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부탁에 응답하지 않아도 괜찮다

by 황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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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를 부르면

자연스레 “응, 괜찮아”라는 말이 입에서 먼저 나왔다.


그게 배려라고 생각했고,

좋은 사람이 되는 길이라고 믿었다.


내 하루가 엉망이어도,

내가 힘든 순간에도,

상대가 부탁하면

나는 내 상황보다 그 마음을 먼저 살폈다.

그러다 문득,

나는 괜찮은데

왜 이렇게 지쳐 있을까,

왜 자꾸 속이 텅 빈 느낌이 들까

생각하게 됐다.


그건 아마,

늘 타인을 먼저 챙기느라

나를 계속 뒤로 미뤘기 때문이었다.


모든 부탁에 응답할 필요는 없다.


그건 차가움이 아니라,

내 에너지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다.

내가 모든 요청에 다 “그래, 알겠어”라고 말하는 사이

나는 점점 나를 돌보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언젠가

내가 무너졌을 때

그 많은 부탁들이

나를 안아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제는

“미안해, 지금은 어려울 것 같아.”


“그건 이번엔 도와줄 수 없어.”


그 말을

부드럽지만 분명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내가 나를 지키는 순간,

비로소 진짜 필요한 것에 힘을 쓸 수 있게 된다.

응답하지 않아도 괜찮다.

거절하는 건

내 마음을 돌보는 또 하나의 방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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