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를 부르면
자연스레 “응, 괜찮아”라는 말이 입에서 먼저 나왔다.
그게 배려라고 생각했고,
좋은 사람이 되는 길이라고 믿었다.
내 하루가 엉망이어도,
내가 힘든 순간에도,
상대가 부탁하면
나는 내 상황보다 그 마음을 먼저 살폈다.
그러다 문득,
나는 괜찮은데
왜 이렇게 지쳐 있을까,
왜 자꾸 속이 텅 빈 느낌이 들까
생각하게 됐다.
그건 아마,
늘 타인을 먼저 챙기느라
나를 계속 뒤로 미뤘기 때문이었다.
모든 부탁에 응답할 필요는 없다.
그건 차가움이 아니라,
내 에너지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다.
내가 모든 요청에 다 “그래, 알겠어”라고 말하는 사이
나는 점점 나를 돌보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언젠가
내가 무너졌을 때
그 많은 부탁들이
나를 안아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제는
“미안해, 지금은 어려울 것 같아.”
“그건 이번엔 도와줄 수 없어.”
그 말을
부드럽지만 분명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내가 나를 지키는 순간,
비로소 진짜 필요한 것에 힘을 쓸 수 있게 된다.
응답하지 않아도 괜찮다.
거절하는 건
내 마음을 돌보는 또 하나의 방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