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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태화 Feb 28. 2024

파리, 광주, 벨 에포크

오늘 문득

가본 적 없는 파리가 그리워졌다

     

도시를 비추는 나른한 햇살

낡은 건물 외벽을 타고 흐르는

한 시절의 눈물

     

이윽고 달빛이 물결을 감쌀 때면

가스등처럼 흔들리던 제법 세련된 가로등 안개 

    

그 거리의 어느 끝에선

사랑과 혁명, 사치와 굶주림이 공존했었다

     

사랑의 끝에선 이별이 있었고

이별은 고뇌를, 고뇌는 분노를

분노는 또 다른 사랑을 낳았을까

아니면 그저 잊혀질 안개에 불과했을까

     

광주의 어느 한구석에서 나는

가본 적도 없는 센의 도시

파리를 그리워하나

     

아니면 그저

우리가 흘려보낸 

한 시절을 그리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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