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면 당연히 대답해 줄 사람

by 황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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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땐 몰랐어.

엄마라는 이름을 부르면,

세상 어디서든 돌아보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엄마.”

그 단어엔 습관처럼 안심이 따라왔고

어떤 상황이든 대답이 돌아오는 게

너무 당연했지.

때론 무심하게,

때론 짜증 섞인 목소리로 불러도

엄마는 늘 대답했어.

심지어 피곤할 때도, 마음이 힘들어도

내 목소리엔 늘 귀를 기울였지.

그런데

이제는 부를 수가 없어.

목이 메고,

가슴이 저려서.

그리고 무엇보다—

이름을 불러도

대답해 줄 사람이 없다는 걸

알아버렸기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그 이름을 부르지 않게 되었어.

아니,

마음속으로만 부르게 되었어.

불러도 돌아오지 않는 이름.

그런 이름이 있다는 걸

이제는 너무 잘 알아버렸거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가장 지칠 때

가만히 그 이름을 떠올리면

눈물이 나지만

조금은 살 것 같아.

엄마라는 이름은

여전히

나를 살게 하는 대답 없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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