 알아봐야겠다. 너무 비싸지는 않았으면 한다. 

 

돌아와 방 청소 후, (너무 늘어난 팬티 한 장과 때가 꼬질꼬질 낀 양말 두 켤레를 버린다.)

요가링(젠링)을 이용한 스트레칭 30분으로 오전 일과를 마무리한다.


아버지 통화로 걱정은 생겼지만 오늘은 그래도 애인이 사는 남양주에 놀러가는 날이다. 왠지 설렌다. 준비한 깜짝 선물이 있다. 내가 갖고 싶은 걸 그녀에게 주는 거라 (의사 물어본 적 없음, 갖고 싶단 뉘앙스도 느껴본 적 없음) 그냥 내가 설렌다. 제발 맘에 쏙 들었으면 한다. 제발!!!


작가의 이전글 잃어버린 꿀잠을 찾아서 0905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